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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베스트셀러 자리에서 내려올 줄을 모르는 책이니, 이미 읽어본 사람도 많고 서평도 많을 것이지만 그래도 내가 느끼고 놀란 점들이 많아서 굳이 진부한 독서평을 써보도록 하겠다.

먼저 저자인 "김어준" 과 그가 총수직을 맡고 있는 제대로 진보 언론(?)인 "딴지일보" 에 대해서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원래 내가 정치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아니었으나 대학교때 여러 사건들과 인연으로 조금씩 시야가 넓어지기 시작했는데, 당시 나와 동갑인 대학 동기가 권해준 것이 "딴지일보" 였다.

최근 "나는 꼼수다" 라는 팟캐스트 방송을 하고 있는 "김어준" 이 정말 혜안이 뛰어난 사람 이라는 것이 여기서 밝혀진다.

인터넷이 대중화 되기 이전인 90년대 말에 이미 인터넷이 새로운 정보 전달 플랫폼이 될 것을 깨닫고 "딴지일보" 라는 한국 최초의 인터넷 언론사를 만들어 활동하더니, 최근에 들어서는 일방적인 정보 전달뿐만 아니라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하고 정권의 탄압에서도 자유로운(^^) 팟캐스트, 트위터 등의 SNS(Social Network Service) 를 통한 방송을 시작하다니...

유수의 언론사들과 방송통신위원회, 정부의 똘마니들이 그의 뒷통수를 쫒느라 정신없이 쫄쫄거리며 찌질대는 모습을 보는 일은 정말 통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가 이러한 새로운 플롯의 언론, 방송을 지향하게 된 것은 기존의 한국 언론들이 정부의 똘마니 노릇을 하며 입만 벙긋 거리거나 정보 조작을 일삼는 보수 언론이 90%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정의내린 대로 7,80년대 군사정권이 "조직폭력단" 이었다면, 현재의 MB정부는 "금융사기단"이다.

옛날에는 말 안들으면 쥐어패고, 대놓고 돈을 뜯어 갔다면...지금의 정부는  말 안듣는 놈은 밥줄 끊어 버리고, 고소,고발로 괴롭히고, 언론으로 조작된 정보만 흘리고, 옳은 내용은 아예 언론을 차단해 버리는 식이니 누가 나서서 말을 하고 행동을 하겠는가?

더 치사하고 더 쪼잔해 졌다.

어쨌든 그런 마당에 쫄지 않고 정확한 정보를 전파하면서 여론 선동(^^;) 을 하기 위한 통로를 가장 먼저 알아보고 선취했다는 점에서 그의 지혜가 놀랍다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 "닥치고 정치" 또한 "나는 꼼수다" 방송을 듣지 않고서는 말을 같이 할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책의 내용으로 돌아오자면 우리가 "나는 꼼수다" 방송에서 들었던 내용이 책의 절반정도를 차지한다.

특히 "나는 꼼수다" 방송이 나오게 된 주된 이유인 "MB와 BBK" 등의 사건을 다시 한번 쉽게 정리하고 넘어가게 해주면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국가를 수익모델로 바라보고, 상상을 초월하는 불법적인 일들로 사익을 챙기는 MB의 두얼굴을 까발리는 것이 애초의 목적이었으니까...

하지만 "명랑시민 정치교본" 이라는 책 설명에 걸맞듯이 알기 쉬운 언어와 간결한 정리로 "좌익,우익" 의 개념을 갈라주고, "보수,진보" 의 개념을 가르쳐주며, 정치의 기본을 학습시켜 준다.

거기에다 추가로 현재의 한국 정치판의 중요 인물들을 통한 정세 파악을 하는데, 이것에는 저자 "김어준" 의 시각이 절대적으로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데에 주의가 필요하지만, 그 말들이 보통의 이성을 가진 현대인이라면 동의할 수 밖에 없는 말들 이기 때문에 큰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목차를 통해 보자면 이렇다.

0. 출발-> 현정권, 노무현과 조국교수, 강금실, 이회창...닥치고 정치
1. 좌,우. 무서우니까 -> 좌익,우익의 개념과 한국에서의 위치
2. 불법은 성실하다 -> 2MB 정부의 각종 비리, 범죄
3. 재벌, 자본주의 아니다 -> 삼성을 까면서 한국 정,재계의 비리를 말함
4. 정치는 연애다 -> 진보의 한계과 진보인사들의 평가
5. 공주와 동물원 -> 박근혜의 본색과 위험성
6. 가능, 하다 -> 현재의 통합과 미래의 총선,대선. 그리고 정권탈환


그리고 "나는 꼼수다" 의 방송 시점과 "닥치고 정치다" 의 저술 시점의 미묘한 시간 차이를 즐기는 것 또한 내가 권하고 싶은 이 책의 재미이다.

이 책은 2011년 4월부터 6월까지 "김어준" 의 대담 형식으로 짜여져 있는데, 이때 이미 "나는 꼼수다" 가 기획단계였지만 아직 방송은 시작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그가 책에서 언급한 문제들이 현재 시점으로 현실이 되어 나타나고 있고, 그것이 큰 바람을 타고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자면 책의 시작은 "조국" 교수에 관한 내용이지만 차차 등장하는 진보인사에 대해서 "노회찬, 심상정, 이정희, 유시민" 병렬로 놓고 뒷다마를 까면서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위해서는 대연합을 해야 한다고 단언하며 대선주자로는 "문재인" 의 대두 혹은 제3의 인물의 부상을 꼽는다.

