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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북 좌빨도 아니고, 노빠도 절대 아니다.

 

그냥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는 말에 공감이 되어 생각하고 행동했었다.

 

때문에 2000년대 초반을 돌아보면, 김선일씨 추모나 이라크 파병 반대 집회에도 나가고, 320 반전집회에서 깃대도 들다가 난데없이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 소추 되었을 때에는 탄핵 반대 집회에 나갔다.

 

좀 아이러니 하겠지만 노통이 하는 일에 계속 반대 하다가 노통이 탄핵 당하니까 가서 탄핵 시키지 말라고 외치다니...@.,@;;

 

탄핵 사태 이후에도 FTA 문제에 반대 시위를 했었고...

서거 직후 2009년 5월 23일 시청앞 노제에서 하루종일 앉아 있었다.

 

이후 이명박씨 때에는 광우병 시위부터 시작해서 광화문 산성, "나는 꼼수다" 여의도 집회 등에 나름 열심히 참여 했었다.

 

색깔 없는 중구 난방이지만 내 생각에 따라 찾아다니다 보니 나도 어느덧 정부 체제에 反하는 종북 좌빨 종자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작년 12월 대선 이후에 모든 희망이나 열정이 사라지고 원망만 남았었다.

 

한나라당 등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한국 국민들에 대한 실망과 원망 이었다.

 

이나라 개백성들에게 민주주의는 사치라는 말에 동의하게 되었었다...

 

지금도 열심히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나마 쪼금 걸쳐 놓았던 발마저 빼내고 돈이나 열심히 벌면서 처차식이나 건사하며 살고자 했었다.

 

나는 좆밥 이지만, 왜 7,80년대 투사였던 사람 중에 변절자나 동조자, 혹은 방관자들이 생겨났는가 지금은 조금 이해가 가기도 한다.

 

 

 

그러던 와중에 "변호인" 이라는 영화가 개봉했고, 한국 영화를 사랑하며 배우 "송강호" 행님을 사모하는 사람으로서 바로 극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어제, 경찰은 철도파업 간부들을 연행한다는 목적으로 민주노총 사무실에 쳐들어 갔고...결과는 의경이 커피 봉지 2개 훔쳐 나오며 빈손으로 철수하였다.

 

영장 없는 수색, 최루액과 물대포가 난무하는 시민 탄압...

그리고 국정원 대선 개입, 각종 민영화와 공약불이행...

 

이정도면 판이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었는데...아직 부족한가 보다.

 

메스컴이 조용할 것이야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시민들도 여전히 무관심 하다.

 

이한열 열사, 박종철 씨 같은 희생양이 생겨도 이럴 것인가...암담하다.

 

 

그런 면에서...

30년 전이지만 실화라는 점에서...

이런 사람들이 있었다는 아름다운 사실에서...

 

이 영화는 매우 아프고 감동적이다.

 

연출이고 연기고 생각하기 전에, 영화의 마지막을 보기도 전에, 이미 나와 관객들의 마음은 무장해제 되어 있었으리라...

 

이미 누가 누구고, 사건의 전개와 결말까지 알고있는 상황에서도 절절히 가슴을 울린다.

 

마지막에 시위대의 맨 앞, 도로 한복판에 앉아 최루탄에 맞서던 모습과 재판정에서의 99인의 양심있는 변호사들의 모습에서 가슴이 뻐근해 오는 감동을 느꼈다.

 

영화가 끝나도 영화관을 나가지 않고 조용히 침묵하며 자리에 앉아있던 많은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심하게 감정이 동요되고 한쪽으로 치우쳐진 상태라서 영화에 대한 감상평이라고는 할 수 없는 글이 되어버리고 말았지만, 그래도 강력하게 추천 합니다.

 

좌우, 색깔을 떠나서 지금 극장에 가서 이 영화를 보세요.

