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1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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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지루하고 재미 없었다고 혹평을 가하였다.
그러나 그들에게 히틀러가 영화中에서 했던 대사를 그대로 들려주고 싶다.
"바그너를 이해하지 못하는 놈은 국가사회주의 또한 이해할 수 없지..."
음악적 단서, 사회적 배경, 1940년대 나치의 위기상황, 사상적 대치, 양심과 의무의 대립, 작전의 중대함, 구원의식과 자아도취...
이러한 것들에 빠져들지 못하면 단지 "탐 크루즈" 얼굴만 보다 나오는 지루한 전쟁 영화가 될 수 밖에 없으니까...
"Operation Valkyrie", 즉 "발키리 작전"은 주인공 "스타우펜버그 대령"(탐 크루즈)가 바그너의 오페라 "발키리"를 듣다가 생각해 낸 작전이다.
독일의 작곡가인 바그너는 "발키리"를 비롯해 "니벨룽겐의 반지",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의 서사적인 오페라를 많이 만들었는데, 주로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그 자신의 음악 스타일상 웅장하고 호전적인 선율을 창조해 냈다고 일컬어 진다.
(공교롭게도 위의 세작품 모두 영화화 되었다. 근데 사실 "발키리"는 "니벨룽겐의 반지"에 속하는 작품이다 ㅡ.,ㅡ)
출신과 음악성 때문에 독일 군국주의자들의 상징처럼 여겨졌는데, 히틀러 또한 베토벤과 함께 바그너를 좋아했던 것으로 보인다.
("진중권" 교수의 책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에서 직접적으로 나치즘과 베토벤, 바그너와의 관계가 언급되어 있다).
그러나 주인공 스타우펜버그 대령은 연합군의 폭격을 받는 베를린의 지하 벙커에서 그 음악 "발키리"를 듣고 정반대의 생각을 하고 "발키리 작전"을 입안하게 된다.
사람들이 흔히 "발키리 작전"을 "히틀러 암살 작전"으로만 착각하고 있는데, 사실 전혀 다르다.
원래 "발키리 작전"은 히틀러의 사망이나 이에 준하는 위급상황 시에 베를린 지도체계의 붕괴를 막기 위해 베를린에 주둔하는 예비군이 (정부부처, 군수뇌부, 나치친위대 등 주요부대) 를 무력제압하는 군사계획으로 이미 존재했던 것이다.
하지만 反나치파에 들어가게 된 스타우펜버그 대령은 일부러 "예비군 사령관"에 취임하면서 "발키리 작전"을 역이용하고자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 이전까지 反나치파는 군수뇌부, 행정부관료, 베를린시장...등 고급인력들이 많이 속해 있었지만 행동력의 결여때문에 기껏해야 "히틀러 암살" 까지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답보상태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스타우펜버그 대령"이 反나치파에 들어오면서 제기한 의문, "히틀러만 죽이면 전쟁이 끝나는가? 군부와 전선을 장악해야 한다" 라는 주장에서 새로운 방향이 보인 것이다.
먼저 히틀러를 암살한 후에 "발키리 작전"을 발동시켜 예비군들을 동원하여 순식간에, 3시간만에 독일을 장악하고 연합군과 협상을 하자는 것이 계획이었으나...나머지는 영화를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어쨌든 "발키리"라는 것은 "바그너"의 오페라 제목임과 동시에 북유럽신화에서 아스神과 반神의 전쟁에서 생사를 가르는 여신이라고도 하고, 오딘을 섬기는 처녀신으로서 전사한 용감한 전사들을 천계로 인도한다고도 한다.
북유럽 신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기 때문에 낯익은 점이 많은데 수많은 소설, 게임, 만화, 영화 등에서 "라그나로크, 오딘, 발키리, 로키, 프레이야, 케이아스..."등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6년도 이명진님의 작품 "라그나로크"가 연재되면서 부터인데, "라그나로크"는 "최후의 전쟁, 신들의 숙명"이라는 뜻으로 등장인물도 다들 신들의 이름이며, 차후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어 졌기 때문에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켈트족, 아리아족, 게르만족의 연원을 따져볼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아직도 군국주의의 상징은 독일이기 때문에 그 상징성은 대단한 것이다.
예를 들어 소설,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다나카 요시키"의 작품 "은하영웅전설"에서 보면 2700년대의 우주세계에서 공화제에 반대하는 제국주의, 군국주의의 은하제국은 모두 독일식 이름을 쓰면서 선민의식을 고양하고 있으며, 전함 이름과 무기들 또한 그러하다.
(예를 들어 오늘의 주제인 "발키리" 또한 "은하영웅전설"에서는 "왈큐레"라는 이음동의어로 등장하며 동맹연합군의 단좌식 1인승 전투정의 이름이다).
어쨌든 수많은 소설, 만화, 영화, 게임 등에 "발키리"라는 이름이 등장하는데, 그 연원은 이런 것이니 한번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얘기가 샛길로 샜는데, 어쨌든 이 영화는 단순히 "지루한 전쟁영화"로 치부해 버리기엔 너무나도 대단한 작품이다.
일단 감독인 "브라이언 싱어" 라면 당장 모든 영화광, 평론가, 악플러들은 "닥치고 버로우, 무조건 찬양" 해야 하는 절대자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데뷔작으로 선댄스 영화제를 휩쓸고, 헐리우드 입성작으로 그 유명한 "유주얼 서스펙트"를 만들어 그해 아카데미마저 재패한 초천재 거물급 감독인 것이다!
거기다가 "X-men, Super man" 등의 각본, 감독까지 했으니 작품성 뿐만 아니라 블록버스터까지 일가견이 있다.
최근 전쟁 영화가 닥치고 물량공세를 펼쳐서 화려한 액션과 실감나는 디테일을 보여주는 추세로 가고 있지만, 원래 전쟁 영화의 묘미는 (전쟁의 의미 고찰, 적대 세력과의 사상 대치, 내부의 갈등과 분열, 상명하복의 불합리, 의무와 양심의 가치대립...) 등의 감정적 드라마, 스릴러, 서스펜스가 더욱 중요하다.
이 분야에서 괜히 "리들리 스콧, 올리버 스톤"이 "스티븐 스필버그" 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어쨌든 "발키리" 또한 많은 사람들이 헐리웃 스타인 "탐 크루즈"가 나오는 화려한 전쟁 액션 영화로 알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던것 같다.
이 영화는 절대 네이버 평정 8.1 정도로 평가절하 될만한 영화가 아닌데...
어쨌든 화면의 명암과 구도, 카메라 웍은 말할 것도 없고 배경, 의복, 무기의 엄청난 디테일, 생각지도 못한 장면 구성, 밀도 있는 편집...등은 정말 거장 감독에게 찬사를 아니할 수 없게 만들었다.
폭격 속에서 헛돌고 있던 바그너의 "발키리" 레코드음반, 갈아 끼울 때 마다 장면의 공기, 분위기 마저 바꾸었던 "탐 크루즈"의 의안(儀眼), 가끔 의외의 인물들이 흘리는 눈물 한줄기, 자살용 권총 발터와 루거, 마지막 총살 장면...
인상깊은 장면이 너무도 많아서, 끊이지 않고 이어져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또한 배우들도 그에 답하듯이 실감나는 모습과 함께 엄청난 몰입감을 유발하는 심리 연기를 펼쳐 보였기 때문에 영화의 완성도는 매우 뛰어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난 매우 재미있게, 손에 땀을 쥐고, 발을 동동 구르면서, 순간순간 감탄하면서 보았으니 적극 추천한다.
단지 이 말이 하고 싶었던 건데 글이 너무 길어져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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