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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 아카데미 수상작 시리즈인데, 각본상을 수상한 "허(her)" 라는 작품에 관심이 가서 다른 작품들보다 먼저 손을 뻗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영화가 한국 개봉 계획은 없다...

 

이미 대기업 자본에 잠식당한 한국 극장가에서 이런 돈 안되는 영화는 걸어 주지도 않겠지만, 수입도 안된다는 사실은 슬픈 일이고, 때문에 포털 영화 사이트 등에도 이 영화에 대한 정보는 거의 전무 하다.

 

그래서 가능한 내가 아는 선에서 최대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써 볼테니, 길다면...그래도 보세요!!!ㅎ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와서, 각본상 수상의 사실에 주목한다면 역시 영화 감상의 초점은 시높시스라고 봐야 한다.

 

어찌 보면 21세기 전후를 흐르는 시간에서 소설, 만화, 영화 등에서 많이 등장한 "인공지능(AI)" 에 관한 영화라는 점에서는 조금 식상할 수도 있다.

 

다만 차이점을 찾는다면 이전의 "전영소녀(비디오걸), 아이 러브 서티" 등의 만화에서는 인간인 주인공이 실체를 갖게 된 AI 와 만나게 된다는 것과, "블레이드 러너, AI" 등의 영화에서 처럼 아예 AI가 탑재된 객체(대게의 경우 로봇)가 주인공이 되어 인간들을 만나게 된다는 것인데...

 

이 영화에서는 AI 가 가진 실체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 이겠다.

 

 

여주인공 "사만다"순전히 컴퓨터의 OS(운영시스템) 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실체도 없고 단지 목소리 만으로 주인공 또는 인간들과 소통하는 존재이다.

 

하지만 이번에 등장한 AI는 첫등장 부터 거의 완성된 인격체 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굉장히 빠른 발전속도를 보여서 금방 인간의 수준을 넘어서 버린다.

 

대게의 경우 이러한 미래를 무서워 하던 1900년대 에는 인간을 뛰어 넘는 AI 들이 기계를 점령한다거나 인류를 파멸로 이끌게 되는 시나리오가 많았는데...최근의 경향은 이와는 좀 다르다.

 

"아이작 아시모프""로봇, 파운데이션" 시대와 "제임스 카메론" "터미네이터"  세계관은 이제 사라지고 좀더 철학적이고 본질론적인 고민들이 진지하게 소설, 영화 등에서 보여지게 된 것이다.

 

이 시기의 과도기에서 나온 기형 작품이 바로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 인데, 사실 이 영화는 SF소설의 아버지 정도 되시는 "필립 K. 딕" 이 쓴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자양을 꿈꾸는가" 가 원작이다.

 

왜 기형적이냐 하면 AI를 탑재한 안드로이드 로봇들이 인간을 공격한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SF물과 비슷하지만, 로봇들이 가지게 된 "감정, 생각, 의지" 등이 테러 행동의 원인으로 깔리면서 굉장히 철학적인 화두를 던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좀더 발전하게 되면서 아무 근거없는 기계 문명에 대한 공포심은 사라지고, "감정, 생각, 의지" 를 가진 AI 로봇들의 인생역정(?) 을 매우 드라마틱하게 그리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AI""바이 센테니얼 맨" 등의 영화들이 등장하게 된다.

 

좀 무리하게 가져다 붙이자면 "메트릭스" 까지도...ㅎㅎ

 

 

 

어쨌든 그러한 SF 발전상에서의 AI는 이제 실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인간의 친구이자 연인이자 그것을 뛰어넘는 초자아의 단계까지 왔다.

 

이 영화의 각본가이자 감독을 맡은 "스파이크 존즈" 감독은 매우 욕심이 많았는지, 120분이 넘는 시간동안 매우 재미는 없지만 의미가 가득한 화면과 이야기 들을 집어 넣어 놓았다.

