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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27 [맨 프롬 어스]- 어떤 대작보다도 꽉찬 저예산 독립영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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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SF쪽에 관심이 많은 것도 아니고 워낙 알려지지 않은 영화이기 때문에 볼 생각도 없다가, 동호회 사람들이 극찬을 하는 바람에 굳이 찾아서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총20만불(약2억원)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초저예산 영화이고, 미국에서도 극장개봉 없이 2차 시장에서만 풀릴 정도로 상업적으로 만들어 지지도, 이용되지도 않았는데, 그 이유는 아래 글을 좀 더 읽어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영화 자체의 배경과 진행은 매우 단순하다.

벌판에 있는 오두막 한채, 이곳에서 카메라의 화각은 벗어나지 않는다.
주인공 포함 8명, 이것에서 등장인물은 늘어나지 않는다.


그 작은 공간에서 8명의 인물이 나누는 대화만이 2시간에 걸쳐 이어지는데, 이것이 영화의 기승전결 전체이다.

하지만 그 변화없는 정적인 화면의 나열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화 전개는 절대 늘어지거나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화면 앞으로 다가가게 되고 말로 놀래키는 구성 때문에 손에 땀을 쥐는 스릴을 느끼게 된다.

이 모든 것은 바로 기발하고 치밀한 각본의 힘이라고 판단된다.

원작자인 "제롬 빅스비"의 이름은 다소 생소한 것이 사실인데, 나중에 찾아보니 유명한 SF TV시리즈인 "스타트랙""환상게임" 등의 작가로 꽤 유명한 사람 이었다.

오랜 세월 동안 구상한 내용을 적은 것이 "Man from earth" 였는데, 죽기 직전에 구술로 말한 것을 받아적어서 완성시킨 필생의 역작이라고 한다.

그럼 그 작품 설명을 잠깐 살펴보자

-근속 10년만에 특별한 이유없이 대학을 떠나게 된 존과 석별의 정을 나누기 위해, 친했던 대학 동료들이 존의 집으로 하나 둘 모인다.
대화를 나누던 중 존은 그만, 자신이 1만 4천년을 살고 있다는 놀라운 고백이 시작되자 사람들은 당돌한 농담에 놀라기 시작하지만, 그의 황당한 이야기는 날이 어두워져도 계속된다.
그는 더 나아가 자신이 부처의 가르침을 서방에 알리려했던 예수이며, 성경의 모든 내용들이 과장과 거짓, 그리고 신화로 날조됐다고 주장하면서 그곳에 모인 인류학자와 고고학자, 신학자에 심리학자까지 놀라움과 호기심으로 진지한 설전을 벌이게 되는데...
영화는 놀라운 상상력으로 흥미를 이끌면서, 존의 경험을 통해 1만 4천년 인류의 역사와 종교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펼친다.


시작부터 황당하게도 "14000살 먹은 원시인(?)" 의 이야기란다.

그 황당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이 영화의 전부인데, 그 황당한 내용에 대한 관객들의 의문과 황당함을 대변해 주기 위해 설정된 영화상의 등장인물들은 각자 맡은바 소임을 확실히 한다.

인류학자, 고고학자, 신학자, 의사, 심리학자, 물리학자...등이 동료 교수로 등장하는데 자신의 전공에 맞추어서 주인공에게 질문과 동감을 표시하기 때문에 각본의 개연성을 확보하고 공감대를 넓힌다.

사실 14000년 동안 살아온 사람이면 그 역사를 눈으로 확인하고 경험하였기 때문에 매우 똑똑한 현인일 것이라고 판단하기 쉽다.

하지만 주인공은 "어릴때 몇월 몇일에 뭐했는지 기억이 나냐?" 혹은 "지구 반대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실시간으로 어떻게 아냐?" 라는 일반적인 반문을 통해 의문에 대한 해답을 내 놓는다.

심지어 "사랑"에 대한 질문에는 "수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가족을 이루다 보면 그런 마음도 무덤덤해 진다"라며 새롭게 다가오는 젊은 여성의 고백에도 시크하게 응대하기도 하고, "죽음"에 대한 물음에도 너무 단순하게 응대하여 나이 들어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공분을 사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상식적이고 식상한 대화만으로 영화가 이어진다면 재미가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주인공이 직접 만난 "반 고흐, 부처..." 등의 이야기를 나누다가 결정적인 떡밥이 등장한다.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는 순간에 대한 궁금증은 결국 "성경에 나오는 인물을 직접 만나 보았나?" 라는 질문으로 이어지는데, 계속 대답을 피하던 주인공은 결국 "내가 예수요!!!" 라는 말도 안되는 발언을 하여 순식간에 사람들을 얼어붙게 만들고, 심지어는 그래도 황당한 스토리 안에서도 조금씩 설득당하고 있던 관객들 조차도 그 어이없는 발언에 짜증이 밀려오던 순간이었다.

자칫 지루해 질수 있는 극전개에서 어느정도 충격과 재미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지...
(심지어 극중 등장하는 여자 신학자는 "신성모독"이라면서 광분한다 ㅡ.,ㅡ)

근데 또 그 사실을 담담히 설명하는 당사자의 말을 들어보면 기독교의 난잡한 성립 배경에 대한 고찰과 교세확장과 폭령성에 물든 중세, 현세의 기독교들의 폐단을 냉정히 비판하기 때문에 한번쯤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좋은 떡밥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그것을 따지고 싶거나 비판하고 싶은 사람도, 막상 예수 자신이 그런 말을 하니까 뭐라 반박할 여지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니 살짝 통쾌한 마음도 든다.

종교 때문에 싸우는 이스라엘 사람들이나, 원정선교하는 한국 모모교회 등에서는 이런 것도 좀 보고 반성 좀 했으면...

어쨌든 그런 흥미로운 충격적 절정부분을 넘어서서 이렇게 일을 크게 벌려 놓고 결말을 어떻게 끝맺음 할 것인가...걱정이 생기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지금까진 모두 농담~, 속아줘서 고마워용" 이란 싱거운 모습으로 송별회를 마무리 하고, 점점 설득당하고 있던 등장인물들과 관객들 모두 짜증이 나긴 하지만 그정도 마무리가 적당하다고 판단하고 돌아선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다 더한 충격과 공포의 반전을 보여주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으니...
이 정도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단 2억으로 만든 영화치고는 지나치게 잘 만든 영화이고, 많은 사람들이 빠져들었던 영화이니 흥행성만으로 판단하지 마시고 시간 남을 때 한번정도 찾아서 보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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