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1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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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최근에 "이영도"씨의 작품에 빠져들어서 근 1년간 무지하게 읽어대고 있기는 하지만, 그중에서도 이번에 읽은 작품은 여러가지로 만족을 안겨준 책이었다.
(그의 작품들은 너무 길다...이번 "폴라리스 랩소디" 또한 8권짜리다 @.,@).
먼저 주인공들이 해적이라는 점, 그것도 "제국의 공적 제1호"라는 흉흉한 악명을 가지고 있는 최고의 해적이 등장해서 전세계의 바다와 육지에서 쌈박질을 벌이는 흥미진진한 내용에서 남자라면, 그리고 어렸을 때 그런 모험을 꿈꿔왔던 사람이라면 분명히 빠져들만한 매력이 충분하다.
그리고 이전 작품들의 지나치게 독특한 세계관과 달리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한 듯한 익숙함이 그간 책을 잡은 초기에 읽기 어려웠던 이영도 소설과는 다른 점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의 감상평을 쓸 때 너무 길게 써서 진이 다 빠진 경험이 있으므로 이번엔 좀 짧게 쓰려고 노력하겠지만 그래도 정리하기 편하게 번호 매기기 신공을 쓰긴 해야겠다.
1. 해적의 로망.
소말리아 해적놈들 같은 바다위의 무차별 강도 살해범은 아니다.
주인공인 "키 노스윈드 드레이번"은 한 나라의 해군 사령관이었고, 그의 6척의 배를 이끄는 선장들 또한 각 나라의 해군, 기사 였던 사람들이였기 때문에(심지어는 신부님도 있다), 말도 안되는 일은 하지 않는 멋진 해적이라는 점이 나같은 소년에게는 마음에 드는 점이었다.
바다위에서 최강인 그들이 세계정복의 위기에 맞서 나라를 세우고, 신과 악마의 대리인으로서 싸우는 모습은 가슴 벌렁이는 장면의 연속이어었다.
2. 시공간배경은 중세.
시간적, 공간적 배경은 대체로 중세 유럽을 나타낸다.
우선 내용의 대부분인 전쟁 장면을 보면 대부분 이해가 가는데, 일단 해적과 해군의 배는 모두 닻과 돛을 사용하는 범선들이고 터릿 갤리어스, 롱 갤리어스, 스쿠너 등 전형적인 함대의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주된 무기는 좌현, 우현에 부착된 대포이다.
육군의 경우는 나라마다 특색은 있지만 대부분 일반적인 대회전 형식의 풀세트를 살펴보면 중장기병, 경장기병, 중장보병, 경장보병의 풀세트에 포병, 궁수 등이 따라붙는데, 특이하게 말 대신 "목도리 도마뱀"을 타고 다니는 "리자드 리이더"를 보유한 나라도 있기는 하지만 부대 편대는 대체로 이 범주를 벗어나진 않는다.
그리고 대포의 경우 당연히 사거리에 따른 우세함이 있어서 "강철의 레이디"라는 초장거리용 대포를 가진 해적들도 있지만, 아직 포탄은 단순한 무쇠구일 뿐이고, 후반부에 최초로 "작렬포"라는 화약이 내장된 폭발하는 포탄이 등장하므로 딱 중세까지의 발전양상을 보여주며, 그것 또한 법황청 기사들이 사용하는 "핸드건"이라는 권총으로 보았을 때 증거된다.
거기다가 중세 환타지 문학의 기본 구성 요소인 "기사, 드래곤, 마법사"까지 덤으로 등장하여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3. 전쟁의 방아쇠- 오왕자의 검.
소설의 전개는 초기 해적의 낭만을 보여주는 모험 활극에서 점차 정복 전쟁과 세계 통일의 한가운데에서 활약하는 여러 축의 주인공들을 병렬 서술하는 형식으로 이어진다.
예전 "아달탄 황제"에 의해 통일되었던 제국은 여러 나라로 나누어져 있고, 그것을 얼마 전 대마법사 "하이낙스"에 의해 무너질 뻔 하였다.
하지만 그런 위기에서도 꿈쩍 않던 존재들이 있으니, 바로 "판데모니엄의 하이마스터" 들이다.
(이름은 그럴 듯 하지만 "지옥의 주인"이라는 의미 그대로 "악마" 들이다).
"아달탄 황제"와 "린타"가 밝혔듯이, 5왕자의 땅을 차지하는 자에게 세계를 정복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는데, 그 악명높은 "하이낙스" 조차도 5왕자의 땅을 넘보지 못했고, 그곳은 제국 1000년의 역사동안 한번도 침범받지 못한 곳이 4곳의 국가이다.