한나라당의 삽질과 (친이계/친박계)의 갈등, 그리고 "박근혜" 의 무능함과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단결을 촉구하는데, 거기에는 18대 총선에서의 진보진영의 대패배와, 작년 6월의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경기지사를 놓치게 된 사건을 바라보며 반성을 재촉하는 것인데..

MB의 매국 행동, 한나라당의 삽질, 진보진영의 분열...이런 것들을 빨리 정리하고 최악의 위기상황을 탈출하기 위해 "정권탈환" 을 목표로 대연합을 하자는 것이 "닥치고 정치" 에 담긴 논조이다.


마침 이때 전혀 생각지도 않고 있던 "무상급식과 오세훈의 국민투표" 사건이 터졌고, 이 사건의 추이를 밝히면서 "나는 꼼수다" 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모으게 되고 전세계 팟캐스트 1위, 한국내 다운로드 200만건 이상을 기록하며 엄연한 정치 권력이 되어 간다.

"오세훈"보수의 아이콘이 되어 내년 대선 주자로 나서려 했으나 "나는 꼼수다" 의 활약으로 "보수의 꼬깔콘" 이 되어 사라졌고, 책에는 예견되지 않았던 이 사건으로 인해 "김어준"이 "닥치고 정치"에 적어 놓은 시나리오가 현실화 되는 단초가 된 것이니 한국 국민은 "오세훈" 에게 감사하며 우리도 절친이 되자고 해야 하지 않을까? ^^

그리고 결국 2012년의 총선, 대선을 위한 준비와 움직임이 "나는 꼼수다" 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가기 시작한다.


2010년 지방선거때 나름대로 진보 연합을 한답시고 깝짝 댔으나 "한명숙" 은 졌고, "심상정"은 훌륭한 결단을 내렸지만 "유시민" 도 졌다.

이제 새로운 야권연합, 진보연합을 위한 판을 "김어준"이 "닥치고 정치" 에서 예상한 시나리오대로 짜는데, 그 멍석이 "나는 꼼수다" 가 되는 것이다.

최근 "나는 꼼수다" 방송을 들으면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나오고, 이어서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재인", 민주당 前원내대표 "박지원", 민주노동당 대표 "이정희" 가 출연하여 정세를 되짚었다.

그리고는 국민이 기다리고, "김어준" 이 기다리던 그 판...진보 연합의 시초가 될 자리가 "나는 꼼수다" 27회 "떨거지 특집" 에서 만들어 졌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노회찬" 前진보신당 대표, "심상정" 前진보신당 공동대표가 출연하여 "2012년을 위한 진보연합" 에 대한 말을 나눈 것이다!!

정규 공중파,케이블,라디오 방송도 아닌 곳에서 여야의 총수를 비롯하여 유력 정치인들이 게스트로 출연하여 한국 정치의 미래를 말한다.

그리고 前代의 찌질한 정치인사가 아닌 새로운 바람..."안철수, 박경철, 박원순"...그들 또한 "김어준"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실제 "나는 꼼수다"에 직접 출연을 했었는데, "닥치고 정치" 에서의 예상범주에서 벗어난 이런 제3의 인물들을 "나는 꼼수다" 에서 만나보는 것이 바로 내가 아까 말한 "책과 방송의 시점 차이를 즐기는 재미" 라는 것이다.


이것이 "김어준"이 그렸던 2012년 "정권탈환"의 그림이었을까?

그가 책에서 말한 대로 "진정한 남자,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신 후에 이대로 놔두면 안되겠다" 라는 생각에 직접 뛰어들어 판을 만들었고, 그것이 점차 실현되고 있다.

어떤 이론서나 공식에 부합하지 않는 "김어준" 만의 정치적 촉과 균형감각이 만들어낸 "무학의 통찰"...

물론 그 이전에 위기의식이나 야권 통합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이렇게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나오고 실제로 사람들이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조국""진보집권플랜" 이든..."문성근""백만민란, 국민의 요구" 이든...
같은 길을 바라본다고 생각하자.

이제 그를 따라서 우리 일반 시민도 행동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당장 FTA문제도 있고, 내년 총선과 대선이 있지 않은가!

"김어준" 은 말한다.

쫄지마, 씨바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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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열렬한 "노빠"인가?
지금의 나에게 물어보면 대답은 "그렇지 않다" 이다.

2002년의 16대 대선당시 나는 꼬꼬마였기 때문에 정치에 큰 관심은 없었으나 인간 "노무현" 에 대한 호감 정도만 있었는데 그것이 작은 한표로 이어졌었다.

그가 2002년 민주당 국민경선에 나왔을 때 연설한 내용은 아직까지도 동영상으로 남아 여기저기서 보여지고 회자되고 있다.

책 140p에도 나오지만 "조선 건국 이래 600년 역사에서 단 한번도 제대로된 정권교체가 없었다. 권력의 편에 서야만 비로소 권력을 이어받을 수 있었던 역사였다. 권력에 맞섰던 사람 가운데 패가망신 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상고출신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변호사가 되고, 대한민국의 16대 대통령이 된 남자.
정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보수, 관행, 악습, 가진자, 기회주의 등과 당당히 맞선 남자.


같은 남자로서 끌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원하는 것(그의 경우엔 대통령직)을 얻기 전에는 무슨 말이든 허언을 내뱉을 수 있다.

