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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은 어떤 만화인가!

전작인 "언플러그드 보이"의 인기에 힘입어 1998년 잡지 연재로 복귀한 "천계영"의 두번째 작품 "오디션"은 순정만화임에도 불구하고 나같은 남정네도 좋아할 정도의 재미있는 소재와 뛰어난 완성도를 가지고 한국 만화계를 뒤흔들었고, 순정만화로서는 드물게 단행본 全10권의 판매량이 비공식 100만권을 넘었을 정도의 초인기작이었다.

때문에 2000년에 "오디션"이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는 말을 들었을때 원작 만화의 팬으로서 누구보다 기뻐했고,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스타프로젝트2002"에 선정되는 등 낭보가 잇따라 들려옴에 따라 기대감 또한 커져 갔었다.

하지만 1년...2년...
시간은 하릴 없이 흘러만 갔지만 어디서도 "오디션"의 개봉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2007년이 되어서야 짧은 예고편 트레일러 동영상이 공개된다.

그동안 제작비 조달에 많은 문제가 생겨서 조금씩 만들어지다 중단되고...하다가 겨우 겨우 제작사인 "(주)라스코엔터테인먼트" 의 자체 펀드에 의해서 제작이 지속되었던 것이다.

어찌어찌 제작된지 10년이 지난 후에야...
2009년 12월 21일에 대망의 극장 개봉을 맞았으나...

10년의 세월동안 관심의 밖,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지워져버린 과거의 화제작 따위를 받아줄 배급사는 없었다.

결국 나라에서 헛바람을 불어 넣은 전력이 있으니 어찌어찌 개봉은 해야 하니까 선택된 곳이 비상업적 애니메이션 전문 상영관인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개봉이 확정 되었다.

10년만의 개봉이 치욕적인 단관 개봉이라니...

하지만 그 결과물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독자, 관객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었다면 지난 10년의 세월이 보상 받았을 지도 모른다.

그런 마음으로 나이 31세의 부끄럼쟁이 남정네가 황금같은 토요일 오후에 혼자서 저 멀리 남산 중턱에 있는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까지 발걸음을 옯겼던 것이다.
(관객은 나까지 포함해서 5명... ㅠ.,ㅠ)

그러나 이 영화는 "차라리 개봉되지 말았어야 했다" 라는 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다.


1. 영상.

이렇게 엉성한 작화가 있을 줄이야...

미술감독을 일본 "IMAGE ROOM JIRO""고노 지로"가 했다고 하는데, 내 눈에는 80년대 제작된 "독고탁, 설까치" 시리즈에 비해서 단 한발도 앞서지 못한 것 같다.

일단 캐릭터 디자인은 원작 만화에서 가져왔으니 별다른 불만은 없으나, 그들의 옷은 왜 항상 같은 옷인가???

그리고 21세기 애니메이션에서 다들 모션캡쳐다 뭐다 난리인데...

"오디션"의 주인공들은 말을 할 때든, 노래를 할 때든...입만 벙긋거릴 뿐이고, 악기 연주하는 손도 오사카의 "쿠이오다레" 인형만도 못하게 손만 휘적거릴 뿐... 단 한군데도 음악과 싱크가 맞는 곳이 없다.

지나친 프레임의 절약으로 인해 롱테이크의 배경 파노라마 샷이나 극단적인 줌인, 줌아웃 샷이 많은데, 역시 8~90년대 TV 애니메이션에서나 보던 테크닉이다.

결정적으로 음악이 소재이다보니 여러차례 등장하는 오디션 장면과 엔딩의 결승전 장면의 화려한 무대를 기대했으나...50년대 가요무대를 연상시키는 싸구려 장면이라니...


2. 각본.

앞서 2009년작인 "썸머 워즈" 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한 글을 쓰면서 "시대에 뒤떨어진 2D 애니메이션이라도 제대로 된 메세지, 스토리 텔링이 있다면 성공한다" 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물론 "썸머 워즈"는 흥행에도 성공했고, 전세계 영화제에서 27차례나 수상을 하는 등 인정을 받았다.

기술과 자본에서 밀린다고 해서, 이 거지같은 스토리의 변명이 되지는 않는다.

10권의 내용을 90여분에 줄여내는 과정이 힘들긴 했겠지만, 그것은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면 누구나 겪는 어려움일 뿐이다.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스토리 각색 작업을 일본의 유명인인 "신세기 에반게리온, 슬레이어즈" 시리즈의 "마쯔조노 히로시"에게 맡겼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돈도 없는데 외국인의 손까지 빌려야 했을까?

