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선물'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2.21 [책] 그녀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故장진영 남편 김영균作)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나 자신의 사랑도 잘 모르고 챙기지도 못하면서 남의 사랑에 관심을 두고 살아갈 여유도 이유도 없었다.

이 책 또한 친애하는 여친님께서 구입후 읽어보시고 내게 전하면서 꼭 읽어야 한다고 당부했기 때문에 본 것이지 애초에 특별히 손에 잡은 이유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책의 내용은 고스란히 매스컴에 보도된 것이 전부이다.

마흔 한살의 중년 남자와 서른 여섯의 유명 여배우의 1년 8개월 동안의 짧았던 사랑이야기...

그것은 여느 멜로 드라마나 영화보다 흥미롭다거나 구슬프지 않다.

"장진영" 이라는 여배우에 대한 호감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모를까, 스스로를 냉정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남자나 내성적이고 갇혀진 틀에 맞추어 살아갔던 여자 사이의 연애는 남들이 부러워 하거나 감동할 만큼의 무언가는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 길고 지루한 서두가 가치를 가지는 이유는 비극적인 결말 때문일 것이다.

한창 나이에 열렬히 연기를 사랑했고 이제야 사랑하는 남자를 만났는데 말기 암이라는 사형선고를 받은 비련의 여배우 "장진영".

그리고 그녀의 옆에서 헌신적으로 돌보고 마지막까지 함께한 "김영균".

그 결말이 주는 안타까움과 애절함이 그 둘만의 무미건조했던 사랑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눈물 흘릴 수 있는 로맨스로 탈바꿈 시켜 주었으리라.

내가 이렇게 혹평을 가하는 이유는 그런 아름다운 사랑이라면 둘만의 것으로 간직할 일이지, 사랑하는 사람의 사후에 책으로 발간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서 이다.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고인을 추모한다는 사람이 쓴 책이라기에는 목적성이 모호하고 내용 구성이 아름답지 못하다.

둘이 같이 TV 아침 방송에 나와서 아름다웠던 연애담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이 그녀가 언제 첫날밤을 보냈는지까지 시시콜콜 듣고 있어야 하나?

그녀와 주고 받은 문자 하나하나...
그녀의 함께 본 영화 한편한편...
그녀의 집에서 들은 음악 한곡한곡...

모두 잊지 않고 적어 놓은 것은 기특한 일이지만 그것이 그녀의 팬들이나 독자들이 원하는 것이었을지는 알수 없다.

추모를 하려면 그녀의 인생이나, 연기 경력에 대한 부분 만으로도 충분했을 것이고, 그것이 차라리 고인을 기리는 일이었을 것이다.

아니면 적당히 각색해서 짧은 기고문이나 추모 단막극 형식이었다면 차라리 나았을 지도 모른다.

이건 뭐 신문 기사나 인터뷰 등에서나 잠깐 언급해야 할 말을 책까지 냈으니...
헐리웃 스타나 유명인의 안좋은 일이나 사후에 바닥까지 들추어 내려는 행태와 별다를 바 없어 보인다.

아무리 남편이 쓴 글이라도 공개적으로 죽은 사람과의 일을 알리는 것은 나에겐 꽤나 불쾌한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두사람의 사랑에 감동받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나도 그 결말에 대해서는 눈물 흘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책은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니 혹시 자신의 감정과 다른 의견을 써 놓았다고 화내시는 일 없도록 당부 드립니다.
Posted by DreamSEA
이전버튼 1 이전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