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또한 사연이 있는 책이다.
대학에 입학해서 자취를 할 때, 부모님의 걱정 때문에 아파트에서 선배님 2명과 같이 동거를 하게 되었다.
(엄마는 나를 못 믿었던 거야..ㅠ.,ㅜ)
그때 같이 살던 96학번 강수형님은 이후 나를 (정책위원회->학생회장)의 길을 가게하는 데에 확연한 공헌을 하신 분인데, 이유는 형님께서 나와 똑같은 길을 이미 걸으셨기 때문이다.
어느날 화장실 변기위에서 보게된 책, 그 이름도 상서로운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당시에는 진중권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몰랐고, 박정희, 이인화, 조갑제...따위가 뭔지도 개념이 잡혀있지 않을 때였기 때문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고 한국이라는 쓰래기통이 언제부터 썩은 냄새가 나기 시작했는지 알아가게 되었고, 그 명백한 가해자, 행위자들이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고, 또한 멍청한 국민중에는 대놓고 독재시절, 노예시절이 좋았다고 그리워하는 무뇌아 아메바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고 있으니...
나 또한 그들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자 등뒤로 식은 땀이 줄줄~흘러내리기 시작했고, 한여름 뙤약볕에 쓰러지듯이 다리에 힘이 풀렸다.
어쨌든, 그래서 최근 광우병 사태 이후에 급격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재미있는 아저씨 진중권씨의 책을 찾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본업인 미학에 관한 책보다는 이런 비평록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지금도 진중권씨는 보수층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는데, 더군다나 이책은 그가 한창 젊고 혈기왕성할 때인 1998년에 발매되었기 때문에 그 신랄하고 참신한 비판의 각도와 미려한 어구들에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그가 직접적인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 사람들은 이인화, 조갑제, 조진홍, 박홍, 이문열...등이지만 궁극적인 돌팔매는 박정희에게로 쏠려있는 걸로 보인다.
멍청한 애들을 잘 가르치지 못한 책임, 그들에게 잘못된 지식(인식)을 남겨준 책임, 남에 대한 민폐를 미화하여 전한 책임, 가뜩이나 멍청한 애들 정신못차리게 흔들어댄 책임...등은 박모씨가 져야 한다.
파시스트의 논리로 나폴레옹과 나치즘의 뒤를 이은 주제에 영웅주의와 천분적 신화 만들기에 급급해 찬양, 미화 일색인 덜떨어진 찌질이들의 말들은 진중권에게 "토론할 가치도 없다".
진중권의 화법은 철저하게 논리의 허점과 어법상의 오류, 잘못된 인용...등을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의 비판은 일종의 "되받아치기"라는 것이 여론이다.
그런 그의 비판에 대해 속이거나 왜곡하거나 틀린 부분이 없다면 당연히 상기한 보수논객들이 반론을 펼치거나 토론의 장에 적극 나섰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렇기에 진중권은 당당할 수 있는 것이다.
작년 광우병 파동 이전부터 진보신당 측에서 활발하게 논객 활동을 하고 있는 진중권씨는 얼마 전에 "특수임무수행자회"라는 단체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에서 승소하였다.
그가 아무렇지 않게 무서운 세치 혀를 놀릴 때마다 곁에서 보는 사람들은 오금이 쫄깃해지곤 하지만, 사실 그의 발언들은 대게 명확한 사실에 근거하거나(그는 말할 때 꼭 "fact"라는 단어를 강조한다), 법의 범주를 넘어서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풍자와 비판의 선을 지키기 때문에 그 자신은 당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적이진 않지만 고등교육을 받았기때문에 "지식"이라는 것이 조금은 있는 보수 논객들은 진중권과의 토론과 송사를 피하곤 한다.
반면 얼마 전에 진중권씨는 "변희재"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는데, 이유는 변씨가 확실하지 않은 횡령 의혹으로 진중권씨를 공격했기 때문인데 역시나 기다리고 있던 진중권씨에게 오히려 호되게 당하고 있는 중이다.
어쨌든 이 책은 사실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비판의 마라톤을 한다기 보다는, 여러 곳에 있는 작가의 글을 모아놓은 형식이 크기 때문에 비판 대상도 다양하고 뒷이야기가 재미있다.
일단 위키에서 읽은 이 책의 탄생 비화를 보자.
(부분인용인데 이 부분도 저작권법에 위배가 되는지 모르겠다. 문제가 되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진중권의 본격적 비평 활동은 1997년 여름부터 시작된다. 그는 당시 《인간의 길》의 저자 이인화가 편집위원으로 있었던 문예지 《상상》에 서양미술에 나타난 악마주의에 관한 글을 청탁받았다. 그는 이 청탁이 "서태지 음반을 거꾸로 돌리면 악마의 메시지가 나온다고 미신 퍼뜨리던 광신도들"을 비판하는 글로 생각했지만, 실제 책에서는 박정희를 찬양하는 글 사이에 그의 글이 포함되었다. 이에 진중권은 반론을 요청했지만 이인화에 의해 거절되고, 대신 《문학동네》에 반론을 싣게 되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조선일보 비판 부분은 삭제된 채 출판되었다.
이후 진중권은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한 보수주의 지식인들에 대한 비평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한다. 이러한 활동의 첫 번째 결과물이 바로 1998년에 발표된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였다. 여기서 진중권은 조갑제 등 우파 지식인들을 '극우파'로 정의하고 그들을 신랄하게 공격하였으며,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언론권력과 박정희, 전두환 등의 정치 파시즘을 비판해 왔다
이러한 이유로 이 책이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그렇다면 내용상 계속 등장하는 이인화, 조갑제, 이문열등에 대한 기본 지식과 그들의 글에 대한 경험이 있어야 하는데 나에겐 그 부분이 부족했다.
이문열의 글은 많이 봤기 때문에 "삼국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선택" 등이 어떤 성격인지는 알겠지만, 이 책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고 비판을 받는 글인 이인화의 "인간의 길"이나 조갑제와 박정희로 이어지는 히틀러의 "나의 투쟁", "나폴레옹전기", "플루타크 영웅전" 에 대한 경험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비록 쓰래기같은 글이라 하더라고 미리 읽어보았다면 진중권씨의 이번 책에서의 비판에 공감 혹은 더하기를 하며 100%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어쨌든 기본 지식이 좀 부족해도 진중권씨의 화법이 너무 유쾌하고 통쾌하여 재미있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아...세상은 아직도 어둡고, 아메바같은 내 머리는 아직도 멍청하기 이를 데 없구나.
그럼 다음 책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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