 

AI가 인격을 갖는 과정, 지식과 예술성을 습득하고 발휘하는 모습, 자신의 존재의 한계를 깨닫지만 인간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감정의 발전, 결국 인간과 다르다는 것을 한계가 아닌 장점으로 발전시켜 일종의 초월 존재가 되어버리는 허무함 까지...

 

시종 아름답고 조용하고 섬세한 화면을 통해서 이러한 것들을 보여주고, 부드러운 목소리의 대화들로 120분의 장편 드라마를 가득 채우는 감독의 연출력도 각본 능력 만큼이나 대단하다.

 

 

이 감독이 "잭 애스" 시리즈를 만든 감독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하겠는가???

 

하지만 오래전 비흥행작 이었던 "존 말코비치 되기" 등에서는 번뜩이는 천재성과 철학적 이해도를 보였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되는 점이니, 역시 사람을 볼때는 단면만 보아서는 안될듯 하다.

 

그리고 앞서 말한대로 이 정적인 영화에서 극을 이끌어 가는 2개의 목소리 중에서 AI OS 역의 담담하면서도 허스키하면서도 섹시한 목소리를 연기한 "스칼렛 요한슨" 은 마지막에 자막이 올라가기 전까지도 과연 누굴까...라는 강렬한 의구심을 가지게 할 정도로 멋진 목소리 연기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 이제 나이가 들어가면서 연기 스펙트럼도 넓어지고 깊이도 깊어져서 이젠 아무도 친"리버 피닉스" 와 비교도 하지 않고 한명의 명배우로서 인정하는 "호아킨 피닉스" 도 너무나 멋진 연기를 보여 주었다.

 

덤으로 귀엽고 사랑스럽게 나온 "에이미 아담스" 도 보니 좋았고~

 

어쨌든 그다지 새롭지 않은 소재 이지만, SF라는 장르에서 귀중한 소재를 가져와서 그것을 매우 독특하고 담담하면서 아름답게 그려낸 수작이니, 좀 길어서 지루하더라더 한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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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이나 말했지만 나는 ALIEN 시리즈의 열렬한 팬이다.

 

초딩때인 1986년 ALIENS(시리즈2편) 이 개봉하고 큰 인기를 끌게 되자 이후 ALIEN(시리즈1편)이 개봉했고, 어린 나는 TV에서 해준 ALIEN을 보고 덜덜~ 떨며 흥분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초딩 6학년때, 대망의 ALIEN3가 개봉하게 되고, 너무너무 보고싶었던 나는 사촌형과 강남의 브로드웨이 극장까지 걸어가서 표를 샀지만, 19금 영화라는 이유로 입장을 안시켜 줘서 울면서 집에 왔던 씁쓸한 추억도 있고...^^;;

 

어쨌든 그랬던 내가, 다시 돌아온 ALIEN의 아버지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프로메테우스"를 보지 않을 수 없었고, 역시 개봉일 디지털 3D로 감상하고 왔다.

 

 

결과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매우 재미있었고, 만족했다.

 

많은 사람들이 시나리오의 헛점과 떡밥 난무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는데, 사실 SF영화에서 그러한 친절함을 바라는 것은 좀 과한 요구 이다.

 

상상에서 출발하는 SF 소설과 영화에서 독자와 관객의 요구를 만족시켜 가면서 작품을 만들수는 없고, 가장 높게 평가받는 작품들 또한 작가와 감독의 독자적인 시각과 사고가 만들어낸 편협한 결과물 들이다.

 

마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처럼 말이다.

 

기본적으로 관객들의 눈이 높아진 까닭도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사람들의 실망감은 "ALIEN" 에 대한 향수 때문인 것 같다.

 

애초에 "에일리언 시리즈의 프리퀄" 이라는 식으로 알려진 탓이지만 향후 "리들리 스콧" 은 이 영화가 에일리언 시리즈와이 연관성이 없다고 말하였다.