 

그리고 정치색 보다는 "상식"을 논합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마라...(주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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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명절에 부모님과 함께 보는 영화는 한국 영화가 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이전에도 여러번 설명했다 ㅡ.,ㅡ)

 

이번 추석에 선택한 영화는 본가에선 "관상", 처가에선 "스파이" 였고...평가는 "관상" 의 승리라고 보여진다.

 

혹자들은 말한다.

 

마침 TV에서 추석 특선 영화로 방영한, 1000만 관객 영화 "광해" 가 더 낫다고...더 재밌다고...

 

근데, 그건 얼굴만 번지르르한 절름발이에게 속는 느낌 이다.

 

물론 "광해" 가 위트있고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이병헌, 류승룡" 등의 배우들의 힘이 보이기는 하였으나, 그 플롯 자체가 옛날 "마크 트웨인"의 동화 "왕자와 거지" 에서부터 시작해서 헐리우드 명작 "데이브" 를 거의 표절 수준으로 따라가며, 최근에는 한국 개봉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 까지 기본 플롯을 공유하고 있으니...

 

얼마 전 한국영화 "활" 이 대흥행을 했을 때에는 주제와 내러티브가 있으면서 구성과 시퀀스를 "아포칼립토" 등의 추격물을 따와서 얼굴 화끈거리는 수준에서 머물렀다면, "광해" 의 흥행과 그것의 해외 영화제 출품은 정말 바짓가랭이 붙잡고라도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어쨌든 "관상" 이라는 한국적이고 독창적인 소재와 더불어 "계유정란" 같은 역사적 사건과 시대 배경에서 캐릭터를 따온 이 영화가 더 완성도가 뛰어남은 두말 하면 잔소리 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긴 러닝타임과 부족한 코미디 때문에 이 영화를 지루하다..혹은 재미 없다고 폄하 하는 것은 이해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아마도 "한재림" 감독의 연출 스타일 때문인 것도 같은데, 말하자면 이 사람은 "마파도" 를 만들고 "광해" 를 연출했던 "추창림" 감독과는 다르게 현실적인 묘사를 바탕으로 상황적인 비틀림이나 캐릭터의 말투 등으로 관객이 기대치 않은 웃음을 주는 스타일 이기 때문에 큰 웃음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봉준호, 이준익" 감독과 같은 스타일 이라고나 할까?

 

아마 "한재림" 감독의 전작 "연애의 목적, 우아한 세계" 등을 보았다면 더 잘 이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가 가지는 의미는 "계유정란" 이라는 명백히 기록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거기에 끼워 맞추어진 캐릭터들이 어떻게 어우러져 춤을 추는 지가 감상의 포인트가 되어야 한다.

 

영화의 주제가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관상쟁이의 활약(?)" 정도로 요약 되듯이, 단종을 지키려는 "김종서" 측과 없애려는 "수양대군" 측의 극렬한 대립과 오금 저리는 뒷모습 등이 몇몇 중간자적 입장의 끼인 인물들,,,"송강호, 조정석, 김혜수" 등을 통해서 보여지고 전해지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은 지루하고, TV 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는 계유정란과 수양대군이 아니라 관상쟁이 일행들이 개입하여 보고 겪는 이야기 되기 때문에 2시간30분이나 되는 텐션을 유지할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결론을 이미 아는 계유정란의 끝이 아니라 관상쟁이의 이야기가 끝이 나야 하니까...

 

 

그리고 그것을 전해주는 캐릭터들의 연기가 정말 훌륭했다.

 

크게 본다면...

 

1. 조정석의 재발견

2. 이정재의 카리스마

3. 송강호의 페이소스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뭐, 여기저기 "이정재" 에 대한 재평가와 호평은 수두룩 하니 두말 할 필요는 없고, 요즘 가장 뜨고 있는 배우 "조정석" 의 재발견이 가장 반갑다.

