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것도 내가 원해서 산 책은 아니고, 미쿡에 있는 누나가 사다 달라고 하여 구입했는데 읽지도 않고 18시간 비행기에 싣고 가기엔 억울한 마음이 들어서 오기로 읽게 되었다.
영화에서도 로맨틱 코메디는 절대 보지 않는 나지만, 예전에 "요시모토 바나나"에게 대박 실망을 한 이후로 여성 감성의 일본 소설은 멀리하게 되었다.
어쨌든 처음 손에 잡은 이후로는 "오호~ 이것 봐라~" 라는 마음이 들어 출퇴근길 전철 안에서 열심히 읽게 되었다.
6편의 단편이 모여있는 이 소설책은 전체를 관통하는 큰 공통분모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평론가나 역자의 후기등을 보면 뭐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별로 영양가 있는 말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 한편 한편이 독특한 소재와 굉장한 집중도를 보이고 있어서 각자의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다.
특히 6번째 작품인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의 경우 단편이라기엔 조금 긴 중편 길이인데, 2006년에 제135회 나오키 문학상을 수상한 글로서 2009년 상반기에 무려 NHK에서 드라마로 방영한 명작이다.
이 작가의 성향상 "이건 또 무슨 우수어린 여자가 가을날 찬바람 맞으며 브런치 먹는 소리냐..."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의외로 국제기구와 난민문제의 현실과 현장에 대한 고민, 남자와 여자의 문제까지 짧은 글에 잘 녹여낸 수작이었다.
바로 얼마 전에 "한비야"씨의 "그건, 사랑이었네" 라는 책을 읽었을 때에는 현실이고 논픽션임에도 그다지 공감하거나 감동을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 는 소설이고 픽션임에도 불구하고 더 가슴에 와 닿았고 여운이 남았다.
세상엔 너무도 많은 구겨지고 위태롭게 펄럭거리는 비닐시트들이 많다.
그것을 잡아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과, 그를 사랑하는 사람...
어쨌든 기대했던 것 보다는 만족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근데 얇은 척 하면서 4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책이므로 속지 말자!!!)
'성장하는 아메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은하영웅전설(다나카 요시키作) (6) | 2009.11.25 |
---|---|
[책] 아주 사적인 시간(다나베 세이코作) (0) | 2009.09.28 |
[책] 그건,사랑이었네(한비야作) (4) | 2009.09.03 |
[책] 후불제 민주주의(유시민作) (0) | 2009.08.27 |
[책] 아! 노무현(이런 바보 또 없습니다) (유시민,진중권,홍세화 등 作) (2) | 2009.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