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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다량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난 가난한 소시민 이지만, 기다렸던 영화는 개봉일에 보는 주의라고 앞서 말한 바 있다.


100분이 넘게 IMAX 필름으로 촬영된 이 영화는 반드시 IMAX에서...그것도 가장 큰 용산 CGV IMAX에서 보아야 했기 때문에 예매가 풀린 날 하루종일 컴터와 스마트폰으로 예매버튼을 눌렀었고, 결국 개봉일인 19일 저녁 8시 좌석을 예매하고야 말았다!!!

(어찌나 기뻤던지 ㅠ.,ㅠ)


회사가 끝나기도 전에 뛰쳐나와 헐레벌떡 앉은 자리에서 전설의 마지막을 확인한 기분은...정말 행복했다.


나뿐 아니라 모든 관객이 영화가 끝나자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대다수가 자리에 앉아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여운을 즐겼다.


영화를 매우 많이 보는 편이지만, 이런 경우는 별로 없었는데...모두 나와 같은 기분 이었겠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맡은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라고 볼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이 영화에서 확실히 이야기를 끝맺음 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특히 전작인 "다크나이트" 에서 투 페이스 "하비 덴트" 에게 영광을 돌리고 스스로 악인이 되어 다크 히어로가 되는 우울하고 먹먹한 내용이 이어져 이번 영화에서야 비로소 해피엔딩으로 끝난 다는 점에서 팬들은 환호를 지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조금 진부하고, 몇가지 복선이 너무 의도적으로 드러나서 미리 눈치 챈 관객이 많기는 했지만, 종반부에서 배트맨이 또 한번 자신을 희생하고 고담 시민들을 살리는 장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움에 신음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자기희생" 이 반복적으로 "크리스토퍼 놀란" 의 배트맨 시리즈에서는 그려져 왔었기 때문에 실의에 빠져 시니컬해진 배트맨의 부활과 희생, 그리고 자유를 보는 관객들의 감정이입은 고조되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마치 "내 영웅을 그만 괴롭혀!!!" 라는 우리 희망이 이루어진 기분?



그리고 이 "희망" 이라는 단어가 이번 "다크나이트 라이지즈" 의 주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앞선 "다크나이트" 에서는 인간의 善 과 惡 에 대한 고민과 판단에 대한 책임을 너무 진지하고 무겁게 다루었다면, 이번 "다크나이트 라이지즈"앞편의 善 에 대한 기대를 저변에 깔고 위기와 극한 상황에서도 정의가 이루어지고 희생이 보답받는 다는 "희망" 이 이야기 되고 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모든 현실에 시니컬하고 가치를 매도하는 "캣 우먼" 과 무식하게 정의와 진실만을 외치는 순진한 경찰 "존 블레이크" 가 등장하는 것이다.



근데 스토리의 진행상 그다지 "희망" 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하게 작용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일단 "조커" 가 악행을 일삼는 이유가 인간의 성악설에 기초한 추악한 진실을 드러내어 폭로하려는 의도였다면, 이번 악당인 "베인" 이 악행을 하는 이유는 단지 "라스 알굴" 과 그의 딸 "미란다 테이트"카오스 주의에 따른 심판론을  반복 실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주제에 대한 대립이나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죽고 나서도 배트맨을 굴레 빠뜨리고 괴롭히는 "조커" 와 달리 "베인"그냥 배트맨과 힘과 힘의 대결을 펼치는 평면적인 악당의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덕분에 스토리 라인은 조금 더 단순해 져서 이해하기도 쉬워지고 행복한 결말에 대한 또 다른 복선과 스토리 전개가 가능하게 되긴 했지만...



이야기가 너무 스토리 쪽으로 빠지긴 했지만 다시 하드웨어 쪽으로 넘어와서 말해 보자면, 이제 "크리스토퍼 놀란"2D 세계의 제왕이 된 것 같다고 판단된다.


한때 엄청난 자본을 쏟아 부어 황제가 되었던 "제임스 카메론, 피터 잭슨" 등의 감독은 CG와 3D의 세계로 넘어갔고, 기발한 상상력과 카메라 웍을 보여주었던 "워쇼스키" 감독등은 재기하지 못하고 있다.


