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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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츠마부키 사토시"를 좋아한다.
그는 20대의 꽃미남 스타이지만 순수한 마스크와 연기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드래곤헤드, 도로로, 철인28호"등 흥행목적의 화제작에도 출연했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워터보이즈, 69식스티나인, 30개의 거짓말, 매직아워"등의 재밌고 마이너한 작품에도 즐겨 출연했으며,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도쿄, 보트" 등의 작품성 있는 영화에도 출연하였다.
이번에 보게 된 "돼지가 있는 교실" 또한 한국에는 전~혀 알려져있지 않은 영화였지만 "츠마부키 사토시" 때문에 보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한국의 얼굴만 잘생겨서 갑자기 뜬 후에 연기는 등한시하고 CF나 찍어대는 멍청이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어쨌든, 그런 기대로 보게 된 영화는 그의 연기를 차치고라도 충분히 재미있고 생각할 거리도 많은 좋은 영화였다.
일단 "돼지가 있던 교실"이라는 생경한 제목 부터가 위화감을 불러 일으키더니, 영화 시작과 함께 순진한 인상의 20대초반 첫 부임한 초보교사가 던지는 첫대사에 얼어붙게 만든다.
"이 돼지 귀엽죠? 이제부터 여러분과 저는 이 돼지를 키울 것입니다. 그리고 1년후 졸업식날 잡아먹을 것입니다."
경악하는 학생들을 앞에 두고 그는 이 행동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
"인간은 살기 위해서는 먹어야 한다. 음식의 소중함과 살아있는 것을 먹는 다는 것, 생명이 있는 것을 먹는 다는 것을 직접 몸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다"라고...
그리고 반대하는 교장,교감 선생님을 설득하고 득달같이 달려와 항의를 해대는 열혈 학부모 모임에게 시달리기도 하지만 이미 돼지 "P군"에게 홀딱 빠져버린 학생들과 함께 위기를 잘 이겨내고 돼지를 잘 키우게 된다.
이렇게 영화 초반부터 중반 까지는 학교생활과 돼지를 키우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들의 나열이 이어지기 때문에 여타의 교육 영화나 학원 영화와 큰 다를 바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조금 식상할 수도 있으나, 중반을 넘어서면서 부터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게 영화인지, 다큐멘터리인지...나는 돼지를 보고 있는 건지, 고기를 보고 있는 건지..."
졸업을 1달정도 남겨둔 시점에서부터 담임인 호시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1달 후인 졸업식에서 정말 돼지를 잡아먹어야 하나" 라는 주제로 자유 토론을 시킨다.
애초의 약속은 분명히 "돼지를 1년동안 키워서 잡아먹는다" 였고, 아이들도 모두 이에 동의하고 P군을 키운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정이 들어버린 아이들은 "P군"을 단순한 돼지가 아니라 "동료, 급우, 친구, 가족"으로 여기게 되었다는 점이 문제이다.
이는 한국사회의 특수성 때문에 우리에게도 쉽게 이해가 되는 부분인데, 개고기를 먹는 한국에서 항상 끊임없이 등장하는 화두가 바로 "어떻게 반려동물인 개를 먹냐???"라는 애견인과 인권론자들과의 대립이 바로 그것이다.
아이들의 1달이 넘는 회의 동안에는 매우 식상한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정말로 깜짝 놀랄 수 있는 다양한 의견들이 등장한다.
-P군은 친구와 다름없다 어떻게 먹어~
-처음에 약속은 먹는다는 것이었으니 먹어야 해~
-그냥 학교에서 계속 키우면 안돼? 후배들한테 물려주자~
-보건소나 다른 곳에 맡기면 안되나~
-돼지 농장에 보내자~
-and so on...
여기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것은 2개의 Fact이다.
1.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1990년 오사카의 한 초등학교에서 실제 있었던 일)
2. 영화 후반의 토론 부분은 26명의 학생이 대본 없이 각자의 생각을 말한 것이다.
(그래서 애들이 진짜 서럽게 운다...ㅠ.,ㅜ)
이 2가지 이유 때문에 지루한 후반부를 의미있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점점 졸업식날은 다가오고~
선생님과 26명의 학생들은 어떤 결정을 하게 될 것인가???
그건 직접 보고 판단하도록...
어쨌든 2009년 전주국제영화제 인기1위였던 영화이고, 일본 교육부 권장 영화일 정도로 재미도 있고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영화이지만...
한국에서는 개봉할 리가 없으니 알아서 잘 찾아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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