하지만 그가 범인과 다른 점은 원하는 것을 얻은 후에도 자신이 말한 바를 지키려고 노력했고 지켰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이라는 족속들에 대한 믿음을 아예 버리지 않을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가 탄핵을 받아 위기에 몰렸을 때 나의 가족이 비난받는 것 같아 두발 벗고 반대 시위에 참가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한 개인의 정치의식 만으로 바뀌지 않았고, 인간사는 한 개인의 도덕성 만으로 사건을 바라볼 수 없게 만들었다.


그의 공약은 어찌 보면 민주주의 정치의 이상향을 그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상식이 통하고 원칙이 지켜지고 법이 공정하게 집행되는 나라, 정경유착,반칙,특혜,특권이 없는 사회"

이것을 만들기 위해 "원칙과 신뢰, 투명과 공정, 분권과 자율, 대화와 타협" 의 국정원칙을 지켜갔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이루기 위해 벌인 숙원인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화와 언론개혁" 은 "국가정보원, 검찰, 국세청, 보수언론"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리고 그 개XX들은 주인이 바뀌자 마자 前주인을 물어뜯는데 앞장선 미친개들이 되었다.


이러한 현실의 장벽에 부딪힌 실패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가 일반 국민의 여론과 그를 열렬히 지지하던 노빠들에게 마저 의구심과 비난을 받게 된 부분"대북송금특별법수용, 이라크파병, 대연정제안, 한미FTA" 문제 때문이었다.

이러한 부분은 그에게 기대를 걸었던 사람들에게 조금이라 할지라도 실망감을 줄 수 밖에 없었다.

차라리 그의 퇴임 이후에 불거진 금품수수 문제라던가 측근비리, 국가기록원 기밀누출...등의 문제는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니 비난할 마음은 없다.

그러나 위의 4가지 문제에 대한 결정은 노무현 자신이 한 것이기 때문에 더욱 실망스러운 것이다.

물론 책에 그러한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정치적, 역사적, 역학적 여건과 변명들이 적혀 있지만 그래도 실망하는 이유는 "그렇게 변명하고 타협할 거라면 당신이 다른 정치인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라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리라...

그는 물론 훌륭한 정치인 이었고 존경받을 만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그리고 위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훗날 역사가 다시 어떻게 평가해 줄 지 모르는 일이다.


그가 세상을 스스로 등진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서울 강남역에서 열린 그의 추모 기념식(사진,자료 전시회)에 다녀오면서 이 책을 사서 읽어보게 되었다.

희망을 맡겼던 애정과 실망스런 감정이 섞여 있지만 참 안타까운 이별이었고 너무나도 그립다.


책에 꽂혀진 엽서에 이런 문구가 있어서 같이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적어보며 소고를 마칠까 한다.

"노무현을 읽었다. 다음에 할 일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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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2009년 3월 발간되었고, 나는 5월초에 구입했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5월 23일에 가셨으니 남겨진 의미는 너무나도 컸으나 미뤄지고 미뤄져서 이제야 다 읽게 되었다.

나의 게으름을 탓해야 겠지만, 생각보다 책이 어렵고 생각과 고민을 하게 만드는 내용이 많아서 읽는 속도도 늦어졌고, 심지어는 출퇴근길 전철 안에서 책에다가 자를 대고 줄을 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스스로 뻘쭘해 했던 기억이 있다.

행정부 요직인 보건복지부 장관에서 내려오고, 참여정부가 할 일을 마친 시점에서 자칭 "지식소매상"인 유시민씨가 그것을 뒤돌아보며 저작 활동을 했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사실이었고, 더군다나 취임 초기부터 수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국민들의 욕을 얻어드시고 계신 현 대통령에 대한 전반기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강부자 내각 통치 1주년을 기념하는 2009년에 발매되었다는 사실에서 이 책의 가치는 기존의 저자의 저작에 비해 (원본가치+시기적 특수성+주제의 적합성)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 책의 구성은 2부로 되어있고 내 개인적인 요약은 아래와 같다.

-1부 헌법의 당위: 대한민국 헌법을 바탕으로 민주주의의 의미, 국가의 존재, 국민의 의무와 권리, 입법,행정,사법의 분리와 언론과의 관계에 대한 친절한 설명.

-2부 권력의 실재: 헌법을 바탕으로 성립된 권력인 정당정치, 대통령,장관등의 행정부, 국회의원등의 입법부,말단 공무원 등의 권력 구성요소의 역할과 처지, 성과에 대한 판단.


하지만 책의 목차를 벗어나서 내용의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의식은 제목인 "후불제 민주주의"가 잘 말해주고 있다고 보인다.

저자의 말을 따르자면 "대한민국 헌법은 충분한 대가를 치루지 않고 손에 넣은 일종의 후불제 헌법 이었고, 그 후불제 헌법이 규정한 민주주의 역시 나중에라도 반드시 그 값을 치뤄야 하는 후불제 민주주의" 라는 의미이다.

대한민국은 시민혁명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민주공화국이 되면서 정치 지도층과 일반 국민 모두 그 개념과 가치를 고민하지 않고 권리와 의무를 개인적인 이해에 따라 행사하다 보니까 나라 꼴이 이모양이라는 것이다.

개혁정당과 참여정부 인사였던 작가의 입장에서 그간의 억울한 일과 잘못된 이해를 밝히는 내용 또한 필요한 부분이었던 것 같지만, 그럼으로써 상대적으로 현재의 이명박 정권에 대해 "문명 역주행"이라며 비판의 칼날을 들이미는 부분은 정말 감명깊고 통쾌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앞서 말한 "후불제 민주주의"라는 말의 의미처럼, 현재의 대한민국이 이런 처지에 처한 것은 정치세력과 사회의 문제만이 아니라 일반 국민이자 개인의 잘못이 더 크다는 점에 작가는 주목하고 있고 알리려 하고 있다.
(근데 지나치게 계몽적인 언조는 아니니 걱정 마시라...)