고집스러운 세트 촬영과 10000명이 넘는 엑스트라 동원, 실제 건물과 풋볼 경기장의 폭발과 파괴...


"다크나이트" "인셉션" 에서 완성된 환상적으로 관객을 일체화 시키는 카메라 웍...


그리고 그것을 극대화 하여 각막에 쏟아 부어주는 IMAX 촬영 화면...


감독 으로서는 돈을 아끼지 않고 펑펑 써 대면서 대작을 만들었으니 정말 뿌듯헀을 것 같다.


그것에 곁들여지는 "한스 짐머" 의 음악은 여전히 발군이지만, 솔직히 "다크 나이트" 때에 묘하게 신경을 자극하면서 감정을 때리는 음악에 비하면 조금 평이하지 않았나...싶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배우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 보자면, 역시나 우리의 주인공 "크리스챤 베일" 은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


전작에서는 불세출의 천재 배우 "히스 레져" 때문에 빛을 못 보더니...이번에도 개고생 하면서 찍었는데 그 공은 새로운 히로인 "앤 해서웨이"놀란 감독의 페르소나로까지 여겨지는 배우 "조셉 고든 레빗, 마리옹 꼬띠아르" 등의 호연에 가려져 버렸다.


특히 우리 "앤 해서웨이" 양은 정말 너무너뭉 예쁘고 섹시하게 캣 우먼을 연기하여서, 배트맨 뿐만 아니라 관객 까지도 그 치명적인 배신의 가시가 돋힌 아름다움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조셉 고든 레빗" 은 요즘 정말 핫~ 한 배우인데, 앞서 "스파이더맨" 이야기를 할 때 "마크 웹" 감독이 "500일의 섬머" 를 같이 찍어 놓고 그를 계속 쓰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 했었다.


"크리스토퍼 놀란" 은 그런 그를 스카웃 해서 "인셉션" 에서부터 계속 기용하고 있으며, 이번 영화의 에필로그에서 보여지듯이 만약 이후 배트맨 시리즈가 계속 제작 된다면 "로빈" 의 역할로 계속 등장할 것이다.


뭐 놀란 감독 자신으로 보여지기 까지 하는 고뇌의 배역인 고든 반장의 "게리 올드만" 을 비롯하여, "마이클 케인, 모건 프리만" 등의 노장 배우들의 연기도 돋보였고...



아...할 말이 너무나 많다.


그 감동을 전하고 싶다.


사실 설정상의 헛점이나 스토리 전개상의 무리가 보이긴 하지만 전작 다크나이트가 워낙에 우울했었기 때문에 아무 고민 없이 악당과 싸워 이겨내고 살짝 감동을 줘서 관객의 눈물을 보였다가 보란듯이 해피엔딩으로 끝내는 이런 피날레가 훨씬 재미있게 느껴진다.


설마 이 영화를 보지 않은 분이 이 글을 다 읽었다면 반드시 후회하겠지만...


아직 보지 않았다면 올해 최고의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다는 뜻이니, 빨리 IMAX로 예매하고 달려가세요~~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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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성 문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하시오)
(글 중에서 영화의 설정에 대한 부분은 전세계 여론을 종합하신 DVDprime의 "늑대발"님의 글을 참조하였음을 밝힙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인셉션"을 용산 CGV IMAX에서 보고 왔다.

제작 소식을 들었을 때 부터 커지기 시작한 기대감은 한국 개봉 타이밍을 애타게 기다리게 만들었고, 최초로 열린 왕십리 IMAX를 예약했다가, DVDprime에서 용산 IMAX 예매가 열렸다는 소식이 올라오자 마자 다시 용산 IMAX 주말저녁 황금의 J열을 예매하여 결국은 만족하며 보고 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놀랍고, 무섭고, 허무하다" 는 감정이다.

