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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28 [책] 아주 사적인 시간(다나베 세이코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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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류 소설가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나 트렌디하고 여성性 편향적인 작품일수록 거부감이 강하게 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읽는 내내 등에 땀이 배이는 무더운 날 담배를 피운 것처럼 입안이 텁텁하고 몇일을 잠들지 못한 것처럼 눈이 꺼끌꺼끌 하여 쉽게 읽히지 않았다.

"다나베 세이코"씨의 장편은 처음 읽어보는 것이었다.

그녀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단편소설이었기 때문에 "아쿠타가와상" 에 빛나는 그녀의 필력을 느껴볼 기회가 있지 않았는데 뜻하지 않게 책을 손에 잡게 되어서 초반 기대감이 매우 컸다.

소설 자체는 담담한 전개와 화려한 문체가 뛰어난 앙상블을 이루고, 묘사와 서술에 치중하는 늘어지는 글 또한 30대의 완숙한 느낌으로 다가와서 단단한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다.

다만 소재와 인물과 주제가 내 마음에 안들뿐...

어쨌든 이러한 이유로 "요시모토 바나나" 이후로 나의 편견은 더욱 굳어지게 되었고, 자세한 감상 보다는 객관적으로 놀라고 주관적으로 기억해 두고 싶을 만큼 멋지게 써 놓은 그녀의 글귀로 느낌만을 남겨 두고자 한다.

30대의 나이 꽉차고 부자인 남편과 사는 골드미세스의 감정을 정말 멋지게 표현했다고 느낀 부분이다.



-사치란 좋은 것이구나, 좀 더 호화로운 사치는 얼마든지 있겠지만, 확실한 남자가 있고 나도 그 남자가 좋고 그 남자도 나에게 반해 있다는 것은 사치의 극치가 아닐까?


-채워지리라는 기대가 있는 고픔...이것이 바로 최고가 아닌가!


-이렇게 아름다운 육체가 마침내 늙어져서 다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무참하게 시들어 버리다니...믿을 수가 없다.


-여자는 모두 이렇게 생각하는 사이에 조금씩 늙어가는지 모른다. 그리고 아주 조금씩이므로 본인은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설령 알았다 하더라도 '믿을까 보냐' 라고 필사적으로 외면하는지도 모른다.


-더이상 젊지도 않고, 그렇다고 억지로 끌려가는 노화에 몸을 맡기는 포기도 하지 못하고, 도망치려고 몸부림치며 짙은 화장과 가발로 눈속임하려는 여자가 나도 되는 걸까?


- 추잡한 색정광에, 남자 뒷꽁무니나 쫒아다니는 천한 여자. 마음은 간살과 술책으로 가득찼고,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추한 그림자가 덕지덕지 들러붙기 시작했는데, 자기는 아직 젊다고 착각하고 있는 그런 중년 아줌마가 된다면 사람들은 얼마나 경멸할 것인가!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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