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2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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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성 문구가 포함되어 있을지 모르니 주의하세요)
만화를 좋아하여 20년째 만화방을 다니고 서재에 1400권의 만화책을 소장하고 있는 지뇽군.
만화의 특성상 2D의 세계에서 펼처지는 서사인데, 오리지널 스토리가 가지는 문학적 가치와 더불어 미술적 소묘와 구도가 입혀지기 때문에 얻는 구체화된 이미지 때문에 종합적 예술로서의 가치는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거기에 운동성과 음악이 덧입혀 진다면 얼씨구나~ 할 일이니 환영 할만하고, 영화라는 수단을 채택한다면 반복성, 재연성이 확보되니 더욱 좋은 일이다.
그러니 소설이든, 시나리오든, 만화든...영화로 만들어 진다는 것은 현존하는 최고의 표현력을 가진 매체로 제작된다는 뜻 아닌가!
그러나 만화가의 세계 에서도 본인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자신의 작화로 발표하는 1인 만화가가 있는가 하면, 작가와 만화가가 만나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2인 체제도 있다.
영화계에서 본다면 모든 작품이 자신이 쓴 오리지널 스토리인 감독은 독립영화나 예술영화에 밖에 없을 것이다.
"홍상수, 김기덕, 양준익, 류승완"...등이 그러하고 의외로 "최동훈,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등 유명 감독의 경우 대표작들이 본인 각본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끼"의 감독을 맡은 "강우석" 감독은 매우 어중간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완전한 오리지널 스토리를 만든 작품은 "스무살 까지만 살고싶어요, 모래성" 등으로 스스로 각본 능력이 있으나, 흥행과 명성을 가져다 준 "실미도, 공공의적, 한반도" 등의 경우에는 타인의 각본을 만든 것이다.
본래 타인의 각본을 자신의 영화로 만들 때 감독은 "자기만의 스타일" 로 만들기 위해 시나리오에 가감을 하거나 수정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각색" 이다.
여기서 따져 보아야 할 것이 있는데 "강우석은 원작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감독이었나?" 라는 점이다.
"시네마서비스"라는 90년대 대한민국 영화계를 좌지우지 헀던 거대 영화기획, 유통회사를 가지고 있던 그는 자신의 영화 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 화제작에서 "기획, 제작" 을 하게 되는데, 그의 영향력이 영화에 미치지 않았을 리는 없다는 점에서 앞선 물음에 회의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번에 영화화 된 "이끼"의 경우, 만화가 "윤태호"씨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자신이 그린 1인 만화가 체제의 명작품이다.
출판만화 시대부터 내공을 쌓은 "윤태호"씨는 21세기 웹툰에서 자신의 능력을 재개발 하여 기존의 출판, 활자 만화 시절의 제약된 지면과 컬러에서 벗어나 컷의 구분을 넘어설수 있는 광활한 화면을 배경으로 극단적인 컷구성과 연출을 시도했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 분위기에 맞는 색을 입혀 실제감과 현실감을 살렸으며, 만화의 장점인 상상력을 통해 자신의 머리속에 있는 자질구레한 설정을 화면에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한마디로 "이끼" 는 그 자체로 "윤태호" 이다.
그 외에 다른 것은 끼어들 여지가 없다.
"대한민국 만화대상 우수상"을 수상하고, 총 페이지뷰 3700만건에 빛나는 웹툰의 가치는 그러했다.
이런 작품을 영화화 하는 데는 "최대한 원작을 고스란히 그린다" 거나 "감독 스타일대로 바꾼다" 는 확실한 방향성이 필요했다고 본다.
하지만 앞서 말한 "이끼" 라는 만화는 "윤태호"라는 장인에 의해 모든 면에서 잘짜맞추어져 단단히 엉여붙은 퍼즐이었기 때문에 그 높은 완성도에 따로 손을 대기 힘든 것이었다.
그래서 독자들은 자체적으로 "이끼"의 감독을 캐스팅을 할 때 일명 "봉테일" 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살인의 추억,괴물"에서 뛰어난 디테일을 보여준 "봉준호" 감독이라던지, 아니면 누구나 딱 보면 "아~박감독!" 이라고 할만큼 자신만의 색으로 덮어버려 원작따윈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는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 혹은 만화 원작 영화로 유일한 성공을 거둔 "타짜" 의 이야기꾼 "최동훈" 감독을 원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영화를 본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강우석" 감독의 "이끼" 는 분명 대작이긴 하지만 각색,연출 어느 부분에서도 감독의 역량은 기대에 미흡했고, 원작을 넘어서지도 못했다.
2시간 43분의 기나긴 러닝 타임 중에도 원작의 소름돋는 스릴과 긴장감은 담기지 못한채 지루한 장면장면의 나열과 연결만이 있을 뿐이었다.
다만 만족할만한 부분은 원작자와 독자들의 바램대로 1순위 캐스팅된 "박해일"씨를 비롯하여, 비열하고 난폭한 이장을 연기한 "정재영", 그리고 곳곳에서 미칠듯한 존재감을 드러낸 "유선, 유해진, 김상호, 유준상, 김준배" 등 배우들의 리얼한 열연이다.
일부에서 "정재영"씨의 이장 캐스팅이 마음에 안든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 외모만 본다면 "양택조"씨가 가장 좋긴 하겠지만 연기력으로 본다면 그리 나쁜 캐스팅은 아니었던듯 싶고, 결과물 또한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한다.
어쨌든 원작인 만화 "이끼"가 워낙 뛰어난 수작이었기에 원작만화와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는 없는 영화임이 분명하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때는 아무도 원작 만화를 찾지 않았는데...정 반대의 경우라고 할 수 있다 ㅡ.,ㅡ
그럼 영화를 보신 분들은 원작만화(현재 4권까지 단행본 발매중)를 꼭 찾아 보시고, 아직 만화,영화 둘다 보지 못하신 분은 만화를 먼저 보면 영화 볼 때 반드시 실망하실 테니까 꼭 영화 먼저 보고 만화를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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