일단 소재의 독특함에 놀라게 되고, 각본의 치밀하게 얽힌 드라마가 무섭게 다가오고, 놓쳐버린 영화적 재미 때문에 허무한 마음으로 영화관을 나서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일단 놀라운 꿈의 세계에 대해 말하지 않고는 이 영화에 대한 어떤 평가도 할 수 없기 때문에 귀찮고 쓸데 없더라도 다른 평론가, 블로거, 관객들이 다들 말하고 있는 설정상의 부분부터 말해 보겠다.

1. 독특한 소재와 치밀한 각본.

(1-1) 꿈의 세계관.

"타인의 꿈 속에 침입하여 비밀을 캐내고, 잠재의식 속에 생각을 심어놓는다."

위의 한줄로 표현 가능한 "인셉션"의 세계관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16세때부터 생각했던 초안에서 기초하여 25년이 넘는 세월 후에 드디어 영화에 그려지게 되었다.

꿈의 세계를 그려놓기 위하여 많은 가설과 그것에 대한 설명이 필요로 한데, 그것이 얼마나 개연성과 완벽함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영화 성공이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꿈속에서의 자유로움을 보여주기 위해 초반부는 설명적인 내용을 포함할 수밖에 없는데, 마침 작전에 새로 투입된 아키텍터(건축가) "아리아드네" 에게 꿈 세계의 특성을 알려주는 친절한 과정을 통해 독자에게도 "입셉션" 의 세계관을 학습시킨다.

그 자유로운 변형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시간적, 공간적인 "물리학적 법칙" 을 일그러뜨리고, 무시하고, 왜곡시켜야 하기 때문에 반대급부로 그 시공간적 기준과 제약에 대해서도 낯뜨겁게 떠들어 대야 하는 것이다.

"아리아드네" 의 학습 과정에서 "코브" 는 기본적인 꿈 세계를 건설하는 방법과 구성하는 요소들의 내구성(^^;;)에 대해 주입시키고, 과도한 변형과 현실세계의 복제가 낳는 위험성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여기서 친절한 "아서" 씨의 "펜로즈의 계단""킥(Kick)"에 대한 설명이 덧붙여지니 그제서야 멍청한 관객도 대충 세계관에 대한 이해를 마치게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낙하 중력->호텔의 무중력->설산요새의 기울기) 등으로 이어지는 공간적 연쇄 구도가 다음차원까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애매모호함은 얼렁뚱땅 넘어간다.

심지어 시간적인 연쇄 개념 또한 꿈의 단계별로 (10초->3분->60분)식으로 늘어나는 방식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아인슈타인이라도 불러와야 설명이 되려나? @,.@

(1-2) 꿈세계로의 침입.

이런 독특한 설정만 가지고는 드라마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영화의 시나리오는 재미를 위해 다중성의 복잡한 설정과 스토리를 섞어 놓는다.

단순히 "꿈에 들어가서 비밀을 캐낸다" 에서 한발 더 나아간 "꿈에 들어가서 특정 생각을 심어 놓는다" 라는 설정으로 비트는 것이다.

마치 헐리우드 영화의 공식에서 도둑 영화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1차원적인 보물 절도를 초반에 잠깐 보여주고 주요 내용으로 음모,배신 등의 메소드를 가미해서 "되찾기, 지키기, 빼돌리기" 를 보여주듯이 말이다.

또한 한명의 꿈에 침입하는 여러명(영화 설정상에는 꿈 하나에 최대 8명의 인원이 동시 침입할 수 있다) 이 팀이 되는 다분히 시간끌기 및 보여주기 분량 확보식 구성의 헛점에 대한 납득을 위해서 "꿈속의 꿈속의 꿈속의 꿈속..." 이라는 다중 꿈속 설정이 덧붙여 진다.

따라서 영화의 쉬운 이해를 위해서는 맨 위에 포스터 아래에 붙은 표가 필요한 것이다.

이론상으로 8명의 인원이 하나의 꿈에 동시 접속이 가능하고, 하나의 단계(level)에서 직접 꿈을 꾸는 사람 1명은 그 꿈의 세계에 남아야 하므로 결과적으로는 8단계(level8) 까지의 꿈 속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고, 림보는 그 이후의 세계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1-3) 내구성을 제시하는 요소들.