아니, 그랬다 하더라도 결과물이 좋으면 이해라도 하련만...
이런 개 쓰래기 같은 내용을 써 놓고 돈 낭비를 했으니 욕을 먹어도 변명할 수는 없으리라.

"국철, 황보래용, 류미끼, 장달봉" 의 4명의 천재 음악소년이 주인공인 영화에서 그들 각자의 배경과 사연들은 극소로 축소되고, 어이없는 경찰 "왕오삼" 과의 추격전 같은 장면에 시간 낭비를 하지를 않나!!!

오디션 과정에서 주인공들에게 충격을 주고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 주는 적인 "청학동 댕기즈, 카스트라토 민호, 천사표밴드" 들의 에피소드와 노래들이 너무 대충 넘어간다는 점도 용서할 수 없다.


3. 연출.

결국 연출자인 "민경조"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음악 영화(애니)에서 극단적으로 음악을 배제하면 무엇을 보고 듣고 느껴야 한단 말인가???

심지어 주인공들인 "재활용 밴드"의 노래 조차도 노래 제목도 제대로 등장하지 않으며 몇차례의 오디션 과정에서도 완곡이 나오는 장면은 한번도 없었다.

"박혜경, Crash, 닥터코어911, 허규, 한상원, Every singlday, Sugar donut, L'arc~en~Ciel"한국, 일본의 유명 가수들을 불러다가 OST를 만들어 놓고서는 그것을 활용도 못하고 버리다니...

그리고 일본 "도에이동화" 에서 일도 하고, "심청이, 장금이의 꿈" 등도 작업했으면서 이런 시대착오적인 연출 기법과 화면 때깔은 어쩌란 말이냐!!!


10년의 제작기간과 2010년이라는 개봉 시점이 부끄러울 정도이다.

그래서 "개봉하지 않는 것아 나았다" 라고 평가하는 것이다.

오죽하면 원작자인 "천계영"씨도 완성된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겠다고 했겠는가!!!


"원더풀 데이즈, 마리 이야기" 등 성공은 못했지만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한국 애니메이션이 몇편 있은 후에 정말 오랜만에 극장 개봉하는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기대가 컸었는데...

이젠 정말 한국 제작의 애니메이션이 극장에서 개봉되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 같다.

미국,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영화에는 능력있는 한국 스텦들이 참여하고 있는데...한국의 현실은 이렇게 암울하다니...


어쨌든 나도 사명감 때문에 남산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 까지 찾아가서 보고 왔지만, 결코 남들에게 권하기는 쉽지 않다.

원작 만화 "오디션"을 정말 재미있게 본 사람만 가서 보세요~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 4호선 명동역 1번출구, 남산방면 도보 5분거리.
-관람료: 성인 6000원, 청소년,어린이,조조 5000원.
-상영시간: 평일 12:50, 14:40, 16:30, 18:20 (1일 4회 상영)
                주말 : 11:00, 12:50, 14:40, 16:30, 18:20 (1일 5회 상영)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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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얼마 전에 현대 영상 기술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영화 "아바타"를 IMAX 3D로 보고 와서 전율과 흥분을 느끼며 생각한 것은 "21세기를 맞은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변하고 발전하여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형문자부터 시작해서 그림과 문자로 이야기가 전해내려오기 시작한지 수천년이 지났건만 여전히 우리는 단순히 글자의 나열로 이루어진 책을 보면서 흥분하고 감동하며 눈물 짓기도 한다.

결국 "감정이라는 비논리적이고 비효율적인 요소를 가진 인간" 이라는 동물은 현란한 시각효과와 3D를 넘어선 4D를 구현해내는 세상에서도 그 불안정한 요소 때문에 움직이기도 한다.

"움베르토 에코" 의 명저이자 "장 자끄 아노" 에 의해 동명의 영화로 제작된 "장미의 이름" 에서 독을 뭍혀 숨겨놓은 책은 왜 "아리스토텔레스""시학: 희극편" 이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볼 일이다.

글,음악,그림,영화...결국 모든 표현물에서 중요한 것은 "메세지" 이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이 되는 요소에 충실하게 되면 수천년의 시간이 흐르고 사람의 시청각을 현혹하는 기술의 발전이 앞을 가리어도 "사람의 감정" 은 움직이게 되어있다.


일본에서 때늦은 2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썸머워즈"는 몇년 전 "시간을 달리는 소녀" 라는 2D 애니메니션으로 전세계 영화제 27회 수상이라는 믿을 수 없는 쾌거를 올렸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2009년 최신작이다.

앞서 말한 "아바타"에 비하면 수천분의 일에 불과한 제작비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그 결과만으로도 가치를 증명하지만, 한국에서는 개봉관이 적은 데다가 상영기간이 짧아서 많은 사람들이 만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8월1일에 일본 개봉이었는데 8월13일 한국 개봉이었다는 점은 매우 기쁜 일이었다!)


