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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2 [섹스 앤더 시티2]- 자가당착에 빠진 저급 코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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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내가 원해서 극장까지 찾아가서 본 영화는 아니었다.

미국 HBO 방송국에서 6시즌까지 이어지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영화로 제작된 1편 또한 전세계 4억 달러가 넘는 흥행을 거머쥐었지만 극동아시아 한국에 사는 일반적인 보통 남자는 이런 소재에 대해 단 일말의 흥미도 없었기 때문에 그간 TV 시리즈와 영화 모두 한번도 본 적이 없었음이 당연하다.

그간 "싱들 여성들의 당당한 삶" 이라는 다분히 패미니즘적인 모토를 내건 데다가 여성들이 동경해 마지않는 뉴욕을 무대로 갖가지 명품 옷,백,구두를 늘어놓는 화면들은 지독히도 평면적이어서 일부러라도 볼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에 언급한 바와 같이 전세계 20~30대의 젊은 여성들은 그 식상한 소재의 떡밥을 덮석 물기를 주저치 않으니, 어떻게 보면 매우 영리한 목적과 구상을 가지고 만든 상업 영화라는 사실에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

어쨌든 싱글 뉴요커를 기르던 그런 영화가, 이제는 주인공이 결혼을 하여 결혼생활에 대한 논고를 쏟아 내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등장인물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나이먹어 가면서 겪게 되는 일을 나열하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그럼 50년동안 자유롭게 산 삶은 어쩌고, 나이 50살 먹은 이제와서 결혼,자식,불륜을 얘기한단 말인가?" 라는 어처구니 없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다.

애키우기의 어려움에 눈물 짓다가 가정의 평화를 찾아가고,
바쁜 일을 때려치우고 아들 학교행사를 처음 찾아가고,
멋진 남자였던 남편이 TV만 보는 현실을 한탄하며 옛남자에게 흔들리는 여자.


이것이 그들이 20년 동안 말하고자 하는 바와 일치한다고 보는가?

그것은 영화 상에서 주인공인 "사라 제시카 파커"가 매번 Vogue지에 "싱글 여성의 삶"에 관한 칼럼을 쓰다가, 난데없이 결혼과 혼인서약에 관한 책 "I DO, DO I"를  출판하여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는 장면과 오버랩 된다.

여지껏 살아온 자신의 삶을 부정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이 50살 먹어서 성장하느라 이제야 알았다고 하는 것도 웃기고...

이런 앞뒤가 안맞는 시나리오도 문제지만 총체적인 연출의 폭주 또한 막장이다.

호화로운 생활을 보여주는 것이 이 영화의 주요 포인트이긴 하지만 영화 내내 쏟아지는 "루이뷔통, 디올, 샤넬, 로렉스, 마이바흐..."등의 유명 브랜드 상표와 엠블렘 등은 짜증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여행을 통한 4명의 주인공들의 현실 타파와 기분 전환을 노리는 것은 좋지만 그 로드 무비의 형식에 난데없이 중동의 사막 "아부다비"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개연성이 부족해 보이고, 더 문제는 거기에서 조차 화려한 호텔과 관광 등 돈잔치를 벌인다는 것이다.

그럴 거면 식상하더라도 그냥 파리나 로마로 떠나던가...

어이없이 중동의 사막에서 "자아 찾기"를 하고는, 더 어이없게도 차도르로 감싸고 다니는 중동 여성들도 "루이뷔통"을 좋아한다는 쓰래기같은 설정으로 여성의 지위를 논하려고 하니 그 낯 뜨거운 수준 낮음에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극을 전개하고 연출하는 방식과 여러가지 장치들이 기발함과는 거리가 멀고 유치하기까지 한데, 이는 TV시리즈의 제작,각본,감독을 했던 "마이클 패트릭 킹" 이 그대로 영화에서도 "제작,각본,감독"을 하기 때문에 범할 수 밖에 없었던 패착점 이었다.

그 결과 대다수의 사람들이 굳이 극장까지 가서 비싼 돈을 주고 TV 시리즈의 에피소드 한편 따위를 본 기분으로 극장을 나서야 했던 것이다.

또한 이 영화는 뉴요커를 꿈꾸는 미국 젊은 여성들을 위한 영화라는 점을 에누리 없이 보여주는데, 극에 등장하는 까메오(라이자 미넬리, 마일리 사이러스) 등의 인물은 미국인이 아니면 알기 힘든 사람들이고, 등장인물등의 대사에 등장하여 언어유희로 쓰이는 "마돈나, 폴라 압둘" 같은 옛날 가수와 그들의 노래는 미국인이 아닌 나이 어린 여성들의 나이에는 알 수 없는 개그 코드이다.

게다가 극장 자막에는 그런 부연 설명 없이 "Like a virgin" 을 "처녀같이 예쁘네" 등으로 번역을 해 놓고, "압둘"이라는 사람을 보고 "이사람 이름이 압둘이래!", "폴라 압둘? 푸하하~" 하고 넘어가는 식이어서 도대체 이런 것이 극동아시아의 극장에 앉아있는 어린 여성들에게 무슨 의미와 웃음을 주는지 알 수가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이 부분에서 한국 관객은 아무도 웃지 않았다... ㅡ.,ㅡ;)

어쨌든 재미가 없더라도 의미가 남았으면 좋았겠지만, 그런 것은 눈꼽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돈아까운 영화라는 것이 내 판단이다.

아니, 케이블 TV에서나 보았으면 그런대로 볼만 했을지는 모르지만, 극장에서 볼 정도의 소재와 내용은 아니라는 판단이 더 정확하겠다.

그럼 아직 보지 않은 분들은 신중히 결정하기를 빕니다...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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