이제라도 국민들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의미를 공부하고 이해해서 대의정치로서의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발전시켜 나아가자는 희망의 메세지가 원래의 목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월 18일 김대중 대통령 서거...

비록 이 책이 출판된 후에 일어난 일들이지만, 이런 사태를 맞이해서야 과거를 한탄하며 후회하는 것을 "선불"하지 않은 국민들이 짊어지고 갚아나아가야할 "현실"이자 "부채"라는 점을 책에서는 예견하고 설명하고 있다.

물론 작가는 자조적인 의미로 세계 정치사와 한국 근대사에서의 국민의 무책임과 방기를 언급한 것이지만 그것이 또 바로 현실로, 너무 큰 일로, 너무 큰 충격으로 다가오게 되니 더욱 가슴아프고, 더욱 슬프고, 더욱 억울할 수 밖에...

앞으로라도 이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미리 공부하고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나도 유시민씨의 책은 거의 빼놓지 않고 읽어오고 있지만 이번 책은 그중에서도 너무나도 시기적절하게 중요한 내용을 말해주고 있어서 감히 가장 훌륭한 저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줄쳐가면서 읽은 주제에 무슨 감상문이고 요약이 있겠는가?
그냥 위의 간단한 소감과 함께 책에서 내가 줄친 부분 몇구절만 인용하는 것으로 감상문을 대신하고자 한다.

(리뷰를 목적으로 한 직접 쓴 인용이므로 저작권법에 저촉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혹여 문제가 된다면 이하 부분은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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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공짜로 무엇인가 얻을 수 있지만 사회 전체가 공짜로 가치있는 무엇을 가질 수는 없다. 그 "가치있는 무엇"의 대표적인 예가 "민주주의"이다.

-이명박 정부 5년은 우리 국민이 헌법과 민주주의 절차의 소중함과 "후불제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더 깊이 체험하는 학습기간이 될 것이다.

-당신이 국가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당신을 위해서 존재합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는 만인이 신봉하는 것처럼 보이는 명제의 진실성을 의심하고 질문할 수 있는 자유이다.

-권력복종에 대한 "문화유전자"...박정희의 절대권력에 대한 공포감과 지도자에 대한 맹목적 추종 본능을 불러일으킨다.

-유신헌법은 두뇌는 명석하나 심성은 혼탁한 명문대학 출신의 법률전문가들이 만들었다. 그런 사람들은 "양복입은 침팬지"라고 부르는게 합당하다.

-머리가 좋은 사람이 심성이 나쁘면, 머리 나쁘고 심성도 나쁜 사람보다 훨씬 더 심각한 반사회적 범죄를 일으킨다-->뉴라이트.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이 되어야 한다고 외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권력자의 선의에 크게 의존하는 취약한 민주주의이다.

-"진보""당위"를 추구하고, "보수""존재"를 추종한다.

-진보의 경쟁력은 이상을 향한 열정과 논리의 힘이며, 망할 때는 거의 언제나 "연합하는 능력"의 부족 때문이다.

-보수는 이미 존재하는 현실을 불가피한 자연적 질서로 간주하고 그것을 지키려 한다.

-관용이 없는 보수는 "극우"가 되고, 관용이 없는 진보는 "극좌"가 된다.

-헌법은 이미 이루어진 진화의 결과를 공고히 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 자체가 진화를 추동하는 동력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진보는 경쟁 그 자체를 혐오하고, 보수는 경쟁 그 자체를 예찬한다.

-민주공화국은 호모사피엔스의 문명사에서 일어난 제도 진화의 최고봉이다.이는 두개의 토대 위에 선 건축물이다. 하나는 개인의 자유를 토대로 한 "법률시스템"이고, 다른 하나는 인격적 가치의 평등을 지향하는 "복지시스템"이다.

-"국가경쟁력"은 국민 개개인이 각자가 지닌 잠재적 능력을 삶의 모든 영역에서 최대한 발휘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모든 국민들이 공동체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공감을 이루고 협동함으로써 공동체의 환경 적응력과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국가의 총체적 능력을 의미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이기 때문에 이타주의를 배워야 한다. 집단의 생존과 번영은 개체에게 이익을 준다. 나라가 잘되면 개인이 잘 될 가능성이 커진다.

-"애국"을 국가라는 공동체의 생존과 번영 가능성, 또는 국가의 다원주의적 경쟁력을 높이는 행동으로 규정한다.

-"헌법애국주의"는 헌법의 규정과 정신을 온전하게 실현하는데 기여하면 애국이 되고 그 반대면 해국이 된다.

-시장은 권력보다 확실히 강하다.

-"법치주의"는 국민이 법을 지키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권력자들이 법에 따라 통치하는 것이다.

-주권자 노릇을 제대로 하려면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나의 기본권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미네르바"...표현의 자유는 오류를 말할 수 있는 자유를 포함한다...한나라당 대변인의 말처럼 표현의 자유에는 책임이 따라야 하지만 그 책임의 범위와 책임지는 방식을 권력자가 정하는 것은 아니다...권력의 기분에 따라 사람을 처벌하는 것은 법치주의가 아니다.