 

매번 얼굴로 잠깐 뜨다가 사라지던 충무로 핫스타들(TV 드라마 아님)...과 다른 행보를 보였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확실히 보답해 주었다.

 

이 영화에서 웃음과 연결을 담당한 유일한 역할로 아주 잘 해 내었는데, 그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정말 지루하고 재미 없었을 것 같다^^

 

이렇게 보면 "송새벽" 같은 아까운 배우도 생각 나네...큼큼...

 

그리고 역시 "송강호"...

 

거의 모든 장면에서 얼굴과 톤이 바뀌며 연기하는데도 전혀 튀지 않고 역할과 감정을 표현해 낸다.

 

생각해 보면 그는 이 영화의 배우들 중에서 유일하게 사극 톤의 연기를 하지 않고, 마치 "살인의 추억" 이나 "우아한 세계" 에서 보여주었던 "송강호"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근데 그게 그렇게 잘 어울린다...

 

 

어쨌든 "관상" 은 좋은 영화이다.

 

재미있는 영화는 아닐 수도 있지만, 완성도 높고 잘 만든 영화이니 꼭 극장 가서 보세요~~~

 

몇몇 어이없는 1000만 관객 영화들 위에 이런 영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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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영화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세요!!)

 

물론 이 영화도 개봉일이 보았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봉감독의 신작 이니까...

 

한국에서는 역대급 예산인 400억원이 투자 되었지만, 헐리우드에서 본다면 저예산의 유니크한 영화로 보일 것 같다.

 

그간 "아바타, 트랜스포머, 퍼시픽림" 등에 눈이 높아진 한국인들 수준에도 아무리 "봉테일" 이라지만 미진한 부분을 숨길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호화로운 캐스팅에서부터 이어지는 명배우들의 명연기와, 원작의 컨셉을 잘 가져와서 살린 봉감독의 시나리오가 잘 메꾸어 주었다고 보인다.

 

"크리스 에반스, 에드 해리스, 틸다 스윈튼, 제이미 벨..."

 

영화를 보는 내내 이게 한국 영화라는 사실을 전혀 느낄수 없을 정도로 다국적의 세계적인 명배우들이 등장하고, 그 와중에 우리의 형님 "송강호" 씨는 엄청난 존재감으로 씬 스틸러가 되었다.

 

특히 감옥에서 나와서 담배 꼬나무는 장면은~~~~최고!!!

 

 

그리고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진즉에 "설국열차" 의 프랑스 원작 만화를 보았는데, 사실 "올드보이"와 비슷하게 원작의 컨셉을 가져와서 거의 독창적인 영화로 만들었다는 점이 비슷하다.

 

대부분 원작을 벗어나지 못하거나(특히 일본만화 원작의 일본 영화들...), 너무 바꾸어서 다른 영화 같기 쉬운데...그 중심을 잡기가 참 힘든 것 같다.

 

물론 봉감독은 잘 해 내었고, 영화가 우울하다고 하다...결말이 허무하다... 그러는 사람이 많은데, 그럼 원작 만화를 찾아보고 결말을 한번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정도면 헐리우드 제작 시스템에서 아시아의 신인 감독이 할수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이전의 "김지운" 감독의 어정쩡함 이나..."박찬욱" 감독의 소심함 과는 다른 결과(상업적인 성공)를 내었으면 하는 관객이자 팬으로서의 바람이 있다.

 

 

덧붙여서, 영화의 주제와 목적, 말하고자 하는 바를 캐치하는 것은 관객으로서의 의무이긴 하지만, 그것을 오버해서 감독의 의도를 곡해하고 오버라이트 하는 것은 불필요 하다고 본다.

 

영화의 상징이 어떻고...정치적 사회적 의미가 어떻고...이건 이장면의 복선이고...이렇게 따지고 남들에게 가르치려 드는 것은 좀....^^;;

 

정~ 그렇게 따지고 싶다면 이번주(8월 첫째주) 경향신문에서 나오는 봉감독 인터뷰를 보거나, 이후 Bluray나 DVD 발매시 코멘터리를 들어보면 된다.

