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져야 한국 영화계가 풍성해지고 볼거리가 많아질테고 다양한 취향을 가진 관객들을 끌어들여서 발전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업 영화는 돈을 대어주는 스폰서들의 입장과 영화를 배급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배급사의 입장까지 여러 군데에서 의견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에, 막말로 박찬욱, 최동훈, 봉준호 아니면 자기 마음대로 영화 만드는 감독은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영화제작사를 차리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투자자는 필요하니까 쩝...
그런 면에서 규모가 작은 독립영화계는 조금 더 자유롭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 정도의 돈으로도 장편 영화를 제작할수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화 된 촬영 기재 덕분에 필릅값도 안들고, 장비 대여료도 그리 비싸지 않고 인력도 최대한 줄일수 있으니 제작환경은 작은 영화에 더욱 유리해져 가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한것 같다.
어쨌든 서설이 길었는데, 그만큼 이번에 본 영화에 대해 하고싶은 말이 없다는 방증이다.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 라는 영화는 "이상화" 씨가 각본, 감독, 촬영까지 도맡아서 만든 거의 1인 영화라고 보아도 되는 정도이니 앞서 말한 독립 영화 환경에서 제대로 만들어진 작은 영화라고 할수 있다.
두번째 사진이 영화의 한 장면이다.
감독이 혼자서 각본, 감독, 촬영까지 해내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이 영화는 모노드라마를 제외하고는 가장 적은 인물이 출연하는 영화일 것이 분명한 것이....위의 두사람이 등장인물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화의 배경 또한 위의 한적한 산장? 펜션? 이 전부이다.
자...여기까지만 보면 진정한 독립영화 제작 정신에 따라서 작은 자본으로 감독이 여러 역할을 맡고 등장인물은 단 2명에 촬영로케 따위는 없는 한곳에서 촬영된...제대로 작은 영화라고 판단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전부라는 점이다.
영화에서 중요한 플롯, 서사, 인물, 대사...뭐하나 건질 것이 없다.
영화는 7년동안 한여자를 기다려온 남자가 그녀를 만나서 기절시키고 외딴 산장에 끌고와 괴로워 하다가 웃다가 라면끓여 먹고 술마시다가 여자 옷 벗기고 만지다가...결국 죽은 시체를 끌어안는 것이 전부이다.
차라리 플롯만 잘 살려서 15분 정도의 단편영화로 만들어서 어디 단편 영화제에 같은 곳에 출품이라도 했다면 좋았으련만...
도대체 왜 90분이라는 시간을 저 연기도 못하는 남자가 혼자 바보짓 하는 걸로 채워야 했을까?
그리고 어느 관객이 초반의 흥미를 5분도 안되어 잃어버리게 하는 단순하고 재미없는 영화를 90분이나 참아가며 봐줄거라 생각했을까?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고 감독과 영화사의 생각이 궁금해진 나는 직접 조사를 해보기로 하였다.
이 영화의 평론가 리뷰는 볼수가 없고, 인터넷에도 3명의 블로거가 나와 비슷한 감정을 토로하며 비판하는 글이 있을 뿐이었다.
제작사인 "신유필름" 블로그에 가보니 이 영화는 여자 나체가 계속 나오지만 에로영화는 아니다...라는 포스팅이 있고, 전체 방문객은 내 블로그의 1/10도 안되는 2만명 정도였다.
아...
그리 큰 기대를 했던 것도 아니었지만 내 예상보다도 더 허접한 영화 였구나.
예전에 본 "우리들의 헤어진 여자친구" 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영화의 감독인 "이광호" 감독은 이영화가 처음이자 마지막 영화였지만 정말 재미있게 보았었고, 역시 평론가 리뷰는 보기 힘들지만 네이버 네티즌 평점은 8.4에 빛나는 숨겨진 명작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 의 평점은...4.0이다.
그리고 심지어 "이상화" 감독은 필모그래피를 계속 이어나가서 "위험한 유혹: 추억이 떠나면 외로움만 남는다, 은밀한 방문자, 비밀: 아내의 남자" 등의 영화를 더 찍었고 세 영화의 평점들 역시 2.9~2.2~4.2 정도에 분포하고 있다.
제작사 블로그에는 4부작 시리즈로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 가 이어질 것이라고도 한다.
하지만...보고 싶은 마음이 없다.
한국영화에 넓은 마음을 가지려고 하지만...음...오늘 입은 내상은 좀처럼 쉽게 사라질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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