-언론재벌은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시장권력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고위 권력자들은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선언한 헌법 제20조의 존재를 아예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라 김일성이라는 "왕"이 살아서 통치했고, 죽어서도 통치하는 왕조국가라고 하는 편이 진실이다. 교육과 언론을 국가가 장악해 국민의 사상을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행위는 전체주의국가 내지는 파시즘 국가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두명의 전임 대통령이 그토록 힘겹게 열었던 남북 공동 번영으로 가는 "좁은 문"을 단시간에 너무나 손쉽게 봉쇄해 버렸다.

-국민들의 정치적 판단 기준과 의식은 비판과 성찰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냉철한 자기성찰이 없으면 대중은 타락하고 권력은 추악해진다.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성공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는 것보다 어렵다.

-정치권력이 언론을 장악하려는 것은 언론을 대통령과 국가권력을 미화하고 홍보하는 나팔수로 삼기 위해서이다.

-언론권력 역시 다른 권력을 길들여 자기에게 복속시키고 싶어한다. 매일 1000만부 가까운 부수를 찍는 거대 보수 신문들이 한목소리로 똑같은 악플을 5년 내내 달아대면 어느 대통령, 어느 정부도 견디기 힘들다.

-실현할 수 없는 공약 그 자체보다 더 큰 문제는 그것을 정말로 지키려고 집착하는 것이다(대운하).

-언론인은 낚시꾼과 닮았다. 언론인은 주관적 시각으로 "사실"을 낚는다.

-국민은 대통령에게 의지하고 싶어한다. 대통령은 제한된 권력의 소유자로서 일을 제대로 하려면 입법부인 국회의 협력을 받아야 한다.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은 그 누구도 정파를 초월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정파를 초월한 대통령을 원한다.

-헌법 제7조의 정치적 중립은 공무원이 지켜야할 의무라기 보다는 국가가 보장해야 하는 공무원의 권리에 속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법률이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은 모든 것이 허용된다".
-권위주의 사회에서는 "법률이 명시적으로 허용하지 않은 모든 것이 금지된다".
-독재 국가에서는 "법률이 명시적으로 금지한 것은 금지되며, 법률이 허용한 것도 금지된다".

-대통령직은 분명 헌법과 법률의 절차에 따라 국민과 맺은 계약의 산물이지만, 예전의 대통령은 운명이 맺어준 만백성의 왕처럼 말했다. 우리 마음속의 왕을 죽여야 민주공화국이 산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좋게 보면 "인격적 철인"이고, 나쁘게 보면 "제도화된 괴물"이다.

-대통령 뒤에 숨어 자기를 지키려는 이는 많아도, 자기 몸을 던져 대통령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정부의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기관은 청와대 수석회의가 아니라 국무회의이다.

-장관은 대통령이 지향하는 정치적 가치를 잘 이해하고, 국무위원이자 특정 행정부처의 수장으로서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장관과 대통령은 철학과 정책의 Code가 어느 정도는 맞아야 한다.

-"말"을 활용하지 못하는 권력자에게 남는 수단은 "힘" 밖에 없다.

-똑똑한 자들은 언제나 참을성이 없다. 지식이 많을 수록 참을성은 줄기 때문이다.

-"피터의 원리"는 위계질서를 가진 모든 조직에서 사람들은 자기의 무능력이 입증되는 지위까지 승진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무능을 인식할 수는 있지만 인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자존감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대통령과 장관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아니며, 대통령과 장관에게 책임지는 존재도 아니다. 그들은 국민에게 봉사하며 국민에게 책임진다.


-장관의 4가지 조건은 "공사구분, 존중과 배려, 지적능력, 상급자의 신임"이다.

-감시와 비판을 무서워하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나태해지고 부패한다.

-모두의 책임이 되면 그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리더는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와 그 시기 전략 과제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실무자들이 방법을 잘 찾지 못할 때는 돌파구를 열어주어야 한다.

-영어는 연구자에게 지적 자유와 독립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필수조건이며, 지성의 힘을 기르는 중요한 수단이다.

-정당은 정치적 이상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모인 결사를 말한다. 당의 모든 권력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

-유권자들은 정치인과 정책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지만 정당에는 관심이 없다.

-민주노동당의 주장은 항상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사이에는 실개천이 있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사이에는 한강이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정치와 정당체제가 보수편향으로 흐르는 것은 선거제도와 지역주의의 상호작용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타난 모든 정책은 집권 세력의 이념적 지향과 현실 제약 조건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진다.

-"사회자유주의"는 전통적인 보수와 진보를 인정하면서 그 장점을 취하는 중도통합 또는 중도진보적 이념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시대적 과제에 잘 대응했지만 정치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역량이 부족한 중도 정권은 그것이 중도진보이든 중도보수이든 좌우 양쪽에서 오는 이념적 공격에 취약하다.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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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인간은 참으로 종잇장보다 가벼운 지식과 얕은 상식을 가지고 언제나 말만 앞서는 놈이다.

특히나 순수문학은 좋아하면서도 인문사회과학 서적은 그리 취미가 없어서 빨리 읽히지가 않으니 이것 참 문제다.

어쨌든 올해 쌓아둔 이러한 책들 중에서 유시민씨의 책을 먼저 손에 잡게 되었다.

얼마 전의 故노무현 전대통령 서거의 일도 있고, 유시민씨의 2009년도 책인 "후불제 민주주의"를 사버렸기 때문에 작가가 앞서 저술한 책들을 서둘러 읽게 된 것이다.

내가 경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공부할 리는 萬無하다.

