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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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관객 시대를 맞이하면서 한국영화계에서도 100억을 넘는 제작비가 투입되는 일이 그리 드물지 않게 되었다.
130억이 투입된 "황해" 가 손익분기점을 넘으려면 1000만은 안되어도 7~800만명은 들어야 할텐데, 올해 최대 기대작이라는 기대감과는 다르게 실제 뚜껑이 열린 시점에서의 열기는 예상만 못하게 Box office 2~3위를 맴돌고 있다.
방학철에 "해리포터, 헬로우고스트" 등의 어린이용이나 가족용 영화화는 타겟층이 다르기 때문에 별다른 핑계를 댈 것도 없이 그냥 관객들이 찾지 않는 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아..."라스트갓파더"를 복병으로 봐야 하나? ㅡ.,ㅡ;)
굉장한 감독이 혜성처럼 나타났다는 평가를 받게 했던 500만 관객의 영화 "추격자"를 데뷔작으로 가지고 있는 "나홍진" 감독은 짜디 짠 충무로 자본 뿐만 아니라 헐리웃 배급사인 20세기폭스사의 자본까지 끌어들이는 쾌거를 이루어 냈는데, 이렇게 흥행 성적이 안나오면 조금 후달릴지도...
대체적으로 관객들의 평가는 "너무 잔인해서 거부감이 든다" 가 중론이고, 덧붙여서는 "나홍진이가 너무 오바했다" 라는 말도 들린다.
그가 겨우 두번째 작품에서 이토록 주목을 받는 이유가 과연 전작인 "추격자"의 성공 때문인지, 아니면 작가이자 연출가인 그의 오리지널 시나리오인 "황해"가 그만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지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본다.
"김윤석"씨의 말대로 "나홍진" 감독은 "우리 주변에서 스쳐지나가는 일들, 잊고 살아가는 이야기" 들을 영화로 만든다.
"추격자"에서 윤락여성과 포주가 주인공으로 등장했었고, 이번 "황해" 에서는 한국에 넘어와 일하는 수십만명의 조선족 동포(?) 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외국인 노동자들로 인해 왕왕 심각한 강력범죄가 일어나기는 하지만, 내가 겪어본 조선족 들은 근처의 식당이나 일하기 힘든 곳에서 묵묵히 일을 하는 사람들 이었다.
돈만 주면 사람을 죽여주고, 도끼와 칼을 들고 다니며 집단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실제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영화에서처럼 바보같은 조폭이 아니라 더 무서운 한국 조폭들이 가만히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찰은 바보같이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하겠지만..)
흔하지 않은 소재로 괜찮은 드라마를 써내려 갔는데, 너무 과장되어 현실감이 날아가 버렸다는 이야기 이다.
"있을 법한 일"이 가지는 장점들이 사라져 버리고, "나홍진" 감독이 애썼던 극사실주의 화면과 드마라가 있는 이야기 전개는 빛을 바래 버려서 거부감만이 남아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
차라리 "구남(하정우)" 개인에게 조금 더 초점을 맞추어 따라가고 다른 스케일을 줄였다면 드라마는 좀 더 살아나고, 쓸데없는 돈낭비도 줄어들고...좋았을 텐데...
눈으로 보기에 재미는 있었지만 왜 수십명의 사람이 도끼에 머리가 깨져 죽는 모습을 봐야 하고, 왜 50대가 넘는 자동차가 박살이 나고 컨테이너 트럭이 넘어져야 했는지는 아직까지도 의문이다.
꼭 필요 했을까요?
그게 최선이었나요?
하지만 오래 호흡을 맞추어 온 감독과 배우들의 신뢰는 나름대로 화면상에 좋은 결과를 담아낸 것 같았다.
인터뷰를 보면 (나홍진-김윤석-하정우) 간의 끈끈한 신뢰와 높은 평가가 느껴지는데, 특히나 겉멋을 부리지 않고 날것의 냄새를 몸에 뭍히기에 망설임이 없는 연기파 배우인 그들의 연기는 정말 감독이 원하는 모습 그대로였을 것이라고 감히 말해 본다.
삶에 치이는 건조하고 남루한 조선족 남자 "구남(하정우)"의 모습은 사건에 휘말리면서 점점 치열해지며 변신해 갔고, 안하무인에 거칠고 폭력적인 개장수, 밀항브로커, 살인청부업자, 조직폭력배 역할을 마치 진짜 그런 사람인 것 처럼 연기해낸 "김윤석" 씨의 연기는 도저히 흠을 잡을 수가 없었다.
물론 "타짜"의 아귀 역을 맡았을 때 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충격적이고 훌륭했다.
근데 "올드보이" 의 "최민식"씨 이후로 최고의 마초 캐릭터로 그려지는 그의 도끼질 액션은 최근 잔인하다고 말이 많은 "악마를 보았다, 아저씨" 등은 콧방귀를 뀔 만큼 리얼하고 잔인하게 그려져서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게다가 영화상에서 절대적인 강자로 나와서 수십명의 칼을 든 깡패들을 혼자서 다 죽이는 장면 들은 조금 어이가 없기도 해서 무슨 히어로물 영화를 보는 듯 했다.
2시간 30분의 러닝타임이 쏜살같이 지나갈 정도로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아주 훌륭한 영화라고 평가하기도 어렵고, 감독의 전작에 비하면 오히려 질은 떨어지고 양만 늘려 놓았다고 볼 수 밖에 없어서 추천하기 좀 애매하다.
그래도 극장에서 보면 실감나고 재미있을 액션 장면이 많으니까 보고 싶은 사람은 왠만하면 극장 가서 봅시다~~~
(당분간 한국 영화에서 BMW가 박살이 나고, 에쿠스,그랜져TG로 카체이싱 장면을 찍고, 50대의 차가 박살이 나고, 컨테이너 트럭이 자빠지는 장면을 보기는 힘들테니까 이 기회에게 극장가서 큰화면으로 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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