세상의 재화를 결정짓는 4가지 요소가 모이는 장소,국가와 그것을 통일할 1명의 인간을 합쳐서 "5왕자의 검"이라고 하고, 그것을 모두 얻는 자는 세상을 정복할 수 있다는 전설이 이어지고 있다.
-철: 다케온.
-밀: 팔라레온.
-말: 록소나.
-다이아몬드: 다케온.
-反王: 4곳의 땅을 정복하여 5왕자가 되는 세계정복자.
어쨌든 1000년의 역사동안 현세에 존재하던 2명의 하이마스터인 "大蛇: 철탑의 인슬레이버"는 직접적으로 "5왕자의 검"에 접근하는 인간을 죽이면서 막고 있었고, "드래곤: 일몰의 왕 라오코네스"는 미노만을 점거하고 접근을 허락하지 않음으로써 5왕자의 땅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휘리 노이에스"가 정복전쟁에 나서면서 최초로 5왕자의 검을 하나로 모으자 7명의 "판데모니엄의 하이마스터"는 현세에 등장하여 세상의 운명을 건 내기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정작 "휘리 노이에스"는 反王이 아니라 反王에 의해 움직여진 장수임이 추후 밝혀지게 된다).
4. 진지한 종교적 해석과 神적 존재의 등장.
현실세계의 로마 교황청과 같은 존재가 소설상에도 등장하는데, 신성 펠라론의 법황청이 그러하다.
5왕자의 검을 모아 세계정복을 하려는 反王을 저지하기 위해 움직이는 주축 중의 하나인데, 사실 법황청 자체는 종교적 의미 보다는 정치적인 의의를 위해 움직이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게 된다.
반면 해적이면서 신부인 "하리야 헌처크"선장과, 무법지의 욕설 신부인 "파킨슨 신부"는 개인으로서 보다 신앙적인 문제로 고민하고 해답을 갈구한다.
목적을 위해 살인을 지시하는 법황청에 반기를 든 "파킨슨 신부",
모두가 신의 아들로서 존재의의, 자존심을 지키며 살고자 하는 "하리야 선장".
그리고 인간 세계의 정복 전쟁의 양상을 띠던 소설은 중반부터 한명씩 등장하는 총 7명의 초자연적 존재에 의해 영향을 받기 시작한다.
"판데모니엄의 하이마스터", 즉 지옥의 지배자라는 의미의 이 악마들은 "빛의 인류" 이후에 지상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생 인류"를 가지고 내기 아닌 내기를 하는 중이다.
각자 (꽃, 뱀, 패스파인더, 광대, 악마, 인간, 드래곤) 의 모습을 가진 그들은 세계를 정복하려는 反王인 "휘리 노이에스"와 그를 저지하려는 국가 "폴라리스" 사이에서 자신을 의탁할 대상을 찾고, 대리 전쟁을 통해 세상의 운명을 결정지으려 한다.
7인의 악마들이 서로 신경전을 벌이다가 4:3이 되는 순간 한쪽이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反王측이 정복과 멸망, 어둠과 복수 등의 목적에 의해 대상을 선정하는 것에 반해, 폴라리스측의 하이마스터들은 자신이 지지하려는 개인개인의 의미에 의해 대상을 선정하고 헌신한다.
때문에 反王측의 하이마스터들은 감정을 내비치지 않고, 심지어는 "세기의 신부"라는 율리아나 공주의 청혼 마저도 뿌리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폴라리스측의 하이마스터들은 자신이 정한 상대의 감정과 죽음 앞에서 함께 아파하고, 눈물을 흘린다.
그 7명의 하이마스터의 의미와 선택지를 열거하면 아래와 같다.
(Versus 중에서 분홍색으로 칠해진 사람이 선택된 사람이다).
1. 노래의 불꽃 벨로린(질시): 자신만을 위해 노래하는 자 VS 자신을 위해 연주하지 않는 자.
(휘리 노이에스 VS 킬리 스타드 선장)
2. 구울의 왕자 직스라드(분노): 공포를 모르는 자 VS 미신에 사로잡혀 있는 자.
(발도 로네스 VS 오닉스 나이트 선장)
3. 비니힐(나태): 모두에게서 두드러지는 자 VS 모두에 섞여 보이지 않는 자.
(파킨슨 신부 VS 돌탄 선장)
4. 일몰의 왕 라오코네스(대식): 밤을 이끄는 자 VS 낮의 끝에 메달린 자.