다만 정치에 대해서는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인간의 기본적인 의식주에 관련된 경제활동의 바탕 위에 생각의 모임이 생기게 되고 정치가 태어나는 것이라고 본다면, 정치와 경제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고, 오히려 경제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이 책의 첫인상은 빈부격차와 사회문제...등에 대한 것이라고만 생각되었었는데, 그것은 순전히 제목에 기인한 실수였다.

사실은 18~19세기 경제학이 학문으로 자리잡기 시작할 무렵부터의 경제학파와 학자들에 대해 가볍게 훑어주는 경제학 입문서와 같은 느낌이다.

중학교 사회 과목 정도만 배웠어도 이름을 알고 있어야만 하는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 시류의 흐름에 따른 경제학 사조와 함께 그것을 주장한 경제학자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개인 가족사, 사회 시국 등과 결부시켜서 알기 쉽게 설명해 줌과 동시에 "경제학 발전의 흐름" 이라는 큰 줄기를 놓치지 않게 이어준다.



1. "보이지 않는 손"의 위대한 탄생:
 -자유방임시장의 예언자, 아담 스미스.


변명의 여지 없이 그당시 세계의 중심은 유럽이었고, 그중에서도 영국이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히 고전주의 경제학의 태동 또한 영국이었으며, 그것이 제국주의 식민지경영을 통해 또다시 세계의 1/3을 손에 넣어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된 영국이 경제학의 중심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 유명한 "아담 스미스" 에서 시작되는 고전주의 경제학은 그래서 더욱 인상깊은데,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자유방임시장"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밝히고 "국부론"을 저술한 그의 업적은 신세계를 발견한 것 만큼 위대한 것이지만, 그 한계를 100년이 넘도록 경제학자들에게 지워 놓아서 자본주의를 세뇌시켰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생각한다.

흐름이라는 것이 참 무서운 것이, 경제학이 학파를 따라 발전하는 학문의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에 앞선 학자, 스승의 손바닥을 벗어 나기란 참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절대적인 자본주의와 지주, 자본가에 대한 옹호적 입장은 향후 신고전파 경제학자들과 많은 유한계급 정치인들에게 당위성을 부여하여 전세계가 자가당착에 빠지는 오류를 범하게 한다.



2. 대중의 빈곤은 신의 섭리이다: 
 -토마스 로버트 멜더스 목사의 암울한 세상.

3. 지주의 이익은 사회의 이익과 항상 대립된다: 
 -부르주아 계급의 선봉장 리카도.


다만 의미있는 발언을 한 사람을 꼽자면 인구 증가에 따른 자본주의 비관론과 함께 공황에 대한 우려를 100년이나 앞서서 펼친 "토마스 로버트 멜더스", 그리고 그와 생산적인 논쟁을 함으로써 "노동가치론"과 함께 적극적으로 "지주의 이익은 사회의 이익과 반한다"이라는 당시로서는 생소한 생각을 가져서 사회지지층 부각하는 "자본가" 계급의 절대적 지지로 인해 19세기 경제학의 중심이 된 "데이비드 리카도" 정도일까?
(유시민씨도 계속해서 이때 리카도가 경제학의 중심이 안되었다면...이라는 아쉬움에 찬 가정을 언급한다).



4. 자유무역은 예속으로 가는 길:
 -우국지사의 경제학, 프리드리히 리스트.


그리고 단일 시장의 작은 사회에서의 자유방임경제가 아닌 국가대 국가 단위의 대규모 시장에서의 자유무역은 반드시 강대국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을 펴낸 "프리드리히 리스트"도 있다.

앞서 말했다시피 당시 경제의 중심은 강대국인 영국이었기 때문에 학술적으로도 영국의 힘의 논리를 정당화하는 자유무역론이 당연시 되던 시기였다.

근데 독일은 당시 여러 개의 공국이 연합된 형태라서 사분오열되어 국력과 경제력이 약해 맨날 영국에게 착취당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애국심 가득한 똑똑이..."리스트"의 독일의 통합과 공업 발전을 서둘러야 하며 영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굉장한 발상이라고 판정하고 싶다.



5. 분열된 세상, 싸우는 세상:
 -부자의 경제학과 빈민의 경제학.


여기서 부터는 드디어 유산계급과 빈민 계급에 대한 비교와 함께 그것에 대한 정당화와 고찰이 이어진다.

작은 공동생산 공동소비체인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이 실천에 옮겼다가 개망신 당하기도 하고(난 유토피아의 의미가 이런 것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쾌락주의, 공리주의"의 창시자 "벤담"과 이 책에서 몇 안되는 "천재"의 칭호를 가지고 있는 "존 스튜어트 밀"도 이 시기에 나타나는데 "벤담"은 역시 자본계급 옹호론자와 보수주의자이며 "밀"은 그나마 사회의 문제점을 바라보고 인식하였으나 어렸을때 부터 좋은 집안에서 영재교육만 받고 자란 그에게 파괴적인 힘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사람을 계급으로 나누지 말자"라고 외친 "세이""시니어", 그리고 "모든 재산은 강탈한 것이다"라고 말한 "톰슨""호지스킨"의 사상은 곧 이어질 사회주의 세상에 대한 태동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또 이상한 똘추가 한명 나오는데 "부자들이여 번민하지 말라"라고 외친 "바스티아"라는 놈이다.

