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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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약간의 스포일러성 문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하세요)
스릴과 서스펜스에 관능미가 가미된다면 맛있는 음식에 멋진 데코와 향긋한 내음이 더해진 완벽한 만찬이 되지 않겠는가?
해마다 이맘때 즈음이면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고, 노미네이트 된 영화들과 수상작들을 찾아 보는 것이 큰 재미가 되어 왔다.
올해에는 감독상이나 작품상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여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블랙스완"을 먼저 보게 되었다.
현재 "시카고 비평가 협회,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미국 배우 조합, 영국 아카데미, 미국 아카데미" 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나탈리 포트만" 은 아역에서 출발하여 그 앳된 모습을 벗어나서 멋지게 성인 배우로서 능력을 인정받게 되었다.
사실 이 영화의 98% 정도의 씬에서 그녀가 등장하는데, 액션영화도 아닌데 그렇게 많은 노출 빈도에서 관객의 집중력을 떨어뜨리지 않고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은 한명의 배우로서 완성되었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일종의 스릴러 장르의 특성상 부각되는 심리 묘사에 있어서 하버드대학 심리학과를 졸업한 그녀의 경력은 매우 적합하여 단순한 연기력 만으로 주인공을 가르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녀에게 타이틀 롤을 안겨주게 되었다고 보인다.
똑똑하고 잘나면 좀 모자란 구석도 있어야 할텐데...
이 천재는 노력까지 하는 천재라서, 반년 넘게 발레리나 수업을 하며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영화 화면 상에서 실제 발레리나의 무용에 크게 모자라지 않은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장면으로 꼽는 흑조의 춤 부분 이외에도, 개인적으로는 초반의 여리고 소극적인 모습과 후반에 공연중에 대기실에서 스스로를 자해하고 정신이상을 감지한 상황에서 백조 화장을 하며 눈물 흘리는 모습을 매우 인상적으로 보았다.
큰 무대의 주인공이 겪게 되는 심리적 압박을 그리면서 그것이 노이로제로 작용하여 일종의 강박관념과 행동을 야기하는 시나리오 또한 매우 훌륭하다.
과잉보호하는 어머니와 뛰어난 경쟁상대에 대한 피해망상부터 시작해서 또다른 자아와 분열된 행동을 오가는 부분에서는 정신분열의 단계에 까지 몰리는데 그 흐름과 중간에 등장하는 인형, 립스틱, 손톱, 자위행위, 섹스, 마약...등의 소재들이 극단적으로 제약된 공간과 인물들로 채워진 이 영화에서 매우 강력한 이미지로 부각되어 주인공의 무너지는 심리상태를 이끌어 나아간다.
거기에 덧붙여서 이미 "레슬러"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고, 몰락한 폐인 배우 "미키 루크"에게 수많은 남우주연상을 안겨 주었던 젊은 거장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의 연출력은 가히 독보적으로 빛났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극단적으로 한정된 공간 (집-연습실-대기실-공연장) 에서 펼쳐지는 120분의 시간과, 주인공 한명이 99%의 씬을 이끌어 가야 하는 제한된 흐름 속에서 그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만드는 밀도 높은 연출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게다가 "미키루크"에 이어 주연배우의 색깔과 연기력의 바닥까지 끌어내어 찬란하게 화면에 수놓는 그의 능력은 함께하는 배우에게는 믿음과 확신과 다름 아닐 것이다.
원래 예쁘고 빛나는 연기를 선보이는 "나탈리 포트만" 이지만, 영화 내내 그녀의 아름다음에 빠지게 된것은 감독의 화면 덕분 이었고, 종반의 공연 장면에서는 정말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주인공에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어쨌든 이 영화는 (감독-시나리오-배우) 삼박자가 모두 훌륭한 앙상블을 만들어 냈는데, 간만에 그럴듯한 스릴과 함께 넘치는 관능미를 보여줘서 내 마음을 설레고...또 감동하게 만들었다.
아직 보지 못하신 분은 꼭 극장가서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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