(바스톨 엔도 장군 VS 두탕가 선장)
5. 철탑의 인슬레이버 에레로아(음란): 모든 것을 막는 나무 VS 무엇도 막을 수 업는 바람.
(퓨리아스 4세 법황 VS 하리야 헌처크 선장).
6. 황금의 조커 아델토(교만): 지지점 VS지렛대.
(세실리아 VS 트로포스 선장)
7. 새매의 공작 기릭스(탐욕): 움직임 위에 못박힌 자 VS 못박혀 움직일 수 없는 자.
(데스필드 VS 알버트 선장)
결국 7명의 하이마스터 중에서 4명의 선택을 받은 "키 노스윈드 드레이번"의 왕국인 "폴라리스"는 "휘리 노이에스"를 물리치고 5왕자의 검을 지켜낸다.
그러나 7명 이외의 궁극의 존재에 의해 결국 폴라리스와 4명의 하이마스터는 멸망의 길로 접어든다.
5. 주인공 "키 드레이번"의 광적인 집착.
정작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제국의 공적 제1호" "키 드레이번"은 정복 전쟁과 5왕자의 검 쟁탈전에 참가하지 않고 자신의 배에서 도망친 단 한명의 노예를 쫒아 제국을 횡단한다.
냉철하고 무자비하며 "똑똑하게 미친" 인간으로 묘사되는 그가, 단 한명의 노예 때문에 온갖 미친 짓을 하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고,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작가에게 의심의 "?"를 수도 없이 날려 보내었다.
하지만 위의 7명의 하이마스터 이외에 궁극의 존재, "세상의 주인"으로 서술되는 존재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키 드레이번"에게서 도망친 노예 "오스발'이다.
정확한 명칭 없이 "χαχοζ δαιμων"라고 표기되어 있으며, 7명의 하이마스터들이 "주인" 혹은 "배례의 主"라고 칭하고 있다.
사실 "키 드레이번"은 노예로서의 "오스발"을 쫒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이는 몰라봤지만 그만은 느꼈던 무언가 때문에 그를 쫒은 것이다.
"키 드레이번"이 느낀 것은 대략 2가지 정도로 추측될 수 있는데, 뭐가 맞는 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진짜 反王인 "율리아나 공주"를 돕고 있기 때문에.
-하이마스터를 넘어서는 神적 존재라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에.
어쨌든 "오스발" 또한 마지막에 노예의 탈을 벗고, "세상의 주인"의 자격으로로서 "복수"와 "자유"의 아이러니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키 드레이번"에게로 향한다...자신을 계속해서 쫒고 있던 그에게로...
6. 주제는 "자유"와 "복수".
결국 재미있는 소설이지만 생각하게 하는 부분도 많고, 결론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유츄해 내기도 힘들다.
하지만 키워드를 찾아보자면 위의 두 단어인데, 책의 1권 첫장을 펴면 "제국대백과사전"에서 서술되는 "자유"와 "복수"에 대한 글귀가 나온다.
-자유: 제국의 공적 제1호 "키 노스윈드 드레이번"의 6함대 중에서 기함이되는 배의 이름, 제국과 3개국으로부터 6000만 데리우스의 현상금이 걸려있다.
-복수: "제국의 공적 제1호 "키 노스윈드 드레이번"의 명검, 1000년 전 엘프가 만들었다고 하며 모든 마법을 무력화 시키고 놀라운 강도, 예리함을 자랑함, 다케온 백작이 다케온지방의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댓가로 교환하자고 했으나 "그렇게 싼 가격에는 팔지 않는다"라고 대답함.
어쨌든 책의 서두부터 위의 두 단어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고, 그것을 또한 "키 드레이번"이라는 해적의 이름과 결부시켜 두고 있는데다가, 그 설명이라는 것이 "엄청난 가치"를 은유하는 것을 바보라도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물질적인 배 이름과 칼 이름 말고, 천문학적인 액수의 현금과 엄청난 양의 다이아몬드와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자유"와 "복수"라는 의미라고 나는 이해하였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나이 "키 드레이번"은 한낱 한명의 노예에 대한 복수 때문에 제국을 횡단한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자유가 없는 사람인 노예 "오스발"은 결국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람, 즉 "세상의 주인"임이 밝혀지고, 방향 없는 복수를 인간의 운명에게로 향한다.
또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어쨌든 약 2달간 매일 출퇴근길 지하철에서의 시간을 즐겁게 해준 책이었다.
이제 얼마동안은 이런 긴 소설은 제껴두고 좀 가벼운 책 좀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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