 

"살인의 추억, 괴물" 같은 경우도 별 시덥지 않은 추측과 평가들이 많았는데, 감독의 코멘터리를 들으면서 보니까 훨씬 이해도 잘 되고, 오해했던 부분도 많이 풀렸다.

 

특히 "감독은 아무 의도가 없는데, 마치 무슨 의도가 있어서 찍은 것이다" 라는 오해는 하지 맙시다...

 

 

그냥 단순하게, 영화 보고 나오면서 친구랑 킥킥 거리면서 "너 그거 봤어?" 라며 수다 떠는 정도면 따~악 좋겠다.

 

뭐 Frozen seven의 이누이트 여자가 송강호 부인이다...

뭐 Protein bar 는 양갱 갖다 쓴거다...

뭐 엔딩은 기승전코카콜라다...ㅋㅋ

 

이런 정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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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강동원" 이라는 배우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고, 그에 대한 과대평가...특히 여성 팬들의 무한 쉴드 드립에 대해서는 없던 비호감도 새록새록 싹트는 것을 숨길 수 없었다.

기존의 그의 필모그래프를 찾아보면 좋게 봐주려고 해도 "이명세" 감독과 작업한 "형사, M" 정도만 제외하면 "그녀를 믿지 마세요, 늑대의 유혹" 등의 시간 아까운 영화들에 출연하였기 때문에 작품 선택 안목, 연기력 등에서 결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이명세" 감독의 영화에서도 대사는 별로 없는 비쥬얼만이 강조된 역할이었기 때문에 작품 자체에 비해서 주연으로서 부족한 면이 많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그의 수상경력을 살펴보면 일단 국내 유수의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을 한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지만 좀 더 자세히 파고 들어가 보면 아래와 같은 공통점이 있다.

-25회 청룡영화제 인기스타상
-26회 청룡영화제 인기스타상
-40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분 인기상
-41회 백상예술대상 인기상

(심지어 2005년 이후 수상경력은 단 한차례도 없다 ㅡ.,ㅡ)

알고보면 연기력으로 받은 상이 아니라 팬들의 팬心에 힘입은 "인기상"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최근의 "전우치전"을 빼고는 흥행 면에서도 그다지 이름값을 하지 못하였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나마 작품 선택을 제대로 했고, 감독과 파트너배우를 잘 만났다.

이제야 얼굴 뿐이라는 그의 평가를 불식시킬 바탕을 만났고, 연기력이 빛나게 해줄 지원군들을 만난 것이다!


"장훈" 감독은 장편영화 입봉작인 "영화는 영화다" 이후 두번째 연출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완급에 뛰어난 연출을 보여주었다.

국정원과 간첩이라는 예민하고 무거운 소재를 가지고 때로는 진지하게 다가가서 잔인한 피칠갑을 보여주는가 하면, 캐릭터를 잘 살린 유머와 위트를 잘 살려서 대사 한마디를 가지고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는 다양한 면모를 이어나갔다.

개인적으로는 베트남 공장에서 집단 격투씬에서 왜이렇게 웃겼는지...^^


그런 와중에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는 베태랑 배우이자, 현재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 못하는 깊은 내공의 배우 "송강호"가 버티고 있었다.

그의 연기는 "효자동 이발사, 괴물" 등에서 보여준 어벙한 소시민의 모습"넘버3, 살인의 추억, 우아한세계, 의형제"에서 보여준 무모한 남성성에 비추어진 3류 건달의 면모가 어우러져서 영화가 영화같지 않고 "송강호"는 배우같지 않은 일체감과 혼란함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명배우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간첩이 되어도 멋진 강동원", "거적떼기를 입혀도 멋진 강동원"... 등의 찬사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그보다 더 빛나는 사람은 "송강호" 라는 사실은 변함없을 것이다.