 

사실 이 영화의 주요 내용은 "인류 기원에 대한 탐구와 우주 탐험" 이지, 결코 "미확인 우주생명체와의 사투" 가 아니란 말이다.

 

따라서 감독과 작가는 굳이 에일리언 시리즈에 사고의 한계를 붙잡힐 필요 없이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 영화의 독창성이나 완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러나...감독 또한...관객 또한...

ALIEN의 굴레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사진은 내가 대충 짜집기 한 것인데, "프로메테우스" 에서 인류 기원에 가장 중요한 단서이자 등장인물이 되는  "엔지니어" 라는 외계인은 사실 1979년 "ALIEN" 에서 등장했던 "스페이스 쟈키" 라는 외계인과 동일하다.

 

사진을 구하지 못했는데, 실제 우주괴물인 "에일리언 = 제노모프" 또한 "프로메테우스" 종반부에 같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프로메테우스" 에서의 시간이 "ALIEN" 에서의 시간보다 30년 정도가 빠르고, 도착한 행성도 LV-223 과 LV-426 으로 다르지만, 등장하는 외계인은 같은 것이다.

 

넓디 넓은 우주에 외계인이 "엔지니어 = 스페이스쟈키" 한 종족 뿐이겠는가?

 

그리고 ALIEN 1편에서 스페이스 쟈키들이 타고 있던 원 고리 모양의 우주선은 같은 LV-426을 배경으로 하는 ALIEN 2편에서도 등장하며, 이번 "프로메테우스" 에서 종반부에 이륙하는 우주선 또한 같은 모양이다.

 

아마도 감독과 작가가 독자적인 세계관과 스토리를 쓰는 와중에 ALIEN에 대한 향수를 버리지 못하고 등장시킨 것 같은데, 이러한 과도한 친절(?) 때문에 관객들은 더 혼란스럽고 실망감이 커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ALIEN 이 등장하느냐, 시리즈의 연장선이냐...이런 것 보다는 "인류 기원과 우주인과의 상관관계" 가 더 중요한데 사람들은 다른 기대와 다른 생각에 사로잡혀 정작 한참 후에야 창조론이니...진화론이니...외계문명설이니...따지고 있으니 좀 문제가 있다.

 

 

그리고 시나리오 작성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는데, 작가가 바로 TV시리즈 "LOST" 로 유명한 "데이먼 린델로프" 인 것이다!!!

 

이 대표적인 "떡밥 생산 유포 파괴자" 는 이번에도 괴상한 설정과 불친절한 묘사로 관객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이 영화를 지루해 하거나 짜증내 하는 관객들이 많이 생길 것이고, 또 따라서 이 영화는 흥행에 그다지 성공할 것 같지 않다.

 

 

하지만 하나 긍정적인 기대가 있다면, 향후 몇년 후가 되었든 간에 "감독판" 이 발매될 확률이 굉장히 높은데, 그것을 본다면 아마 영화 각본이나 설정의 완성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져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역작이라며 개봉했으나 재미없다고 개무시 당했던 "킹덤 오브 헤븐"은 향후 감독판에서 30분 분량이 추가되면서 중세 액션 영화의 바이블이자 마스터피스로 극찬을 받은바 있다.

 

그리고 "ALIEN" 역시 1979년에 25년이 지난 후인 2003년에 감독판이 발매되는데, 웃기게도 감독판 임에도 4분이 추가되고 5분이 삭제되었으니...매우 어이없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럼으로써 시리즈 2,3에서 보일법한 장면도 추가되고 스토리 이해와 제노모프에 대한 파악이 쉬워졌다.

 

아마도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미 다양한 내용과 결말에 대한 추가 컷을 찍어 놓았을 것이고, 그것이 1년 후가 될지 30년 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감독판"은 나올 것이다!!!

 

 

어쨌든 ALIEN 시리즈의 광팬인 나는 이 영화를 그 영향에서 한발 물러나서 바라 보려고 노력했고, 그 안에서 충분한 가치를 찾았다.

