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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착: 지게 되는 나쁜 수.

 

영화 시작과 함께 챕터의 구분과 내용을 알려주는 문구가 자막으로 뜬다.

 

이미 많은 영화들에서 보여지는 챕터 구성과 챕터별 제목은 조금 식상하기도 한데, 이 영화상에서 챕터명으로 보여주는  "패착" 이라는 바둑용어는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하는데...그 이유를 살펴 보자.

 

 

누군가 말했던 것 처럼 "신의 한수" 를 가장 잘 표현한 감상은 "타짜로 시작해서 아저씨로 끝났다" 라는 한마디로 정의될수 있다.

 

바둑이라는 스포츠이자 도박의 소재를 빌려왔을 뿐, 그 구성과 진행이 "최동훈" 감독의 "타짜" 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으며, 지나치게 잔인하고 과장되어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액션씬은 "이정범" 감독의 "아저씨" 를 떠올리게 한다.

 

 

 

좋은 소재, 좋은 배우 에다가 좋은 개봉시기 까지 잡았지만 영화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미 잘못 되었던듯 싶다.

 

일단 각본 자체가 너무나도 진부하고 유치한데,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스토리의 플롯과 인물구성 등이 만화 원작 영화였던 "타짜" 를 그대로 베껴온 듯 했기 때문이다.

 

특히 2달 뒤에 "타짜: 신의 손" 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는데, 이는 만화 "타짜" 시리즈 중에 2부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감옥에서 도박하고 나와서 복수하는 기본 플롯이 거의 똑같다.

 

"최종병기 활" 의 문제에서도 보았듯이 도박 복수극이 다 비슷한거 아니냐...라는 물타기가 가능할 지도 모르겠으나, 각본가인 "유성협" 씨는 좀 찔리는 척이라도 해야 할것 같다.

 

하다못해 "지존무상, 정전자" 등의 8,90년대 홍콩 도박 영화들 보다도 독창성이나 재미에서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전에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1번가의 기적, 수상한 고객들" 들의 각본을 보았을 때에는 그래도 만족할만한 작가라고 생각했었는데..왜 액션영화 시나리오를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단순하게 생각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차라리 원작이 있었으면 덜 욕먹었을 테지만, 이 영화는 원작 소설,만화,웹툰 등이 전혀 없으니 혼동하지 맙시다.

 

 

더 큰 문제는 영화를 책임져야 할 감독인 "조범구" 씨의 연출이야 말로 "패착" 이 아닐수 없다.

 

"뚝방전설"조잡함 "퀵"어설픔을 넘어선 무언가를 보여주기엔 아직 무르익지 못한 것 같아 보인다.

 

누구나가 느낄수 있는 "최동훈""이정범" 감독의 그림자가 영화 곳곳에 드리워져 있어서, 이 영화에서 "조범구" 감독이 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보이지가 않는다.

 

피칠갑한 도박판에서의 역할이 불분명한 사람들의 칼싸움???

 

대체 뭘 말하고 보여주고자 하는지 잘 모르겠다.

 

혹자들은 그래도 킬링타임용 액션 영화로는 괜찮지 않았냐고 하는데, "정우성 멋있다. 이범수는 왜저래, 이시영 왜나왔냐" 라는 감흥을 느낀 순간 이후부터는 영화가 지루해 졌다.

 

 

 

356만명...19금 영화 치고는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흥행한 것도 아닌것이 아마 손익분기점이 200만 이상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7~9 월의 "군도, 명량, 해적, 해무, 타짜" 를 피해서 가장 먼저 시장에 내놓은 시도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해서 초라하다.

 

차라리 동시에 개봉했으면 핑계라도 있을텐데...

 

참 여러가지 면에서 아쉬운 영화였다.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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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동안 "원빈" 이라는 배우는 조각같은 얼굴만 기억에 남는 과대평가된 배우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의 필모그래피만 보아도 33년의 인생동안 출연한 영화는 "킬러들의 수다, 태극기 휘날리며, 우리형, 마더, 아저씨" 의 단 5편 밖에 안되며, 그나마 단독주연을 맡은 영화는 이번에 개봉하는 "아저씨"가 처음이다.

적지 않은 나이인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시점까지 이렇다할 대표작 없는 주제에 마치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내지는 "충무로를 짋어진 남자배우" 라는 평가를 받는 다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바나나"는 바로 따 먹어도 맛있는 과일이긴 하지만 익혀 두었다가 검은 반점이 생기기 시작하고 썩기 직전이 되어야 가장 달고 맛있다.

2000년대 초반 드라마에서 인기를 얻었던 "원빈"을 그냥 데려다가 영화를 찍었어도 왠만한 작품은 나왔을 것이고, 그의 순한 여성팬들로 인해 흥행도 어느정도 했을런지 모른다.

근데 그랬다면 "원빈"그저 그렇게 얼굴만 볼만 한 2류 배우 쯤으로 남았을 것이고, 그가 순수히 배우로써 평가받는 기회는 영영 없었을지도 모른다.