"JSA" 에서 초코파이를 우겨넣던 그...
"넘버3" 에서 "배,배,배신자야~!" 를 외치던 그...
"괴물" 에서 딸의 영정 앞에서 뒹굴며 엉덩이를 보이던 그...
"우아한 세계" 에서 가족 비디오를 보며 엎어진 라면을 주워담던 그...
"의형제" 에서 땀과 피에 젖어 의형제를 살리기 위해 종로를 뛰어다니던 그...

그것은 "송강호" 라는 배우가 연기했지만 "송강호"라는 사람이었고, 그 영화에는 "송강호" 가 있었다.

이번 "의형제"에서도 "강동원" 이라는 배우가 재발견 되고 재평가가 되겠지만, 빛나는 젊은 "강동원" 보다 더 빛나는 중견배우 "송강호" 가 있었기에 이런 완성도 높은 한국 영화가 "아바타"를 침몰시킬 수 있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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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많은 스포일러가 적혀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송강호의 성기김옥빈의 가슴이 충격적일 정도로 한국 영화계와 관객들의 머리는 광우병 걸린 소의 뇌 마냥 구멍 뻥뻥 뚫린 스폰지가 되어버렸나?

이미 이 시대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감독이자 자신의 머리속을 화면으로 구성하는데 첫째 가라면 서러워할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있는데 단편적인 성기와 가슴에 집착하여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사람들은 80년대 전씨새끼가 3S 정책으로 국민의 눈을 가리던 시절과 무엇이 다르단 말이냐?

고어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이전의 박찬욱 감독의 작품에 비하면 선연한 피와 노골적인 노출 말고는 매우 순화되어 표현되어지고 있는데, 이걸 가지고 기분 더럽다느니...짜증난다느니...하는 소리를 하면 왜 돈내고 영화를 보러 왔냐고 되묻고 싶다.

박찬욱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최고 수준의 자본을 끌어들여놓고 자기 X 꼴리는대로 영화를 찍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초강력 파워를 자랑하는 권력자이다.

그의 현재의 위치는 바로 나와 당신, 우리 관객들이 만들어 준 것임을 잊어선 안된다.

이제와서 그를 비난할 거라면 초기작인 "복수는 나의것"에서 살벌한 칼질과 메스질은 어째놓고 이제와서 뒷통수냐?

"올드보이"에서 금지된 근친상간은 칸영화제에서 상탔으니까 온통 호평 일색으로 환영했던 사람은 누구인가?

자칭 박찬욱의 팬이라는 당신은 "복수는 나의것"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여인의 신음소리를 SEX할 때 나는 신음 소리인줄 알고 옆방에 귀기울이는 꼬맹이들의 모습을 잡아주는 박찬욱을 잊었단 말인가?



"에밀 졸라""테레즈 라캥"을 원작으로 삼고 있는 "박쥐"는 그간 원작 비틀기에 이어 청출어람의 작품을 곧잘 만들어 냈던 박찬욱 감독의 재기가 또 한번 빛을 발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상의 "김해숙-신하균-김옥빈"의 관계는 원작소설에서 그대로 차용해 온 것이며, 그 안의 "테레즈=김옥빈"의 감춰진 성욕과 금기에 대한 갈망, 타락에 대한 강한 염원은 영화상에사 박찬욱이 창조해낸 "신부=송강호"와의 불륜과 타락에 의해 더욱 충격적이고 처절하게 그려진다.

또한 박찬욱 특유의 위트있는 비틀기에 의해 원작에선 단순히 바람피는 상대였던 남자를 "신부"라는 직업을 부여하여 "불륜-살인"에 대한 금기에 대한 반발과 타락, 그리고 끊임없는 고뇌의 단서를 공고히 한다.

또한 거기서 또 한번 비틀어서 "신부"라는 성직에 정면으로 반하는 캐릭터인 "뱀파이어"라는 막다른 골목을 준비한다.