 

일단 한국의 봉테일 "봉준호" 는 쨉도 안되는 디테일과 미쟝센을 자랑하는 "리들리 스콧"최첨단 CG의 시대에 역행해 90%에 가까운 실사 세트 촬영을 해냄 으로써 대단히 섬세하면서도 압도적인 비쥬얼을 보여준다.

 

"제임스 카메룬" 이 FULL CG 를 사용해서 CG에 인간 움직임을 덧씌워 "아바타"를 만들었다면, "리들리 스콧" 은 완전한 실사에 섬세한 덧칠 같은 붓터치로만 CG를 사용해서 이질감과 뭉개짐을 지양하였다.

 

그리고 전체 미술과 특수효과는 30년 전과 바뀌었지만, 기본적으로 "스페이스 쟈키, 제노모프, 에일리언" 등을 디자인 했었던 "H.R 기거" 의 그로데스크 한 외골격 생명체와 원시 생태 내부같은 우주선 디자인들...

 

이런 디테일이 살아있어서 너무 좋았다.

 

 

어차피 볼 사람은 예매해 가면서 볼테고, 안볼 사람은 보지도 않고 씹어 댈 테니까 내용이나 스포일러는 줄이고 그냥 내가 좋게 본 점만 써 보았다.

 

나는 빨리 보려는 마음에 디지털 3D 로 보았는데, 그나마 대단하다고 평가받는 비쥬얼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꼭 IMAX 3D로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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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1982년작,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이다.

그러나 여전히 SF영화의 고전이자 명작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반드시 곱씹어 보아야 할 것 같아서 감기로 앓아누운 몇일간 심층 탐구를 해 보게 되었다.

대게의 SF영화는 나의 기준으로 2가지 종류로 나뉜다.

1. 과학기술 발달에 따른 신세계를 보여준다.
2. 과학기술 발달에 따른 부작용을 보여준다.

상상을 현실에 구현할 수 있는 영화적 환경을 고려해 본다면 당연히 1번의 경우가 많을 듯 하지만, 영화,드라마,소설...등으로 더 많이 소개된 것은 압도적으로 2번의 경우가 많다.

이유는 무얼까?


1. 원작에 대한 탐구.

1번의 경우는 단순 호기심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 반면, 2번의 경우는 1번을 포함하면서도 그 안에서 정치적, 종교적, 철학적, 윤리적 문제를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 대표적인 작가가 바로 "필립 K 딕(Philip K. Dick)" 인데, 그는 SF소설 최고 권위의 상인 "휴고상""영국 SF상"을 수상하였으며, "아이작 아시모프"와 함께 SF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워 지고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필립 K 딕" 이 최고라고 할 수 있는데, 이유는 "블레이드러너, 토탈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 페이첵, 임포스터, 넥스트" 등 헐리웃에서 영화화된 그의 작품만도 벌써 6편이나 된다.

아마 단일 작가로서는 "로빈 쿡"이나 "존 그리샴" 등과 함께 가장 많은 작품이 영화화 된 사람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그의 작품들은 1950년대부터 쓰여지기 시작하였는데, 반세기 전에 쓰여진 작품들이 가진 놀라운 상상력은 현재 많은 부분 현실구현 되어 보여지고 있으며, 그가 지적했던 문제점 또한 차츰 차츰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황우석 박사 문제 등)많은 사람들이 "필립 K 딕은 소설가가 아니라 예지능력가" 라는 말에 동의하고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의 1968년작인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을 영화화하여 "Blade Runner"라는 제목으로 개봉하게 된 1982년에는 그의 사상과 상상력이 인정받지 못하였다.