심지어 이놈은 "사회주의는 점성술이고, 자본주의 경제학이야말로 과학이다" 라는 발언을 했는데, 책을 읽을 당시에는 "얘는 뭐야??"라고 생각했으나...나중에 곰곰히 되새겨 보니 대안과 발전이 없는 사회주의의 맹점을 잘 꼬집은 말 같기도 해서 이 사람을 마냥 무시하기도 힘들어졌다.
ㅡ.,ㅡ



6. 모든 지배계급을 공산주의 혁명아래 떨게하라:
 -칼 마르크스의 과학적 사회주의.


그리고 1830~40년, 지주와 자본계급만을 옹호하며 빈민이 가난한 것은 당연하다고만 주장하는 꽉 막힌 경제계에 정면으로 반대의견을 피력한 사회주의자들이 나타난다.

원래는 지주에 대한 자본계급의 대항에서 시작된 투쟁에 그동안 수십시간 일하면서도 쥐꼬리만한 봉급, 더러운 직장, 보호받지 못하던 노동자들까지 들고 일어나서 1843년 혁명이 일어나고, 결국은 또 노동자들만 죽어나면서 마무리 된다.

천재로 태어나 망명, 질병 등에 시달리다 죽은 "칼 마르크스"와 영원히 그의 이름 옆에 나란히 할 "프리드리히 앵겔스"는 현재의 계급 사회에서 Reset을 할 방법은 폭력적 혁명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그 유명한 "공산당 선언"을 제창한다.

이 책의 제목에 쓰여있는 "부자 & 빈민" 을 구분하지 않고 전복, 혹은 적극적인 수정이 가능하다고 여긴 사람들...

그들의 사상을 100%이해하진 못하겠지만, 동감하는 부분도 많고...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너무 감명깊게 읽어서 따로 "공산당선언"을 찾아서 읽고 쓴 앞의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7. "보이지 않는 손"의 신성화:
 -풍요한 세계의 신고전파 경제학자들.


꺼져, 병신들...

여기 등장하는 "레옹 왈라스, 알프레드 마샬, 빌프레도 파레토" 등은 절대적으로 자유방임주의와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이다.

부자, 자본가...즉, 부르주아들은 그들 자신이 검약하고 절제의 미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보다 부자인 것이지, 절대 노동자들을 착취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물론 맞는 말도 있지만, 그당시의 꽉 막힌...가진 자들 위주의 생각과 융통성 없음에는 질리고 말았다.



8. 모든 지대는 도둑질이다:
 -불로소득을 규탄하는 영혼의 외침, 헨리 조지.


경제가 발전하면서, 아니...상공업이 발전하면서 그간의 지배계층이던 "지주"에 대한 비판이 생겨남과 동시에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자본계급"이 등장하게 된다.

그와 동시에 경제의 가치가 "지대"가 아니라 "노동력"이라는 생각이 점점 지지를 얻어 가는데, "지대는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말함에도 불구하고 "부자가 되려면 땅 한조각이라도 사두라"고 말하는 역설적 외침이 2000년대를 살아가는 내 가슴에도 비수처럼 꽂히는 이유는 뭘까?



9. 낭비하라, 그러면 존경을 얻으리라:
 -영원한 이방인, 도스타인 베블렌.


베블렌씨는 굉장히 매력적인 사람이다, 여러모로...

마치 외계인이 지구인 사회를 관찰하듯이, 지식인이 미개사회를 관찰하듯이 경제사회를 바라본 이 사람은 노르웨이 이민자이면서 유럽이 아니라 미국의 사회를 주목했다.

새로운 자본주의 시장에서 자본의 응집과 독점에 의한 벼락부자, 억만장자가 탄생하기 시작한 미국사회에서 "부자와 빈민은 생각하는 것과 소비심리 자체가 다를 수 밖에 없다""유한계급론"을 주창한다.

생존과 쾌락인 목적이 아닌 "금전적 다툼"에서 승리하기 위한 경제활동, 그 결과를 자랑하기 위한 "과시적 소비"...

진짜 독특한 아저씨가 아닐 수 없다.



10. 제국주의는 세계를 망친다:
 -세계대전의 예언자, 존 앗킨슨 홉슨.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전세계에선 제국주의 침략과 전쟁이 끊이지 않고 일어났다.

유럽을 중심으로한 선진국은 미개척지, 신대륙을 찾아내어 원주민들을 학살하고 경제적 착취를 하여 자국의 부를 늘리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이 명백한 경제적 행위에 대해 유명하고 유능한 유럽의 경제학자들은 함구하고 있었다.

그들은 침략, 전쟁, 식민지경영 등은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탐험정신, 애국심, 군사적 정치적 이념 때문이라고 생각했지 절대 경제적 분야라고는 여기지 않았는데, 참...무슨 생각인지 어이가 없었다.

어쨌든 "홉슨"은 아프리카에서 직접 겪은 일들과 생각을 정리하여 "제국주의론"이라는 책을 발표하여 그 현상과 파급을 경제학의 분야로 끌어들였다.



11. 저축이 미덕은 아니다:
 -자유방임주의의 종말을 예언한 존 메이너드 케인즈.


유시민씨가 이 책을 통해 천재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한 사람은 "칼 마르크스, 케인즈, 고르바초프" 3사람이고, 현재의 경제학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가장 인정 받는 사람"케인즈"라고 몇차례나 언급하고 있다.

"아담 스미스, 존 스튜어트 밀" 등의 사람들도 뛰어난 사람이라고 봐야 겠지만, "케인즈"는 개인의 능력과 사회적 입지로 보았을 때 정말 독보적인 존재인 것 같다.

