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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고단함을 보여주자는 건가?
배금주의 세상을 풍자하자는 건가?
아니면 웃기는 코메디 영화인가?


"수상한 고객들" 은 위에서 말한 것보다 너무도 많은 것을 잡고자 했기 때문에 하나도 제대로 해낸 것이 없는 3류 영화가 되어버렸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물론 영화 자체는 생각할 거리도 있고 재미도 있지만 딱히 이 영화만의 존재가치는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불우한 가정 형편, 기러기아빠, 폭력가정, 소년소녀가장, 청상과부, 사업실패한 사장님, 선천적인 질병, 미혼모...

각자가 처한 개인적인 문제적 상황과 외부적, 환경적인 문제로 처해있는 금전적 문제를 결부시켜서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인간군상들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물들이 필요하긴 하다.

근데 그게 과하면 산만하기만 할 뿐 그 심각성과 위기감이 절실해 지지는 않는다.

2009년 제작되었던 비슷한 내용의 영화인 "물좀주소" 에서는 확실히 한정되었지만 특색있고 삶에 희망이 없는 인물들만을 등장시켰고, 게다가 주인공 자체도 채권추심원 이지만 사채에 쫒기는 똑같은 상황에서 등장인물들을 압박하는 딜레마가 잘 그려져 있어서 수작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뜩이나 산만한 영화에서 주인공이자 보험왕인 "류승범" 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뜬금없이 야구선수 생활을 오버랩하여 열심히 사는 청년이 좌절하여 돈과 실적의 노예가 되었지만 삶의 소중함을 되찾게 되는 아름다운 내용을 원했나?

개연성도, 동기도, 성과도 부족할 뿐이다.

게다가 주인공 "류승범""성동일" 이라는 캐릭터를 전면에 내새워 비극을 희화화 하는 풍자적인 블랙 코미디를 그리고자 한 것 같지만 그것 또한 여의치 않다.

단순한 말장난 몇마디 가지고 블랙코미디가 되나?

아예 확실하게 코미디로 돌아서서 흥행에 성공했던 "불량남녀" 를 보면 "수상한 고객들" 의 패착은 여실해 진다.

"임창정" 이라는 캐릭터를 살려서 돈에 쫒기는 인물이 처한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불러 일으키고 여주인공과의 사랑까지 결부시켜 전형적인 한국식 코메디를 보여준 "불량남녀" 에서 만큼의 시사성과 풍자성을 느낄 수 없었다.

아마 주인공인 "류승범" 또한 이런 기대를 가지고 주연을 맡았던 것이 아닐까?

그는 열심히 영화 찍어 놓고는 최초의 시사회가 끝나자 똥씹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하면서 "나도 오늘 처음 영화를 보았다.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 지금은 황당해서 할 말이 없다..." 는 논조의 말을 했었다.

초짜 감독 "조진모" 씨의 욕심이 영화를 산으로 가게 만들고, 수많은 목표중에 단 하나도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다.

평소 만나기 힘든 가수 "윤하" 와 기타 신동 "정성하" 군도 출연하였는데, 그냥 눈요기용 일뿐 굳이 왜 이 영화에 나왔는지도 모르겠고...

어쨌든 나쁜 영화는 아니지만 무언가 평가할 만한 건덕지가 있는 영화는 아니다.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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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 저예산 호은 독립영화들을 많이 보고 있다.

그중에서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시상식에서 상도 많이 받았지만 이상하게 관련 정보가 적어서 매우 생소한 "물좀주소" 라는 제목의 영화를 골랐다.

개봉한지 1년이 지난 영화인데, 찾아보니 평도 좋고 꽤나 좋은 영화인가 보다.

작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했었고, "상하이국제영화제 최우수감독상, 서강데뷔작영화제 알바트로스상" 등을 수상한 나름 평단에선 인정받은 영화인데, 이렇게 조용했다는 사실이 의아하긴 하다.

아마도 유명 배우가 출연하지 않아서 그런듯 하기도 하지만 남자주인공을 맡은 "이두일"씨는 TV와 영화에 자주 얼굴을 비추어서 일단 얼굴만 보면 다들 "아~, 저사람!" 이라고 할만한 배우이다.

거대한 체구에서 나오는 남성다움 보다는 그와 상반되는 "순진함, 소심함" 등의 이미지가 먼저 느껴지는데, 이러한 점은 배우로서 장점일수도 있고 단점일 수 도 있겠지만 일단 그는 그러한 캐릭터로 많은 작품에서 조연으로 맹활약하고 있었으니 일단 성공한 셈이며, 이제 저예산 영화이긴 하지만 주연을 맡을 정도의 연기력 또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완소배우로서 애정이 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어쨌든 감독인 "홍현기" 씨가 직접 각본까지 맡았는데, 초짜 입봉 감독으로서 심사숙고한 끝에 고른 자기작품의 소재로써는 매우 잘 고른 것 같다.

최근의 저예산, 독립영화의 특성은 과거의 "겉멋, 후까시, 예술성, 난해함" 등에서 벗어나 좀 더 날것 그대로의 소재들을 찾아가기 시작했는데, 그 좋은 예가 "똥파리, 바람" 등의 영화라고 볼 수가 있다.

일반 상업영화에서 흥행성 때문에 제쳐놓기 마련인 소재들을 가지고, 혹은 그것을 찍더라도 겉멋이나 꾸밈 없이 그린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모험일 수도 있지만 최근의 경향상 영화제와 관객들에게 환영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밑바닥 인생을 그리더라도 "태양은 없다" 에서 "이정재, 정우성"이 뛰는 모습은 절박한 것이 아니라 멋있게 보일 뿐이지만, "물좀주소" 에서 돈에 찌들리는 밑바닥 인생들의 삶은 그대로 착잡함이 전해져 온다.

사채업자, 채권추심원, 악덕채무자, 미혼모...
듣기만 해도, 보기만 해도 우울해지는 단어를 잘 그려 내었다.

그 결말이 해피엔딩인지 배드엔딩인지는 모르겠지만 "삶은 이어진다"식상한 마무리만 빼면 전체적으로 다양한 인물들을 가지고 잘 만든 영화라고 보여진다.

쉽게 찾아보긴 어려운 영화이지만 관심 있는 분은 꼭 봅시다!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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