이 부분은 각본가이자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설정과 여러 네티즌들의 토론의 결과물에 아주 소상히 밝혀져 있기 때문에 내가 할 말은 별로 없다.

꿈속에 빠지게 만들어주는 약물 "Somnacin", 8명의 꿈 공유를 돕는 도구 "PASIV device", 꿈속에서 현실과의 차이를 인지하게 해주는 "토템(Totem)", 꿈에서 깨어나 현실세계로 돌아오게 해주는 행위인 "Kick", 꿈의 최저점이자 한계세계인 "림보"...

이런 것들은 Naver, Empas 영화 검색만 해봐도 나오는 설정들이니까 이정도로 넘어가자.

(1-4) 지겨운 결말에 대한 논쟁.

열린 결말은 감독에겐 적절한 타협점이 될 지도 모르지만, 그걸 보고 머리에 쥐나고 복장 터지는 관객들 생각을 좀 해줘야 하지 않을까?

현재 등장한 결말에 대한 논쟁점은 대략 6가지 정도이다.

a.모든 것은 평범한 비지니스맨 코브가 비행기에서 꾼 꿈.
  (실제론 아무일도 안일어났다)
b.약쟁이 유섶의 지하실에서 잠든 이후 코브의 꿈이다.
  (팽이를 돌리고 확인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음, 실제 인셉션작전은 안일어남)
c.실제 인셉션의 타겟은 코브였다.
  (아버지가 맬의 죽음 이후 받는 코브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d.감독이 관객에게 인셉션을 걸었다.
  (꿈과 현실의 구분과 확인점을 명확히 보여주지 않고 관객들을 의심의 림보에 빠트림, 엔딩이후 에디트 삐아프 노래 나옴)
e.인셉션 성공으로 코브가 실제세계로 무사귀환.
  (노말엔딩설인데, 이게 제일 허술해서 말이 안됨, 마지막에 팽이가 넘어지지 않는다)
f.엔딩은 림보에 갇힌 코브의 꿈이다.
  (사이토가 코브만 총으로 쏘고 림보에 남자 현실에서 애들을 만날 가능성이 없어진 코브가 스스로 꿈에 남아 환상을 만들어 냄)

앞서 말한대로 각본을 잘 이해하는 것도 좋지만, 영화 자체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여기서 결말을 가지고 더 논쟁하는 것은 매우 비생산적인 일이므로 그런 일은 다른데 가서 하시죠~^^


2. 어쩔수 없는 旣視感(기시감).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나 새로운 노래가 없다는 말은 맞지만, 설정상 기발함이 승부에 큰 관건이 되는 SF 장르에 있어서는 그런 변명이 쉽게 통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엔드류 니콜" 감독의 "가타카""워쇼스키 형제""매트릭스"는 근래 아주 뛰어난 SF 영화였다).

때문에 안정적으로 시높시스의 완성도와 흥행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아이작 아시모프(아이로봇,바이센테니얼맨,파운데이션), 필립 K.딕(블레이드러너,토탈리콜,마이너리티리포트,넥스트), 아서 C.클라크(2001,스페이스오디세이)" 등의 세계 3대 SF 소설작가 들의 작품들을 가져다가 각색하여 영화화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데뷔작인 "미행""메멘토" 를 직접쓴 각본으로 제작한 "크리스토퍼 놀란"은 대담한 시도를 해왔고, 그것을 인정받은 명감독이라고 할 만 하다.

이번 "인셉션" 또한 독자적으로 창조한 "꿈의 세계"에 관한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연출가로만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 일고 있는 "어디서 본 것 같다...어디서 들은 것 같다..." 는 여론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현재 가장 많이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으로는 외계인에 의한 정신 통제와 기억 조작에 관한 1998년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작품 "다크시티" 와, 가상세계와의 연결을 통해 현실세계와 존재에 고민한 영화 1999년 "조셉 러스낵" 감독의 "13층', 생각한대로 이루어지는 가상세계에서 컴퓨터와의 싸움을 그린 1999년 "워쇼스키 형제" "매트릭스", 두뇌 자극을 통해 뭐든 가능한 가상세계의 신이 되는 1992년 "브렛 레너드" 감독의 "론머맨"... 등이 있다.