가만히 따져보면 그가 작업한 "장진, 강제규, 봉준호" 감독은 그저 그런 감독들이 아니다.

작품성, 독창성, 흥행성...등 여러가지 요소에서 정점을 찍은 명감독들과의 작업을 선택한 그의 눈과, 시나리오를 받아들이는 자세는 그리 경솔하지 않았다.

아마도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창 인기 많은 남자 배우로서 피해가기 힘든 난관인 군문제 또한 정면돌파하려 시도했다는 점 또한 그가 자신의 가치를 단순하게 생각하지 않은 생각 깊은 남자라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어쨌든 그런 "원빈"이 생애 최초로 단독주연을 맡은 영화 "아저씨"는 이제 개봉하였다.

감독인 "이정범"씨는 직접 "아저씨"의 각본까지 썼는데, 시나리오를 보고 찾아온 "원빈"을 위해 애초에 목표로 했던 동네 옆집 아저씨가 아닌 전직 특수요원 출신의 멋진 아저씨를 다시 만들어 냈다.

전작인 "열혈남아"에서 데뷔작인 주제에 "설경구, 나문희, 조한선" 등 잘나가는 명배우들을 모아다 놓고 찐한 남성미 넘치는 액션과 애닯은 심리묘사를 보여주었던 "이정범" 씨는 그리 허술한 감독은 아니었나 보다.

이왕 포커스가 "원빈"으로 맞추어진 상황에서 그것을 어떻게 최대한으로 살려낼지 고민한 흔적이 여러 곳에서 보인다.

식상한 "납치에 따른 복수극" 이라는 소재에 또다른 화면을 덧붙이기 위하여 "원빈"몸과 눈빛으로 이야기하는 장면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나열시켜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희롱한다.

머리카락을 자를 때에도...
총알 한방 쏠 때에도...
칼질 한번 할 때에도...


그냥 하는 법이 없고, 항상 원빈의 수려한 얼굴, 깊게 빛나는 눈, 완벽한 몸매...등이 수반된다.

"맨 온 파이어, 테이큰" 에서 영화 내용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만 "덴젤 워싱턴, 리암 니슨"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나?

하지만 "아저씨" 에서는 다소 비현실적이고 식상하더라도 영화 자체의 소재는 접어지고, 주연인 "원빈"이 부각되면서 영화의 성격을 조금 다르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원빈을 위한, 원빈에 의한, 원빈의 영화" 라는 것이 내 평가이다.

극장을 나설 때 여자들 뿐만 아니라 나같이 비판적인 눈을 가지고 있는 남정네들 까지 "원빈"의 팬이 되어 나오는 것을 보면 그의 매력이 대단하긴 한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 자체의 완성도나 재미가 떨어져서 "원빈"에게만 기댄다는 말은 아니다.

전체적인 연출과 화면 때깔, 음악 등이 모두 수준급의 느와르 영화를 능가할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음은 나름대로 평가해 주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액션 영화이다 보니 액션씬에 대한 이야기도 해야 할텐데, 이부분에서 원작자이자 감독인 "이정범"씨의 능력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한다.

헐리우드식의 뻥~뻥~ 터지는 블럭버스터식 폭발 총격씬이나 화려한 돌려차기가 난무하는 격투씬은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다.

굳이 따지지면은 "제이슨 본" 씨리즈를 보는 듯한 절제되고 효과적인 타격기 위주의 격투씬과 잔인한 칼놀림이 보이는데, 이것은 감독이 의도적으로 동남아시아 쪽의 무술을 보고 무술감독에게 요청한 부분이었다고 한다.

특히 조금 B급 냄새가 나는 액션영화에서나 나오는 막판 악당의 아지트에서 펼쳐지는 1대100의 다구리 액션씬"아저씨"에서도 보여지는데, 여기서 악당 한명 죽일 동안 나머지가 착하게 기다려주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여러명이 동시에 달려들고 상대방을 방패삼아 싸우는 모습 등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잔인성 또한 비슷한 설정의 "해바라기, 짝패" 등에서 보여지던 사시미 액션을 능가하는 피칠갑 액션을 보여주는데, 자세히 보면 배나 팔다리를 찌르는 것이 아니라 목의 경독맥, 손목의 완동맥, 다리의 대퇴동맥, 겨드랑이의 액와동맥이 흐르는 곳에만 집중적으로 칼을 찌르는 것이 보이니, 참 여러가지 면에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 보는 동안 놀라기 바빴다.

어쨌든 그런 이유로 악당쪽의 킬러로 비중있게 나오는 배우가 태국의 국민배우 "타나용 옹트라쿨" 이라는 사람인데, 영화 막바지에서 둘이 싸우는 장면도 정말 멋졌다.


나는 남자인데도 정말 재미있게 보았으니 여름에 시원한 액션 영화, 그것도 멋지고 잘생긴 배우가 나와 눈을 즐겁게 해주는 영화 한편 보는 것도 좋겠지요?

다들 냉방 잘되는 극장으로 달려 갑시다요~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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