차후 이는 "신부=송강호"만의 문제가 아니라 "테레즈=김옥빈"에게까지 연관되어 영화의 본질적 주제인 "금기-타락-고뇌"의 라인을 이어간다.

사실 흡혈, 살인, 섹스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신부=송강호"만이 계속 타이틀 롤을 이끌고 있다면 버거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반부부터 뱀파이어가 된 "테레즈=김옥빈"끝을 모르는 광기는 지루해지는 극에 등장인물간의 긴장감과 함께 관객들에게도 지루해하지 말라는 메세지를 강하게 밖아 넣는다.

결국 "성직자, 뱀파이어"라는 2가지 소재가 원작에 첨가되면서 본 영화는 플롯과 구성, 전개에 있어서 엄청난 짜임새와 개연성, 흥미도를 가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역시 배우들의 소름돋는 연기는 눈을 감아도 자꾸 떠올라서 생각할 수록 초절정 고수인 감독에게 눌리지 않고 멋진 연기를 보여준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아직은 단순한 감정선에 극단적 표출정도밖에 인상을 주지 못하고 예쁜 외모로만 알려진 "김옥빈"은 자신의 틀을 깨고 싶은 의도를 이 영화에서 120% 달성했다고 본다.

과감한 노출도 그렇지만 "송강호, 김해숙"등 대배우들과 같은 화면에서 눌리지 않고 자신의 캐릭터를 그리 잘 살려 연기한 것을 보면 나이를 헛 먹진 않은 것 같다.
(일전의 경솔한 발언등을 봤을때 이젠 좀 어른이 되어간다고  볼까?)

그리고 "김해숙" 선생님...

초반 큰 인상 없는 조연에서 중반 이후 CVA로 쓰러지고 나서 오히려 대사가 없어지고 두 눈만으로 연기를 하는 동안에 몇번이나 온 몸에 소름이 돋았는지 모른다.

눈매와 눈동자의 움직임 만으로 그렇게 많은 감정과 함축된 말을 전달해 주고, 관객들에게 선명한 피, 더러운 성기보다도 오래 기억에 남는 공포와 충격을 안겨주다니...

이 작품에서 가장 훌륭한 배우는 바로 그녀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화면의 구도, 배치, 편집, 색감 등에서 타인과 다른 차원을 보여주던 박찬욱 감독은 자신의 장점에서 한층 더 발전되어서 계속해서 한국이지만 한국이 아닌 듯하고 과거 "팀 버튼"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듯한 신선함을 계속 유지한 다는 점에서 칭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별명인 "봉테일"을 따라 가려는지 영화상의 작은 부분도 매우 디테일하게 표현하여 확실히 자기 입으로 마스터피스라고 칭할만한 작품을 만들어 낸 것 같다.
(설마...고물 라디오 상표가 motorola일 줄이야...)

또한 각색에 직접 참여하여 만들어낸 중의법과 화자와 대상이 엇갈리는 시니컬한 코메디 감각이 뭍어나는 마작 테이블 씬이라던지...식물인간 환자 병실에서의 SEX씬이라던지...삶을 포기한 주인공의 죽어있는 성기가 나오는 씬이라던지...
(거기서 송강호의 성기가 발기되어 있었다면 의미 전달에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긴 하지만, 죽어있는 성기 또한 감독의 의도가 어느정도 반영되어 있지 않은가...고민해 볼 일이다.)

멋진 장면이 매우 많아서 기억에 남는다.

어쨌든 박찬욱 감독의 팬이라는 입장에서는 매우 재미있게 보았고, 칭찬해주고 싶은 작품이다.

앞전의 "친절한 금자씨, 사이보그라도 괜찮아"에 비하면 얼마나 멋진 작품인가!!!

어쨌든 서두에 언급한 이유 때문에 보러 가거나, 보고 나서 짜증낼 분들은 참아주시길...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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