자세히 보면 특별한 연관성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꿈,환상,가상세계...)등의 배경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다른 영화들도 한번 눈여겨 볼 만 하다.




3. 놀란 감독의 놀랍지 않은 연출력.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데뷔작인 "미행, 메멘토" 만 해도 스스로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자신의 오리지널 작품이었지만, 이후 명성을 쌓게 해준 헐리우드 대작들은 "배트맨- 비긴즈, 다크나이트" 의 2편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전세계 많은 관객들이 그에게 기대하는 면은 어떤 것이었을까?

일부 평론가나 영화광들은 "기발함, 완벽함, 반전..." 등을 기대했겠지만,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헐리우드 대작의 기억 때문에 대단한 볼거리가 있는 액션 영화일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여겨진다.

내 주변에도 대부분이 위와 같은 생각으로 "인셉션"을 보았다가 기대보다 재미 없다고 실망하고 왔다고 한다.

확실히 2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때리고 뿌시는 장면이 많지는 않을 뿐더러, 가장 꿈속 세계의 특성을 잘 반영한 환상적인 장면들이 주요 액션씬에 배정된 것이 아니라 초반부의 "아리아드네"의 꿈속 세계 건설 연습장면에서 보여지기 때문에 효율성 면에서는 그리 좋은 방향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다만 IMAX 화면을 노린 4K 화면제작과, 놀라운 장소로케, 하려한 배경, 멋드러진 의상...등 흠잡을만한 부분이 별로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때깔을 보여주고 있음에 돈쓴건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꿈" 이라는 소재의 특성상 CG가 어쩔수 없이 쓰인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액션씬 촬영이 실제 촬영을 통해 필름에 담겨졌기 때문에 IMAX 화면에서 보여지는 디테일과 박진감이 CG로 쳐발라도 어색해 보이는 일본,홍콩 영화와는 차원이 다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메멘토" 기발함"다크나이트" 때의 숨막히는 연출이 자연스럽게 섞이지 못하고, 자신이 스스로 쓴 각본에 눌려 연출에 힘을 쏟지 못한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이 가장 잘 표현해야 맞는 일인데, 그것이 마음대로 안되어 성에 차지 않은 작품을 내놓게 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4. 중요한 키포인트이자 감상점인 음악.

(4-1) 한스 짐머.

이 영화는 감독과 배우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

"한스 짐머"라는 작곡가는 "라이온킹, 엘도라도, 스피릿, 샤크, 마다가스카, 심슨가족, 쿵푸팬더" 등의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레인맨, 분노의 역류, 델마와 루이스, K2, 파워 오브 원, 쿨러닝,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등의 드라마 영화에도 참여했고, "크림슨타이드, 피스메이커, 씬레드라인, 블랙호크다운, 태양의 눈물, 진주만" 등의 전쟁영화까지 섭렵했으며, "니나, 트루로맨스, 브로큰 애로우, 더 락, 미션 임파서블, 글레디에이터, 라스트 사무라이, 배트맨 비긴즈, 배트맨 다크나이트, 캐리비안의 해적 全3편, 다빈치코드, 천사와 악마..." 등 수많은 흥행 액션 대작들의 음악을 만들었다.

이젠 "한스 짐머"는 비단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수상을 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엔니오 모리꼬네, 존 윌리엄스" 와 더불어 "영화음악계의 3대 거장" 이라고 부를만한 음악가가 되었다고 봐야 한다.

아니, 상업성으로만 본다면 단연 "한스 짐머"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그가, 3작품에 걸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작업한다는 것은 감독과 음악감독이 서로 잘 맞춰가고 가장 잘 이해하는 시점에서 만들어졌다고 보이기 때문에 기대가 컸었고, 영화음악은 그 기대를 만족시켜 주었다.

(4-2) 에디트 삐아프.

영화 상에서 "킥(Kick)" 을 사용하기 전에는 항상 전조를 주기위해 꿈을 꾸는 사람에게 해드폰을 씌우고 노래를 들려주며, 이것은 하위단계 꿈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모두 들리기 때문에 곧 킥이 시작되므로 빨리 탈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경고를 주는 의미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아서"를 필두로 하여 모든 사람들이 "에디트 삐아프""Non, Je ne regrette rien(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라는 노래를 킥에 사용했을까?

