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헤헤, 책 표지 보다는 영화 포스터가 더 멋져서 내 맘대로 가져왔다.

이 책은 독일 문학계의 몇 안되는 유명작가인 "파트리크 쥐스킨트" 가 출세하게 된 1980년대 초기 작품이다.

일전에 그의 중기작인 "콘트라 베이스"를 읽어 보았으나, 사실 그 책은 단편 수준이었고 전개나 내용 자체도 희곡 형태의 극본 같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장편 소설은 이 작품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영화는 이미 보았었고, 괴팍한 독일 작가의 불친절한 소설을 그다지 땡기지 않았으나 나의 절친한 친우인 유일한옹께서 친히 책을 선물하시며 읽어보라고 권하여서 등떠밀려서 읽게 되었다.

소설의 시점은 시종일관 전지적 작가시점인데다가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단 한마디도 없이 작가의 서술에만 의존하여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박진감이 넘치거나 흥미진진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만큼 인물의 감정과 사고를 잘 따라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 특히나 주인공인 "그루누이"의 설정이 태생부터 불우하고 괴팍한 성정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이런 서술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기괴한 외모와 체취가 없는 음험한 분위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기피당하는 주인공의 외로움과 자기만족의 오만함까지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다.

내용에서 본다면 책의 제목인 "향수"와는 조금 다른 의미의 "향취, 체취"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야겠다.

주인공인 "그루누이"는 천성적으로 몸의 냄새, 즉 자신만의 체취가 없는 대신에 세상의 모든 냄새에 대한 민감한 후각과 확실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재능을 살리기 위해 향수 장인의 도제로 들어가지만, 종국에는 세상의 모든 향기에 경멸을 느끼고 외딴 계곡의 동굴에 파뭍혀 7년의 세월을 혼자 사는데, 그 계기가 바로 어느 아름다운 처녀의 체취에 반한 이후 그 체취를 소유하고 싶은 마음에 그녀를 살해한 일 때문이다.

결국 그는 최고의 향수는 꽃이나 방향성 재료에서 나온 향기가 아니라 "인간을 매혹하는 체취"라고 생각하고 궁극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25명의 처녀를 살해하고 그녀들의 체취를 훔친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자신만의 체취를 다른 아름다운 25인의 냄새를 모아서 최고의 향수로 만들어낸 그는, 그 자신의 승리, 세상에 대한 복수를 위해 그 향수로 세상사람들을 현혹시킨다.

중간 중간 작가의 불친절함이 아쉽기는 했지만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영화를 먼저 봐서인지 영화의 시각적 이미지가 겹쳐져서 살짝 방해가 된 것도 사실이다.

근데 또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면 바로 후회할테니, 책을 먼저 볼지 영화를 먼저 볼지 각자가 잘 생각해서 결정하도록 하자!!!
Posted by Dream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