당시 사람들은 "스타워즈" 등의 허황되고 영웅주의적인 전형적인 SF 영화만을 좋아했기 때문에 우울하고 염세적인 세계관을 그린 "블레이드 러너"는 흥행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1990년대에 접어들고, 20세기가 끝나가는 세기말에 가까와 질수록 그의 생각이 점점 설득력을 얻게 되었고, "필립 K 딕"의 소설은 "가장 현실적인 SF 소설"이라는 평가와 함께 우르르~ 영화화 되기에 이른다.


2. 영화와 원작과의 비교.

그렇게 영화화 된 "블레이드 러너"는 영화 내내 어두운 슬럼가의 뒷모습과 주륵주륵 내리는 비가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미 2000여편의 광고와 "Alien"이라는 충격적 작품으로 영화계의 총아였던 "리들리 스콧" 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Visualist였는데, 그것은 비단 화려함 뿐만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깊고 풍부한 화면의 깊이에 대한 평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 원작 소설인 "안드로이드는 전자양을 꿈꾸는가" 의 경우, 영화에 그려진 현실보다 훨씬 절망적이고 어둡고 퇴폐적인 분위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다만 소설 자체가 좀 난해하고 너무 진지하기 때문에 그중에서 "인간이 되고 싶어 탈주한 안드로이드, 그들을 쫒는 비밀경찰" 의 부분만 따와서 만든 영화가 "블레이드 러너"라고 이해하면 된다.

영화 자체도 굉장히 무게있고 암울한 주제의식을 잘 살리고 있지만 작가가 원래 제시하고자 했던 "창조주의 고뇌, 인간이 되고 싶은 안드로이드의 열망, 생명에 대한 뒤바뀐 가치관, 존재에 대한 철학적 고민...."등은 50%정도만 살려 남았다고 보인다.

그 증거로 생명체가 사라져가는 오염된 지구에서 실제 살아있는 동물을 키울수가 없기 때문에 인조 안드로이드 양(sheep)을 키우면서 진짜 양을 가지고 싶어하는 주인공의 소망, 고뇌, 절망...등 가장 중요한 키워드 등이 빠져있는 것은 조금 안타까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 제목에서 보듯이 Sheep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왜 영화에선 양이 한마리도 나오지 않는데 원작 소설 제목은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인가!!! 라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거든...


3. 감독의 영화화된 개성.

이런 부분은 제거되었지만 영화 자체가 가지는 Originality 또한 무시할 수는 없다.

소설에서 대부분의 플롯과 80%이상의 줄거리를 따왔지만, 현실에 대한 예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다양한 영화를 만들었던 진지한 감독이자 화려하고 웅장한 예술적 감각을 뽐내던 흥행 감독으로서의 "리들리 스콧" 은 원작 소설을 매우 치열하게 自己化 시키려고 노력했고, 그것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보여진다.

이미 소설에서도 매우 세밀하게 현실 묘사가 되어있긴 하지만 그것을 구체화 시켜서 이질감 없이 화면에 보여주기란 생각보다 어려웠을 것이다.

영리한 감독은 웅장한 스케일을 버리고 디테일하고 적나라한 미래의 황폐화된 대도시의 뒷골목을 보여주고 있으며, 화려한 액션씬을 자제하는 대신에 인물들의 표정과 대사 등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감정의 동선과 대비 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또한 독자적으로 세계 패권주의에 대한 판단에 따라 미국 도심가의 모습에서 중국, 일본의 모습이 자주 보이며, 전광판에는 TDK, SONY 등의 일본 기업 광고들이 도배하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헐리웃에선 80년대 엔화 강세에 따른 경제대국 일본의 힘에 위기감을 느껴서인지 "스타워즈, 블레이드러너, 데몰리션맨..."등 미래사회를 그리는 영화마다 모두 일본색이 짙게 그려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극장 개봉 당시에는 흥행하지 못하였으나 "리들리 스콧"의 이러한 노력은 시간이 흐를 수록 크게 인정받기 시작하여 원작 소설과는 별개로 "블레이드 러너" 라는 작품의 창작자로서 빛나게 되었다.

