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7.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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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쥐톨만한 지식을 굴리며 뱁새눈으로 세상을 보는 주제에 시니컬한 염세주의가 나의 색깔인 줄 알고 까불던 시절이 있었다.
비단 세계, 사회 뿐만 아니라 내가 아는 작은 세상에 대한 불만과 불신 시기가 컸었기 때문에 학교, 선생, 친구, 부모 형제에 대해서까지 무시하고 대화하지 않으려 했었다.
하지만 내가 한때 그렇게 무시하던 우리 부모님 또한 나와 같은 시기가 있었으며, 오히려 시기적 상황적 제약 때문에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도 서재에 가 보면 장길산, 초한지, 영웅문 같은 아빠 취향의 책들도 많지만 인간시장같은 소설도 있으며 지금 내 손에 들려있는 "난.쏘.공" 또한 제일 처음 읽은 기억은 책장에서 발견했을 때 였다.
1978년 초판 인쇄된 이 책은, 지난 2007년에 내가 이 카테고리에 쓴 글처럼 200쇄를 돌파하여 최근에는 254쇄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우리 집에 있는 책은 1992년 43쇄 판본이다).
어쨌든 새로 나온 유시민씨의 책을 아직 구입하지 못해서 다시 잡게된 책이 이것이었다.
분명히 한번 읽었던 책인데 다시 보아도 새롭고, 슬프고, 답답하다.
200쇄 돌파시에 작가 조세희씨의 인터뷰중에 이런 부분이 있었다.
"이런 소설이 200쇄나 찍혀 나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3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세상은 크게 변한 것도 없고 발전한 것도 없다.
오히려 빈부 격차는 커졌고, 바보들은 양산되고 있다.
얼마 전에 서울시 노원구에서 있었던 강연회에서 조세희 선생은 이런 말도 했다.
"당신은 행복한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당신은 "도둑" 아니면 "바보"요... 우리는 "불행"으로 동맹을 맺은 사람들이오..."
현 세상에서 행복한 사람은 착취계급의 기득권층에 속한 "도둑"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면서 한X라당이 좋다고, 잘살게 해 줄거라고 투표를 했던 "멍청한 국민"일 따름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가 이렇다고 포기하고 말 것인가, 아니면 개인적인 이상이라도 꿈꾸고 실행해야 하는가?
어줍잖은 사회의식은 어린애의 치기와 값싼 동정심 이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게다가 이미 본의아니게 기득권층에 발딛게 되는 직업을 선택한 입장에서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지나...그것이 핑계가 될 수 없음에 더욱 부끄럽다.
소설 속에서 똑똑하고 교육받은 지식인인 "한지섭"군은 대학을 포기하고 공장을 전전해 다니며 노동운동을 하는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등장한다.
나는 "한지섭"같은 역할을 할 지식과 역량이 없으며, "김영수"처럼 행동을 저지를 용기도 없는 비열한 입만 산 놈일 뿐이다.
현실세계에서 이런 모델을 찾아 본다면, 위의 "조세희" 강연을 준비했던 전국회의원 "노회찬"씨를 생각하게 된다.
인천 공장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젊은 시절 말 뿐인 노동운동을 경계하고자 스스로 용접기술 시험(정확한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을 본 후에 용접공으로 한동안 공장 근무를 했었다고 한다.
지난 총선에서 "노회찬"씨를 낙선시킨 서울시 노원구와 "유시민"씨를 낙선시킨 대구 시민들은 각잡고 반성해야 한다.
지난 대선때 이미 망국의 조짐이 보였었지만 세상에 아파트값 떨어질까봐 투표권을 행사하는 개같은 국민성을 가진...눈 앞의 이익만 쫒는 원숭이만도 못한 인간들은 어쩌란 말인가?
"조세희"씨가 강연에서 말한 바 또한 이런 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젠장, 답답하고 열받는 마음에 또 글이 중구난방 두서없이 써졌지만, 오랜만에 다시 손에 잡은 "난.쏘.공"은 예전과는 또 다른 울림으로 가슴에 남았다.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지만 실제 읽어 보았다는 사람을 만나기는 정말 힘들다.
연극과 영화(1981년작으로 DVD로도 발매됨)도 있으니까 관심 있으면 한번 찾아보면 좋으련만...
아직도 "난.쏘.공"으로 포털 검색을 하면 입시에 쫒기는 생각없는 중삐리, 고삐리들이 독후감 쓰기 위해서 "난쏘공 줄거리만 대충 알려주세요, 급합니다, 내공 걸게요~~~~" 라고 지식인에 올린 글만 수두룩하게 보이니...암담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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