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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4.16 잉투기 - 잉여들의 삶의 목적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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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013년에 한번 보았던 영화인데, 최근 "응답하라 1988" 로 인기몰이 중인 여배우 "류혜영" 의 필모그래피를 따라가다 보니까 다시 한번 보게 된 영화이다.


1000만 관객 영화가 나오는 세상인 만큼 다양한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공개되면 좋겠는데, 그게 참 어려운 일이다.


역시 어렵게 만들어진 독립영화 "잉투기" 역시 어렵게 개봉했고 그렇게 사라졌다.


이해가 가지 않는 제목과 포스터만 보면 재미없는 애니메이션인가...싶을 테지만, 잉여인간들 사이에서는 나름 HOT 하다고 할수 있는 다양한 소스들이 버무려져 있는 한국 키치 영화의 결정판이라고 할수 있겠다.


"ING 투기" 를 뜻하는 제목 "잉투기"키보드 세상에서 찌질대는 잉여인간들이 온라인의 뒤에 숨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격투기의 장(場)을 말한다.


스무살이 넘도록 리니지 아이템이나 팔면서 찌질이 인생을 살던 주인공은 잉여들의 성지인 "DC인사이드 격투기 갤러리" 에서 "칡콩팥" 이라는 아이디로 허세를 떨면서 까불다가 역시 격투기 갤러리 아이디 "젖존슨" 에게 기습적인 현피(현실PK)를 당해서 엉망으로 얻어맞는 모습이 핸드폰 영상을 통해 전국에 뿌려지고, TV 뉴스에도 나와서 극도의 대인 기피증으로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한심한 아들을 바라보면서 어머니는 이민을 결심하고, 칡콩팥은 젖존슨에게 복수하겠다고 결심하고 그의 뒤를 조사하는 한편 격투기 갤러리의 이종격투기 체육관에서 격투를 배우기로 한다.


집이 부자이지만 역시 잉여의 삶을 살던 절친 "쭈니쭈니" 와 체육관 관장의 조카이자 격투가 여고생인 "영자" 까지 추격과 복수극에 가담 하지만 역시 제대로 되는 것은 없고, 젖존슨 역시 잉여의 삶을 살다가 현실세계에서 사라진다.


현실에서 도피하며 복수에 집착하는 찌질이 칡콩팥.

친구따라 시작한 이종격투기에서 생기를 느끼게 된 잉여 쭈니쭈니.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먹방VJ의 이중생활을 하는 여고생 영자.


다양한 상황의 잉여인간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고군분투 하는 모습을 인터넷 세대의 언어로 유쾌하게 그려내고자 한 것이 감독의 의도였던것 같지만...


사실 영화 자체는 별로 재미가 없다.



앞서 말한대로 이 영화를 다시 본 이유는 여배우 "류혜영" 의 초기 출연작이기 때문이다.


91년생인 그녀의 몇 안되는 주조연 작인데, 사실 이전에 2012년에도 "잉투기" 의 감독 "엄태화" 씨의 영화 "숲" 에서도 주연으로 출연했었고, 역시 "잉투기"의 주인공이 "엄태구" 씨와도 같이 출연했으니 나름 큰 인연이 아닐 수 없다.


단편영화 "숲"으로 의기투합헀던 이들은 그해 "미장센 단편영화제" 에서 대상을 수상하였다.


어쨌든 인연이 이어져 두작품에서 만난 이들은 나름 깔끔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고 있는데, 사실 여기서 여주인공 "류혜영" 의 캐릭터는 크게 튀거나 주목받을 만한 건덕지가 없다.


오히려 남주인공 "엄태구"의외의 연기력에 놀라게 되는데, 그는 최근 내가 보았던 "소수의견, 차이나타운, 베테랑" 등 굵직한 상업 영화에서도 인상깊은 조연으로 등장해서 눈에 익었었기 때문에 긴호흡으로 연기하는 그의 이번 역할에 주목하게 되었다.


아...눈빛이나 연기는 나름 괜찮은데 문제는 발성이...

너무 허스키하고 낮은 음색은 대사 전달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감독인 "엄태화" 씨와 주인공 "엄태구" 씨는 친형제 지간이다.


충무로의 유명한 형제 감독,배우 사이인 "류승완, 류승범" 에 이어서 또다시 형제 감독,배우 로서 같이 성장해 나아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되는 인터넷 세상에 대한 부분도 이야기를 해보아야 한다.


이종격투기, DC인사이드 폐인, 먹방, SNS... 많은 소재들이 영화의 중요 메소드가 되는데, 이게 생각보다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는 못하는 것 같아서 아쉽다.


바츠 해방전쟁이 뭔지...이종격투기 카페 정회원 되기가 왜 어려운지...모르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전국민이 인터넷,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만 그만큼 개방화된 세상에서 또 개인적이 되어간 사람들은 공감대 형성에 어려움을 느낀다.


우리가 7,80년대 청춘 영화를 보면서 만화책, 떡볶이, 영화관, 팝송...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만큼의 공감대를 이 소스들이 제공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니아들의 문화로 치부되고, 소수의 열광 만을 받을수 밖에 없어서 안타까웠다.


어쨌든 감독과 배우들 모두 앞으로 성장해서 다음에 다른 곳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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