현재 "블레이드 러너"전세계 에서 가장 유명하고 많이 보여진 SF 영화의 고전중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SF계의 거장이라고 불리우는 "스티븐 스필버그, 워쇼스키 형제"와 같은 명감독들, 그리고 일본의 "오시이 마모루, 오토모 가츠히로"등 재패니메이션계에도 영향을 미쳐서 Distopia적인 미래관을 전파하고 있다.

그리고 20세기말 1999년 영국 BBC방송국에서 조사한 "20세기 최고의 영화" 에서 2위에 뽑히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였으니 흥행에 실패하여 창고에 파뭍힌 영화가 재조명 받는 시기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였다.
(1위는 "스타워즈", 3위는 "카사블랑카" 였습니다^^)



어쨌든 한 1년여 전부터 SF쪽에 관심이 생겨서 책들을 찾아 읽고있던 중에 고전명작 "블레이드 러너"를 다시 한번 보고 글을 써 보았다.

다시 봐도 30년전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영화라는 점에 감탄을 금할 수 없으니 아직도 보지 못한 채 "스타워즈"가 어떻고..."매트릭스"가 어쩌고...하는 사람들은 닥치고 이 영화부터 보기 바란다.

(아...얼마 전에 사 놓은 "칼 세이건"의 "COSMOS"는 도대체 언제쯤 다 읽을 수 있을까...당췌 720페이지나 되는 우주과학 서적을 읽기에 나의 뇌는 너무 멍청하기 그지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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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9일 작성된 글입니다).

제작 면면만 보더라도 이정도 영화는 꼭 영화관에서 봐 줘야 하는 것이 예의이다.
그지?

1. “사실감”과 “현장감”의 차이.

특히 개인적으로 감독인 “리들리 스콧” 감독의 최근 경향을 봤을 때 최고의 의미는 “현장감”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크린과 음향시설이 잘 갖춰진 극장에서 보고 싶었기에 COEX의 메가박스에서 보았다.

지난 “글레디에이터” “블랙호크다운”에서 보듯이 “리들리 스콧”은 굉장한 스케일의 장면을 보여주지만 그것이 보는 이를 압도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이를 현장 속에 앉혀놓은 느낌이 들도록 연출하고 있다.

아마 그 점이 다른 블록 버스터 영화 감독과 그의 차이이겠지...

2. “사실성”이라는 논제에 대한 여러 답변 영화들.

어쨌든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모두 “기대에 못 미친다”라는 평가를 한다.

그래, 사실 감독 이름과 배우 면면을 보았을 때 120%의 화학작용이 만들어졌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하지만 “리들리 스콧”과 그의 페르소나인 “러셀 크로우”가 만난 작품으로 보았을 때는 평작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

시나리오 자체는 “007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처럼 에피소드 중심의 케쥬얼 한 스파이 액션물도 아니고, “본 시리즈”처럼 사실적이고 어지러운 내용도 아니다.

그런 면에서 보았을 때 가장 근접한 영화를 굳이 찾아본다면 얼마 전 개봉했던 “굿 셰퍼드”라는 영화가 있겠지만 둘 사이에도 차이점이 있다.

“로버트 드 니로”가 감독을 맡았던 “굿 셰퍼드”의 경우 매우 사실적이고 CIA의 존재론적 의미와 CIA요원들의 현실에서의 삶이 그려졌었다.

하지만 그 모습은 미국 내에서 분투하는 모습들뿐...말하자면 “바디 오브 라이즈”에서 등장하는 “러셀 크로우”처럼 집에서는 좋은 아빠이자 가장이고 싶고, 현장의 힘듦은 알지만 미국에서 일을 하는 데스크, 즉 관리직원의 모습들만 보이기 쉽다.

그에 반해 “바디 오브 라이즈”가 가지는 사실성이란 바로 Field, 현장 요원의 입장에서의 처절함이 주가 된다.

얽히고 꼬인 미션 속에서 미국이라는 국가와 애국심이라는 method는 등장하지 않는다.