거기에 대해 감독과 음악감독이 언급한 바는 없지만 내가 이해한 바는 다음과 같다.

영화 상에서 꿈속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이자 주인공 "코브"의 트라우마로 매번 다른이의 꿈에서도 재등장하는 "맬" 이라는 여자가 있다.

그 여자는 "마리옹 꼬띠아르(마리온 꼬띨라르)" 라는 프랑스 여배우인데, 그녀는 다름아닌 여가수 "에디트 삐아프"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라 비엥 로즈" 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여자이다!!!

"라 비엥 로즈" 에서 그녀는 "에디트 삐아프"로 등장하여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를 열창했던 것이다!!!

심지어 그녀는 이 영화로 2007~2008년간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시상식" 를 비롯하여 7개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ㅡ.,ㅡ

어쨌든 "라비 엥 로즈"의 주인공이 "인셉션"에 등장하고 그녀가 부르는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가 영화 내내 흐르다니, 참 우연 치고는 기막힌 우연 아닌가?

근데 평론가 분들이나 다른 블로거 분들은 이부분은 언급하신 분이 없어서 조금 이상하다.
왜 몰라보지?


5. 성장한 배우들의 연기.

두말할 것이 없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형님은 최근 "마틴 스콜세지(갱스 오브 뉴욕, 디파티드, 에비에이터, 셔터 아일랜드), 리들리 스콧(바디 오브 라이즈), 스티븐 스필버그(캣치미 이프유캔), 제임스 카메론(타이타닉), 대니 보일(비치)"...등  세계적인 거장들과의 작업을 통해서 예전의 꽃미남 이미지를 불식시키며 인상깊은 명배우의 길을 잘 걸어가고 있다.

조금 살이 찐 것이 아닌가~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걸로 인해서 소년같은 이미지가 사라지고 배우로서의 굵은 선과 냄새가 나기 때문에 좋은 방향으로의 변신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또한 "500일의 섬머, G.I Joe" 이후로 매우 매우 좋아하고 있는 "조셉 고든 래빗" 은 이번에도 매우 댄디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역할로 영화 내내 존재감을 과시하였기 때문에 좋았다.

특히나 "500일의 섬머" 에서는 후즐그레하고 어려보이는 청년이었는데, "인셉션" 에서는 멋진 양복에다가 올백 머리로 나오니 못알아 볼 정도로 놀랐다.

"샤이아 라보프" 또한 이런 레벨이었는데, 최근 출연작들을 보면 실망, 실망 개실망 중이기 때문에 "조셉 고든 래빗"이 그 뒤를 이어 앞으로도 좋은 영화에서 자주 봤으면 좋겠다.

근데 한가지 실망한 배역이 있다면 "주노" 에서 깜찍하고 당돌한 미혼모 역할을 맡아 어린 나이에 많은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데뷔했던 "엘렌 페이지"추락이다.

개인적으로 "다코타 패닝"과 함께 커가는 모습을 기쁜 모습으로 지켜보던 여배우 였는데...
외모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내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같아서 너무 아쉽다.

1987년생인 그녀에게 아직 "실망" 이라는 말을 쓰기엔 이를지 모르지만 "인셉션"에서는 그리 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연기 또한 너무 평면적인 데다가 옆에 너무 대단한 배우들이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뭍히는 느낌이었다.

다음 영화에서는 액션영화는 지양하고 좀 더 자신의 캐릭터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시나리오를 만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리고 "와타나베 켄" 은 일본배우 치고는 영어 발음도 괜찮고, "라스트 사무라이"에 이어 비중있는 역할을 잘 소화해 낸 것 같긴 한데 일본인이라 괜히 밉고~ 더 이야기 하기 싫다 ㅡ.,ㅡ


어쨌든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보아서 이야기가 쓸데없이 길어져 버렸는데, 아직 개봉 초기이고 워낙 훌륭한 영화이니 꼭 극장가서 보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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