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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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6일, 대학로의 많은 연극무대 중에서도 작은 지하 소극장에서 친구가 초대해준 신작 연극을 보고 왔다.
제목은 "인디아 블로그" 인데, 등장인물이 단 2명 밖에 안되는 소규모 연극이다.
연출자와 배우 2명이 실제로 인도를 34일간 여행하면서 만들어낸 내용을 그대로 연극 무대에 올린 것인데, 서울 프린지 페스티발에서 주목도 받고 여러 언론매체에도 공개되고 인기가 급상승하는 모양이다.
100석이 될까 말까 하는 연우 소극장은 입구에서부터 마치 관객들이 진짜 인도에 온 듯한 기분이 느껴지도록 꾸며져 있었다.
벽의 장식, 천장의 모빌, 여기저기 걸쳐진 인도 직물, 누가 봐도 인도 물건 같은 소품들...
게다가 무대 후면의 스크린에서는 배우들이 실제로 인도에서 찍어온 동영상이 계속해서 흐르는데, 인도 거리의 풍경과 인파, 타지마할 같은 명승 고적, 겐지스 강의 화장터와 목욕하는 사람들을 잔잔하게 보여주면서도 배우에게로의 집중력을 흩어놓지 않아서 나름 저렴한 비용으로 알찬 무대를 꾸민 것 같았다.
단 2명뿐인 등장인물을 맡은 배우들은 작은 무대에서 정말 땀을 뻘뻘 흘려가며 뛰고, 춤추고, 노래하고...멋진 무대를 선보여 주었다.
박동욱, 전석호 두분 모두 화이팅!!!
(근데 노래는 둘다 못한다...이부분이 의외의 문제가 될 수도 있겠는데 여자관객들은 실망하거나 싫어하는 기색도 엿보였다...)
또한 단촐한 무대 구성상 관객들과의 거리도 매우 가깝다.
맨 앞줄에 앉은 어느 여자분은 꼭 주인공의 옛 여자친구 역할을 해야 하고, 어느 남자분은 후레쉬를 비춰 주어야 하며, 같이 촛불을 켜고 추억에 잠기며, 마지막엔 배우들이 나누어 주는 3분카레를 선물로 받고 나올수 있다.
"로드씨어터" 라는 여행 루트를 따라가는 구성상 산만해 지거나 지루해 질수 있는 여지가 많았는데, 배우들의 열연과 중간중간 빵빵 터져주는 개그 요소들이 그런 면을 많이 상쇄해 주었다.
하지만 역시 기본 시나리오가 주는 내러티브가 약하기 때문에 단순히 "여행" 이라는 주제 이외에 여자친구 찾기나 죽은 사람에 대한 추억 등의 식상한 요소로 커버하기에는 단순하고 지루하다.
이런 부분은 "여행" 과 "추억" 을 가장 잘 살려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많은 상을 수상했던 대학로 창작 연극인 "김종욱 찾기" 가 훨씬 뛰어난데, 그 차이는 작가, 연출의 유무와 역량 차이라고 보인다.
게다가 인도에 가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주인공들의 여행 루트와 풍경, 모습들에 공감을 하고 즐길수 있겠지만 인도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은 그 장소의 특색과 등장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여 겉돌게 되는 부분은 단점이 될수 있다.
실제로 내 동행도 재미 없어 했고, 단순히 데이트를 위해서 온듯한 커플들은 표정이 안 좋은 경우도 보인다 ㅡ.,ㅡ;
"인도" 라는 자유를 상징하는 여행지.
인도를 배경이자 주제로 설정 함으로써 이 연극이 특색을 얻은 면도 있지만, 그만큼 한정된 관객을 받을 수 밖에 없음은 자명하다.
만약 시즌2가 기획 되거나 연장 공연이 된다면 충분히 고민해 보아야 할 부분일 것이다.
어쨌든 초대해 주신 나의 절친한 친우 "김X빈" 군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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