오직 얽힌 역학 관계 안에서 몸부림 치는 요원과 그를 돕는 자, 죽이려는 자...그리고 이용하려는 자...그들만이 보일 뿐이다.

따라서 흥미진진한 스토리 라인이라던가, 쾅~쾅~ 터지는 폭탄과 총알들 사이에서 유유히 활약하는 영웅의 모습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간의 캐쥬얼한 영화들에 길들여졌던 대부분의 관객들이 “재미가 없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3. 스파이에게 “여자” 혹은 “사랑”이란?

이런 사실적인 영화에서 내가 고민을 시작했던 부분은 “여자”에 대한 내용이다.

일전에 본 스파이 영화 중에서 최고의 수작으로 꼽는 “스파이 게임”이라는 영화에서도 훌륭한 대원이었던 “브래드 피트”는 사랑하는 여인 때문에 중국에서 잡혀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이번 “바디 오브 라이즈”에서도 충실한 사명감으로 임무에 임하고 미션 성공을 위해선 어떤 수단도 불사하던 열혈 주인공이 작전처에서 만난 여자 하나 때문에 음모에 빠지게 되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상하게도 훌륭한 스파이는 왜 여자에 약한 것일까?

이유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은 나중에라도 꼭 007에게 찾아가서 여자 다루는 법이나 여자를 이용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

“여자를 사랑하는 법”은 스파이에겐 필요 없는 것일 테니까...

그리고 더 웃긴 것은 위의 두 명작 스파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형제라는 사실이다.

“스파이 게임”을 만든 “토니 스콧” 감독은 이번 “바디 오브 라이즈”를 만든 “리들리 스콧” 감독의 친동생인 것이다.

참...형제가 나란히 이런 훌륭한 스파이 영화를 만들어 보여주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나...

왜 여자 때문에 망하는 내용까지 닮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4. 초간지 슈트빨 “하니 파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의 뇌리 속에는 단 2가지 장면만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하나는 그 유명한 “망치” 고문 씬...(너무 자세하게 쓰면 스포일러니 참는다).

또 하나는 요르단 정보국장 “하니 파샤”의 멋진 모습...

영화 상에서 얽히고설킨 음모와 작전 중에서 결국 최후에 웃는 사람은 단 한명, “하니 파샤” 뿐이다.

그렇게 머리를 쓰던 “러셀 크로우”도 아니고, 총맞고 개에 물려가며 개고생하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아닌...

영화 내내 최고급 슈트에 와인, 미녀, 시가에 파뭍혀서 개폼을 잡으며 간지를 줄줄 흘리며 다니던 멋쟁이는 결국 영화의 맛있는 열매까지 혼자 따먹어 버린 것이다.

그를 연기한 “마크 스트롱”이란 배우는 사실 많이 알려진 배우도 아니고, 연기는 잘 하지만 이번처럼 멋진 역할을 맡은 적도 없었다.

결정적으로...대머리이기 때문에...나와 같이 이번 영화상의 환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제발 그의 원래 모습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바보 같은 짓을 하지 말기를 바란다.

환상은 환상일 뿐, 오해하지 말자!
영화는 영화일 뿐, 착각하지 말자!


어쨌든 극장을 나올 때 나는 기대했던 부분에 100% 만족을 했기 때문에 별로 기분이 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감상평에서 보이는 평가 절하된 글들을 보면서 기분이 많이 상했다.

“리들리 스콧” “피터 잭슨, 오우삼, 덕 리만, 폴 그린그래스”과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본 다른 사람들이 불쌍할 뿐이다.

이런 사람들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Alien 시리즈 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리들리 스콧”의 1편이나 “데이빗 핀쳐”의 3편이 아닌 “제임스 카메룬”이 만든 2편이 최고라고 말할 사람들이니... 불쌍할 따름이다.

그럼 각자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보고 영화를 봅시다~.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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