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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09)

오늘 친구들과 오랜만에 술을 한잔하고 기분 한번 유쾌하게 얘기들을 나누며 집으로 향하는 길을 걸어오다가 문득 하늘을 보았다.
원주의 밤하늘은 여전히 투명했다.
새하얀 별들이 막 나의 눈으로 쏟아져 들어올 것처럼 빛나고 있었다.
시린 겨울 밤의 공기는 마치 하얀 별들이 얼음 결정인 것 처럼 느껴지게 했다.
아마 1학년때 갓 입학한 후 봄에 올려다보고 감탄을 한 이후로 가장 감명 깊게 본 밤하늘이 아닌가 싶다.


이런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보면 문득 생각나는 만화가 있다.
바로 "강경옥"作 <별빛속에>라는 만화이다.
장르상으로는 굳이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순정만화인데, SF만화라고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 만화는 "이시대의 만화상"이 문화관광부에서 제정될 무렵에 한국 만화 독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영화화 된다면 꼭 보고 싶은 만화는?" 이라는 설문 조사에서 나의 예상을 다 깨고 당당히 1위를 한 한국 만화였다(2위는 이현세作 "남벌"이었던 것 같다).

이 만화의 작가인 "강경옥"씨는 순정만화 좀 읽었다는 사람은 다 알만한 한국 순정만화계의 원로격이다.
황미나, 신일숙등과 함께 80년대부터 활약한 작인 것이다!
그녀의 작품은 한국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여성 작가의 순정 SF 만화를 많이 그리고 있는데, 지금도 명작으로 기억되고 있는 "라이헴 폴리스(89)", "노말 시티(93)"등이 그녀의 작품이다.
이 "별빛속에"는 87년도 작품으로 당시 일본 순정 만화의 영향으로 중세 유럽의 이야기나 단순한 러브스토리에 편중되어 있던 한국 순정 만화계에 일대 개혁을 몰고 왔으며, 전 21권으로 완간되어 90년대 말 순정만화의 부흥기가 오면서 새로운 단행본으로 재간행되었다.


-평범하기만 했던 당신에게 누군가가 나타다 당신이 원래는 먼 외계 행성의 왕녀이며, 그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면? 시작은 지구. 평범한 여고생으로 하루하루를 평온하게 살아가던 신혜는 가족과 친구들을 잃고 극도의 분노와 감정의 혼란을 간직한 채 왕녀 시이라젠느로서 외계 행성 카피온으로 가게 된다. 그러나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사랑도 여동생의 환대도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이방인 취급을 받으며 여왕이 되기 위한 강도 높은 훈련과 외로운 사랑만이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다.
<별빛속에>를 읽는 포인트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이라젠느의 홀로서기와 그녀의 사랑이다. 레디온을 향한 사랑에 굳게 자물쇠를 채워야만 했던 시이라젠느와 그녀를 사랑하게 됐음에도 신분의 차이 때문에 표현할 수 없었던 레디온. 이 두 사람의 어긋나기만 하는 사랑은 보는 이들에게 많은 안타까움을 안겨준다. 그리고 레디온의 죽음. 죽음 앞에 사랑을 고백하는 레디온과 레디온을 잃고 허공을 응시하는 시이라젠느는 독자들의 눈물을 쏙 뽑을 정도의 명장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레디온의 죽음 이후 거대한 폭탄과 함께 블랙홀을 향해 홀로 가는 시이라젠느에게 신이 내린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었다. 카피온이 아닌 지구에서의 삶. 그리고 지구에서 시이라젠느는 무수히 빛나는 별을 보게 된다. 결국 새로운 시작을 위해 신이 선택한 곳은 카피온도 카라디온도 아닌 지구였던 것이다.
(이 부분은 공개된 만화 내용)


물론 요즈음의 발달된 도구와 컴퓨터등으로 그려진 SF만화보다는 거칠고 어설프지만...
지금 봐도 훌륭한 스토리와 시도였다.
SF만화라고 해서 화려한 그림과 액션이 있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빛나는 별을 그리듯이...섬세한 심리 묘사로 감동을 이끌어 내는 수작이다.
여자뿐 아니라 많은 남자들이 인정하는 일본 순정 만화의 바이블인 "바사라"와 스토리 면에서도 비슷하고, 각 나라에서 차지하는 비중또한 비슷한 것 같다.

그럼, 방학이 가기 전에 도전하고 싶으신 분들은 가까운 책방으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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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ream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