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20.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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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05)에 작성한 글입니다.
90년대에 들어 한의학의 인기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냉정한 판단 없이 가열되고 있는 인기는 언젠가 거품처럼 사그라져 버릴 것이다.
얼마 전에 만화방에서 매우 흥미로운 제목의 만화를 발견했다.
그 제목은 바로 신침(神鍼)이었는데, 부제가 "한의학의 감동 신비 체험"이었다.
한의학의 인기가 높아지다 보니 언젠가 나올 것이라 예상은 했었지만, 드디어 그 결과물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니 한의학도로서 뿌듯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만화의 내용은 아버지가 중국으로 침술을 배우러 간 사이에 어머니가 병들어 죽고, 주인공인 "한동이"는 아버지를 저주하게 된다.
중국에서 돌아온 아버지는 무면허 의료시술을 하다가 의료사고를 내고 감옥에 가고, 동이는 혼자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등학교에 다닌다.
친구들과 주변 환경에 의한 에피소드들에 휘말려 어릴 때부터 어깨너머로 봐온 아버지의 침술로 환자들을 고치지만 자신이 침술을 싫어한다고 생각하며 산다.
그러던 중에 친구를 구하게 됨과 동시에 침술의 더욱 오묘하고 깊은 세계에 감화되어 진심으로 침술을 좋아하게 되는데...
이상이 대체적으로 내가 간추린 내용이다.
인기가 그다지 없었는지 4권으로 완결되었기 때문에 일견 스토리가 좀 엉성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차치고라도 내가 한의학도로서 이 책을 보고 느낀 점을 말하겠다.
가장 어이가 없었던 점은 작가의 한의학에 대한 사전 조사와 이해의 부족이었다.
물론 자신이 한의사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 한계를 인정해 주긴 해야겠지만, 그렇다면 차라리 한의사나 관련 분야 권위자에게 감수를 맡겼어야 했다.
간단하게 예를 들자면 주인공의 아버지는 중국에서 침술을 배워온 사람인데 그가 사용하고, 또 아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한국의 전통 침술인 "사암침"이었고(실제로 정승격을 쓴다), 주인공인 "한동이"는 望聞問切의 기본적인 진단 과정도 없이 중풍 환자를 "뇌졸중"으로 진단하고 시침한다.
일본에서는 바둑, 의료, 다도...심지어는 정치 등 수많은 전문 분야를 다룬 만화가 있지만 언제나 긴 준비기간을 갖고 조사하며 혹여 라도 잘못된 점이나 미흡한 점이 있을 까봐서 꼭 전문가의 감수를 받는다.
만화를 접하는 독자들은 대부분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어린이 포함)이기 때문에 잘못된 전달을 완벽히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예방하는 것이다.
그리고 준비가 미흡한 것도 있지만, 작가가 처음에 잡아놓은 기초적인 플롯이 워낙에 빈약해서 스토리가 우왕좌왕한다.
게다가 작가가 만화를 그리는 도중에 "수지침"을 배우기 시작했는지 갑자기 수지침이 가장 편하고 효과가 높은 "한의학"이라고 묘사하고 있어서 매우 어처구니가 없었다.
(책 중간에는 수지침의 고안자인 "유태우"박사 소개글이 있고, 책의 말미에는 수지침 도해가 실려있다 ㅡ,.ㅡ)
그리고 마지막에는 "권도원"선생님 스토리가 등장하면서 잠시 "체질침"이 등장하기도 한다.
어쨌든 미흡한 조사와 내용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 만화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자면 한의학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주는 사례로서 이 만화의 존재는 이후에 나올 작품들에게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우리 한의학을 좀더 잘 다룬 전문 한의학 만화가 등장할 날을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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