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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이라곤 할 수 없겠다.

최근 포탈사이트들의 통폐합 가운데에서 naver가 새롭게 시도하는 챕터가 "네이버캐스트"라는 코너이다.

이 코너에선 그 유명한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류"를 비롯하여 한국 최고의 판타지작가 "이영도"씨의 신작을 만나볼 수 있는데, 원고료로 얼마를 지불했을지는 상상이 안가지만 위 작가들의 팬들을 naver 사이트에 불러들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naver는 홍보비를 충분히 뽑을 수 있음과 동시에 문화,예술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브루주아 포털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으므로 손해보는 장사는 아닐 것이다.
(근데 daum 기반의 tistory에서 naver 칭찬하는 글을 쓰려니 영~ 어색하군!)

어쨌든 너무나도 반갑게도, 최근 신작 소식이 없어 안달복달 하게 했던 작가 "이영도"씨의 신작 단편 소설이 naver에 떴다는 소식을 접하고 광속의 속도로 네이버에 접속, 한숨도 안쉬고 다 읽어 버렸다.

단편이라는 점이 아쉽지만, 그 재미는 최근 읽은 문학작품 중에서 단연코 1위를 차지할 만 했다.

플롯 상으로 보자면 일단 "드래곤, 납치된 공주, 기사"가 등장하는 고전적인 그것을 답습하고 있는 듯 하지만, 작가는 그것을 기묘하게 비틀고 위트와 재미를 가해서 기존의 정형화된 판타지와는 다른 독자적인 이야기를 짧은 지면에 기승전결을 완벽하게 구성해 내었기에 칭찬해주고 싶다(내게 칭찬할 자격은 없지만^^;;)

지극히 현학적이고 고매하게 그려지는 인격체로서의 드래곤의 모습과, 그럴수록 드러나는 전형적인 동물(공주는 짐승이라고 함)의 상반되는 모습은 또하나의 재미이다.

일례를 들자면, 아무 사람이나 잡아먹으면 될 것을 굳이 멀리 성까지 날아와서 위험을 무릎서고 공주를 납치해간 까닭에 대해서 드래곤 "란데셀리암"은 이렇게 대답한다.

"공주는 가장 좋은 음식을 규칙적으로 공급받으며 충분한 운동과 정서적 안정을 누리면서도 아직 출산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육질이 우수하고 식감 또한 만족스러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그리고 중요한 등장인물로 나오는 "늑대인간""사슴인간"...
"사슴인간"의 소재로서의 기발함과 캐릭터에 정말 놀랐다.

그리고 포식관계인 "늑대 사란디테""사슴 조빈"의 사랑...
이것은 "로미오와 줄리엣" 이상가는 비극이 아닐 수 없어서 눈물이 앞을 가렸다.

또한 가장 보통의 존재일 수 밖에 없는 "기사""공주" 또한 범상치는 않았다.

누가 건드리기만 해도 일단 때리고, 수녀원을 욕보이고, 전쟁터에선 혼자 앞서나가서 모든 적들을 섬멸하는...종국에는 드래곤마저도 물리치는 이 위대한 무적의 기사 "더스번 칼파랑"은 알고보면 상냥한 "모든 여자들의 친구"이다.

또한 곱게 자라서 드래곤에게 잡혀와 고난을 겪는 "나리메" 공주는 배불뚝이에 광적인 살인마인 "더스번 백작"이 자신을 구하면 그에게 시집가야 하므로, 그의 손에 구출되는 것 보다는 어이없게도 드래곤에게 자신이 얼마나 맛이 없을지를 설득해서 탈출하려고 하는 골치아픈 캐릭터이다.

짧다면 너무 짧아서 안타까운 분량이지만, 그 안에서 "이영도"씨는 너무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게 그려 주었고, 그것이 또 너무나도 그다운 내용과 필체라서 그간 오래 기다려온 팬들에게는 너무 고마운 선물이었다.

다음에는 그의 장편 소설을 기대해 본다.
Posted by Dream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