제국주의 전쟁의 종말인 1차 세계대전의 패전 회의때 젊은 나이로 영국 재무성 대표(차관급)로 독일의 패전 배상문제 회의에 출석했던 이 천재 관료는 하이에나가 썪은 고기를 물어 뜯듯이 독일을 물어뜯는 열강들의 모습에 실망하고 돌연 공직을 버리고 경제학자가 된다.

그의 뛰어난 점은 그가 전형적인 부르주아이고 자본주의를 옹호하고 있으면서도 그 맹점을 누구보다 빨리, 누구보다 정확하게 꿰뚫어 보아서 자유방임주의의 종말을 예고했다는 것이다.

신고전파의 황당한 믿음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그 신성하고 완전한 이론이 왜 깨지는지 모르고 있었으나, 결국 현실로 다가온 "대공황"의 여파에 무릎을 꿇게 되고 케인즈를 찾게 된다.

이때 케인즈는 해결책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현상 개입"을 내놓는데, 이것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보이지 않는 손"에 시장을 맡겨두는 자유방임주의 논리에 적극 反하는 동시에 "사회주의"와 같은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현상 해결을 위한 미봉책이었다는 점에서 매우 복잡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케인즈는 평생 부르주아의 입장에서 자본주의를 살리려 했고, 사회주의를 개무시했기 때문에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다.

그리고 제목에 나온 것 처럼 그는 "유동성"이라는 개념에 관심을 가지고 경제학에서 유명한 "수로 이론"을 통해 (노동자저축->소비긴축->유동성감소->기업투자감소->경제악화->노동자해고) 의 흐름을 제시하였는데, 대공황을 이겨내기 위한 국가의 적극 개입을 주장한 것도 국가가 돈을 풀어서 유동성을 강제로 확보하자는 걸로 볼 수 있다.
(결국 케인즈는 그 유명한, 한국인에게도 낯익은 "국제 통화 기금(IMF)"의 창립자가 된다).

또 눈여겨 보아야 할 점은 케인즈의 이론을 보지 않고 똑같은 생각을 실행에 옮긴 독일의 "히틀러"와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다.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패전의 폐허 속에서 나라를 일으킨 "히틀러"와 대공황의 여파에서 자본 투입과 공적 사업으로 자금 흐름을 일으킨 "루즈벨트" 대통령도 결과야 어찌 되었든 뛰어난 정치, 경제적 감각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12. 유토피아를 위한 거대한 실험:
 -사회주의 70년의 영욕과 고르바초프의 좌절.


처음 사회주의가 태동했던 영국 등의 서유럽이 아니라 정치, 경제적으로 전혀 동떨어진 외진 땅에서 난데없이 볼셰비키 혁명으로 인해 지구 역사상 최초이자 최대의 사회주의 국가가 탄생한다.

순수한 사회주의의 발생 목적과 존재 의의는 "자본주의의 폐해에 반대"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시의 무너져가는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는 경종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칼 마르크스"등이 주창한 사회주의는 정당성과 당위성을 가지고 폭력혁명을 선동하였으나, 그 이후의 문제...즉 "사회주의 이상향을 이루었을 때 어떻게 나라를 꾸리고 이끌어 갈지" 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소비에트 연방"레닌, 스탈린...을 이어오면서 "공산당"의 일당 독재하에 자본주의에 찌든 농민들을 이끌어 20세기 중반까지 눈부신 발전을 해서 GDP는 미국의 몇배이고, 유인 우주선을 날려보낼 정도의 과학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7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사회주의, 공산주의의 맹점"을 알게 되어 사유재산 소유라는 목적의식이 없어져 점차 게을러지고 사회 공적인 일에 소흘해 지게 된다.
(책에서 언급된 텃밭 생산 사건은 정말 이런 실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때 엘리트 교육을 받고 소련 역사상 최연소로 승진을 거듭해 서기장의 자리에 오른 "고르바초프"가 등장을 하고, 이 똑똑한 천재는 사회주의의 병폐가 체제 내에서는 회복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냉철하게 판단한 후에 과감히 버릴 사상은 버리고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조금씩 소련 사회에 이식하는 개혁운동을 전개한다.

하지만 반대 혁명이 일어나고 "고르바초프"의 가장 측근이었던 "보리스 옐친"이 혁명에 가담하는 바람에 결국 "고르바초프"의 개혁운동은 빛을 못보고 사회주의 세계의 멸망으로 끝맺음되고 만다.



에필로그에서도 나오지만 이런 결과 끝에 "사회주의는 망했으니까 쓰래기고, 자본주의가 절대적으로 옳다"라는 생각은 옳지 못하다.

지금도 경제학은 발전해가는 단계에 있고, 대공황과 같은 위기가 계속 반복 되면서 계속 수정되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발간된 것은 소련이 무너진지 얼마 안된 때인 1992년이니, 1997년 한국의 IMF사태나 2002년의 IT버블 붕괴, 2007년의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등 계속해서 복병처럼 등장하는 자본주의의 병폐들이 반영되면 또 다른 생각이 등장할 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어쨌든 항상 막연하게 입으로만 정치니 경제니 떠들어 댔는데, 이 책을 읽음으로써 대충이나마 세계 경제계의 발전 단계와 사상들에 대해 알게 되어 조금이나마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물론 기억나는 것은 별로 없지만@.,@).

나도 너무 늦게 이 책을 손에 잡았다고 후회하고 있으니...
지금 이 글을 보고있는 사람중에 아직 이 책을 보지 않은 사람은 더 늦기 전에 빨랑 읽어보도록!!!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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