내용은 뭐, 찾아보면 다들 알겠지만 영화사에서 제공하는 시높시스를 간단히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최첨단 보안기술로 만들어진 ‘OZ’는 핸드폰, 컴퓨터, 게임기 등으로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는 사이버 가상 세계. 전 세계 누구나 개인 ‘아바타’를 통해 쇼핑, 영화나 음악 등 현실과 똑같은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교통, 의료, 소방 등 공공서비스 뿐만 아니라 각국의 군사, 행정까지 조절할 수 있는 ‘OZ’는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세계였는데…

나 ‘고이소 겐지’ 17살. 특기는 수학이지만 수학올림픽 국가대표에 실패하고 지금은 ‘OZ’의 서버관리 아르바이트로 무료한 여름방학을 지내고 있다. 어느 날, 나의 짝사랑 ‘나츠키’ 선배로부터 약혼자 노릇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아 선배의 고향 나가노 우에다에 내려가게 된다. 시골마을에서 만난 90살의 할머니와 27명의 대가족과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나에게 날아온 한 통의 문자 메시지. 천재수학 소년의 명성을 걸어 수수께끼 숫자의 메시지를 하룻밤에 해석한다! 그것이 ‘세상의 위기’가 될지도 모르고… 다음 날, 모든 시스템이 마비가 된 ‘OZ’와 현실 세계. 심지어 내가 이 혼란을 일으킨 범인으로 지명수배되다니! ‘OZ’는 정체불명의 침입자로 붕괴되어 현실 세계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나 ‘고이소 겐지’ 17살, 그리고 27명의 대가족은 인류의 운명을 걸어 일생일대의 여름 전쟁에 나선다!



참 흥미로운 점은 2D 애니메이션이라는 점 이외에도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세상의 발전에 따라 "OZ"라는 가상공간에서 모든 것이 가능한 시대이지만 영화의 주무대가 되는 곳은 일본 나가노의 시골이고, 주인공은 요즘 세상과는 맞지 않는 4대가 모여사는 27명의 대가족에게 둘러싸이게 된다.

세상의 위기가 왔을 때 분연히 떨쳐 일어난 90세 할머니의 무기는 아날로그 전화였고, 세상을 구한 것은 결국 가족의 단결된 힘이었다.

심지어 가상공간 "OZ" 에서 나쁜 놈인 AI "러브 머신" 과 싸우는 방식은 "고스톱" 이다...

이쯤되면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바보라도 감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작품이 쉽게 제작되고, 극장에 걸리고, 흥행을 할수 있는 환경을 갖춘 일본이 부럽다.

대표적인 2D 애니메이션이면서도 전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동화적 내용과 친환경적 소재로 만들어졌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 스튜디오가 있는 나라...일본.

한국에서는 몇일 전에 아무도 모르게 "천계영"씨 원작의 "오디션"이라는 2D 애니메이션이 제작된지 10년만에 겨우겨우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단관개봉한 일이 있었다.

국가 시책으로 콘텐츠를 정해서 지원해준 작품도 이런 꼴이 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만 한국 영화계를 생각하면 십자가에 못 밖아야 할 인물중에 "심형래, 장선우" 감독이 있다.

그들은 한국의 우수성을 내보이는 일이 무조건적인 규모의 확대와 기술의 전시라고 생각하고 엄청난 돈과 시간을 영화에 쏟아 부었으나 실패하여 한국 영화계를 암흑기로 이끈 감독들이다.

"심형래"는 바보로 남았으며, "장선우"한국 영화 역사상 최악의 영화, 영화계의 재앙 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남들이 하는 걸 쫒아서 앞지르는 것도 의미는 있지만 남는 것은 없다.
애초에 기반과 단위가 다른데 뛰어드는 것 부터가 무리이다.

차라리 돈도 안들면서 모든 극과 재미의 완성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스토리텔링"에 힘썼다면 훨씬 나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한국에서 "아바타, 반지의 제왕" 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워낭소리, 똥파리" 같은 영화를 만들 것인가?

어느 것이 옳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한국 영화의 방향성은 항상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있어야 겠다.


어쨌든 "썸머워즈" 영화 자체는 매우 재미있게 봤지만...
요즘의 "오디션" 을 생각하면 극도로 우울해져서...

상관없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재밌다는 말이니까 꼭 찾아서들 보세요~~~

기회가 된다면 남산의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 가서 "오디션"도 봐 주시구요 ㅠ.,ㅠ
(4호선 명동역에서 가까워요~)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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