만화핥는 개미핥기

[호문쿨루스]- 한의학도라면 봐야할 만화 4탄

DreamSEA 2009. 1. 20. 21:36

(2005년 4월 30일에 작성한 글입니다).

으음...오랜만에 다시 “한의학도가 보아야 할 만화“ 시리즈를 이어 보겠습니다.
단지 오늘 얘기할 만화도 일본 만화라는 것이 조금 걸리는 군요...^^;;

오늘 얘기할 만화는 의학적이라기 보다는 다분히 오컬트적인 소재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목은 “호문쿨루스” 인데 한국에서 출간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일본에는 5권 정도까지 나온 것 같네요)

좀 더 쉽게 말을 꺼낼 수 있도록 일단 이 만화의 대체적인 줄거리를 써 보죠...(제 주관적인느낌으로^^)

얼마 전까지 매우 호화로운 생활을 하던 주인공 “나코시“는 언제부터인가 공원의 노숙자가 되어 있다.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는 약간의 돈과 집이자 휴식처이자 발이 되어주는 자동차.
어느 날, 정체불명의 남자가 “나코시”에게 다가와 기괴한 제안을 하는데, 그것은 자신의 실험에 동참해주면 70만엔(한화 700만원?)을 주겠다는 것이다.
황당함에 거절한 “나코시”지만, 자신을 “이토”라고 밝힌 괴한은 “나코시”의 유일한 안식처인 자동차를 견인해가 버린다. 당황한 “나코시”는 이토의 “육감(Six sense)" 기르기 실험에 동참하게 되는데...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다.
위의 이상한 실험이라 함은 살아있는 인간의 두개골에 2~3mm정도의 구멍을 뚫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인간은 신생아 때와 같이 두뇌호흡이 가능하게 되며,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뇌세포가 잠재능력을 99% 발휘하여 제6의 감각, 즉 “육감“이라는 것을 얻게 된다
는 가설이다
.

으음...
여기쯤 오면 아이를 낳아보신 분이나 본과생 이상의 학생이라면 대충 제가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아시겠지요?
얼마 전부터 소아과 수업을 듣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참 재미있는 소재라고 생각했습니다.

양방에서도 그렇지만 한의학에서도 아기가 태어나면 머리에 숨골이 있다고 합니다.
사실 양방에서 숨골이라고 하면 대게 생명유지에 필요한 “연수“를 말하는 거라고 알고 있는뎁쇼~, 신생아의 경우에 머리 전정부에 하나, 후두부에 하나, 이렇게 2개의 말랑말랑한 부분이 있고 숨을 쉴 때마다 들썩들썩한다죠?(아기를 안 키워 봐서 잘 모르지만^^;;)

어쨌든 이때 전정부에 있는걸 大天門, 후두부에 있는걸 小天門 이라고 하는데 소천문은 생후 6~8주, 대천문은 생후 14~18개월에 닫히죠...
현재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태아상태에서는 두개골이 완전히 생성된 것이 아니라 조각으로 나뉘어 있어서 그 틈새가 바로 숨골이라고 하는데, 뭐 출산을 쉽게 해주기 위해서 라고도 하고...

어쨌든 재미있는 것은 아기가 태어나서 1년인가? 그동안에 뇌가 가장 많은 발달을 보이게 된다는 것인데, 대소천문이 닫히면서 그런 걸 수도 있지 않은가요?(성인만큼 되려면 4~5세가 되어야 한다지만)
위의 의학적 정설 말고 단전호흡이나 선도 수행하는 곳에선 아직도 百會가 있는 곳에 天門이 열려 하늘의 기를 받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고 하던데...
음...말로는 잘 설명을 못하겠지만 어쨌든 대소 천문이 닫힘과 동시에 뇌 발달 속도가 줄어드는 것을 보면 연관이 있을 것도 같습니다.

이상!!! 저의 주관적인 책 소개의 배경 설명이었습니다!
헤헤~

그럼 다시 만화의 내용으로 돌아와서 주인공인 “나코시”는 결국 어쩔 수 없이 구 수술을 받게 됩니다.
“이토”는 부모가 신경정신과 병원을 하고, 자신도 의대를 나온 청년이었으며 자신이 스스로 “나코시”를 마취시키고 두개골에 드릴로 구멍을 뚫습니다.
만화상의 통계에서는 이 시술을 받은 사람은 30%의 확률로 예지능력, 염동력, 심미안, 독심술...등의 능력을 얻는다고 하더군요.

불안하게 수술 결과를 기다리던 나코시는 우연찮게 한쪽 눈을 감게 되는데 순간 눈앞의 인간들의 모습이 왜곡되어 보이기 시작한다.
이 모습은 동물, 로봇, 분할인간, 액체인간....등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보이게 되는데, 이토와의 토론과 실제 경험에 비추어 이것이 그 인간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상처(트라우마)에 의한 억눌린 의식이 이미지화 되어 보이는 것이라고 결론짓게 된다.

목을 졸린 경험이 있는 여자는 자라목처럼 보이고, 약삭빠른 웨이터는 타조처럼 보이고, 겉으론 강해보이는 야쿠자 두목은 로봇 갑옷 속에 숨은 울고 있는 어린애로 보이고, 남자의 전화를 받는 여자는 생식기 부분만 회전하는 것처럼 보인다.

당황해하던 그들은 상황을 분석하고, 시험해보기에 이른다.
결국 프로이드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상당히 성(性적)인 부분에 집중되어 사건들이 전개되고, “나코시”는 자신의 눈으로 보이는 인간들의 상처를 본의 아니게 치료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 만화는 사실 의학도가 아닌 일반인이 보기에는 상당히 지루하고 자극적인 만화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만화의 대부분이 “이토”와 “나코시”가 카페에서 토론하는 장면에 쓰이고 있는데다가 용어들이 의학적 기초가 없다면 다소 어려운 것들이라 상당히 지루할 것 같다(난 재밌게 읽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적극 추천하고 있는 만화 중에 하나입니다.
한국에는 얼마 전에 4권이 나온 것 같던데...
그럼 시험도 끝났겠다, 재밌는 만화 찾고 계신 분은 가까운 만화방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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