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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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의 고품격 문화생활 덕분에 고맙게도 한국 창작뮤지컬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되었다.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같은 외국의 대형 뮤지컬은 아니지만 대학로를 중심으로 한국 창작 뮤지컬 또한 활발하게 자리매김 하고 있었다.
괜히 문화 섭렵자인 것처럼 자뻑에 가있는 지뇽군이었지만 아무래도 영화와는 달리 공연은 남자 혼자 보러가기 참으로 애매한 것이 사실인지라 뮤지컬, 연극 쪽은 여자친구가 생기기 전까진 거의 경험해 보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서도 방송,공연쪽에 연이 닿아 있는 20년지기 친구 김X빈 군이 몇번 공짜표를 안겨줘서 2008년에 보게 된 것중에 하나가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라는 뮤지컬이었고, 대형 유통회사에 다니는 누님을 둔 직장 동료였던 강X균 형님이 주신 공짜표로 두산아트홀에서 보았던 뮤지컬이 "형제는 용감했다" 였다.
이번에 여자친구가 예매해서 보게 된 "김종욱 찾기"라는 뮤지컬까지 보게되니, 대학로에서 가장 잘나가는 한국 창작뮤지컬 3편을 모두 보게 된 것이다.
이 3편이 무슨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왜 잘나가는지 그 이유에 대해 말해 봅시다.
위의 3 작품은 모두 "장유정"이라는 한명의 작가가 쓴 작품이다.
1976년생인 "장유정"씨는 서울예대와 함께 국내 상벽을 이루는 공연예술전문학교인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출신의 젊은 극작가 이다.
그런 그녀가 대학 졸업작품으로 쓴 것이 바로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였고, 일개 학생의 작품이었던 그것은 10년 가까이 전국에서 공연되며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그녀의 될성 싶은 떡잎은 찬연히 빛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후에 만든 작품들이 "김종욱 찾기"와 "형제는 용감헀다"인데, 이 작품들 또한 시작은 소극장 공연이었지만 그 완성도와 인기는 대단했다.
-2006년 제12회 한국 뮤지컬대상 "최우수 작품상, 작사극본상" - 오! 당신이 잠든 사이
-2007년 제1회 더 뮤지컬 어워즈 "작사극본상" - 김종욱 찾기
-2008년 제2회 더 뮤지컬 어워즈 "베스트소극장뮤지컬상" - 형제는 용감했다
위의 세 작품은 모두 한국 창작뮤지컬을 대표하는 작품이 되어 현재까지도 꾸준히 공연되고 있고, 많은 뮤지컬 시상식에서 수상한 경력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김종욱 찾기"의 경우 초연된 2006~2007 시즌의 수상경력은 화려하기 이를데 없다
-제11회 한국 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오나라), 남자인기상(오만석)" 수상
-제1회 더 뮤지컬 어워즈 "작사극본상(장유정), 남자인기상(오만석), 여자인기상(오나라), 남우조연상(전병욱)" 수상
어쨌든 본의 아니게 "장유정"씨의 유명 작품 3개를 모두 보게 되었는데, 그중에서 "김종욱 찾기"는 조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오! 당신이 잠든 사이"와 "형제는 용감했다"는 기본적으로 "가족"을 소재로한 감동을 목적으로 한 작품이다.
이것이 "장유정" 작가의 똑똑한 점이기도 한데, 예전에 내가 쓴 글 중에 드라마 작가인 "노희경"씨의 책에 나온 구절을 보면 한국 관객, 시청자들의 정신연령은 중학생 정도이다.
자극적인 소재를 이용하거나 몇분에 한번씩 웃기는 장면을 넣어줘야 하고, 마지막에는 배드 앤딩 보다는 다소 식상하더라도 다같이 공감하고 눈물 지을수 있는 억지 감동이 조금쯤은 들어가 있어야 대중들에게 먹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작품만 양산한다고 좋은 작가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김종욱 찾기"의 경우에는 조금 더 타겟이 확실하고 현실적인 뮤지컬로 만들어 졌다.
어느 주간지에서 인터뷰한 내용을 한번 살펴보자.
- "김종욱 찾기"는 일단 접근성이 좋다. 완벽한 데이트 공연이니까. "지금 옆에 있는 놈이랑 잘해봐~, 옛사랑 타령하지 말고 지금 이 공연 예매해준 놈이랑 잘해보란 말이야" 라고 말하는 공연인데 당연히 인기가 많을 수 밖에...
그렇다!!!
이 똑똑한 작가이자 연출가는 대학로에서 공연을 즐기며 데이트를 하는 현대의 젊은이들을 위해(?), 아니 그들을 노리고 이 작품을 만든 것이다.
어차피 연인과 공연을 볼 것이라면 공포물, 가족물...따위는 엿 바꾸어 먹고 이런 연애물을 보는 것이 당연하다고 사람들은 생각하겠지.
심지어 "추억은 개뿔~,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 최고!" 라고 멋들어진 조언까지 해주니, 공연도 보고 연애 진도도 나가고...1석 2조가 아니겠는가!
작품성과 완성도 또한 그리 빠지지 않는다.
소극장이라는 배경과 남,여 주인공 이외에는 22가지 역할을 하는 멀티맨 까지 단 3명 뿐인 출연인물 탓에 "초라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오만석, 엄기준, 원기준, 신성록, 전병욱, 박동하, 김무열, 김재범..." 등의 뮤지컬계 슈퍼스타들이 선택했을 정도로 멋진 작품이고, 그들이 연기한 공연은 큰 무대와 효과장치 없이도 배우 3명이서 시간과 공간을 꽉 채울수 있을 정도였다.
(내가 볼 때는 "윤현민, 손미영" 씨가 주연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대중들과 엔터테인먼트계에서 인정했기에 자본을 투자받아 2010년에 "임수정, 공유" 주연으로 "김종욱 찾기"가 영화화 되기에 이르고, 원작자인 "장유정"씨가 감독을 맡게 되었다.
(그녀의 대학 전공이 연출과였기 때문에 감독직에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다)
와~~짝짝짝!!!
정말 축하할 일이다^^
요즘 세상에 몇만원의 돈으로 양질의 문화 공연도 관람하고, 연인과의 사랑을 발전시킬 기회를 찾을 수 있는 데다가, 한국 창작 공연예술계 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꼭 대학로에 가서 직접 관람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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