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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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헐리우드 공습의 첨병인 "아바타"의 노도와 같은 공세에 정신을 못차리고 똥오줌을 줄~줄~ 싸고 있을 때, 그나마 한국 영화계에서 독특한 연출과 스토리 텔링으로 독보적인 작품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모든 연출작이 수백만 관객을 몰고 다니는 흥행성을 담보로 하는 한국 국가대표 감독이 출사표를 던졌으니...
그 작품의 이름은 동명의 주인공이 호쾌하게 외쳐준다.
"내가 도사 전우치다~!"
"최동훈" 감독에 대해서는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로 위와 같은 평가와 찬사가 틀리지 않은 인물이다.
하지만 냉정히 본다면 이번 "전우치"는 그간 그가 만들었던 "범죄의 재구성, 타짜" 등에 비해서 특출나게 뛰어난 점은 없는 것 같아 아쉬운 점도 크다.
그의 데뷔작이자 최고 흥행작인 "범죄의 재구성" 의 경우 본인이 직접 쓴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그 현란하고 긴장감 있는 연출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러나 원작이 있는 "타짜, 전우치" 등을 연출함에 있어서는 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스토리 텔링"의 부분이 약해지는 것이 보여 안타깝다고 하는 것이다.
원작이 있는 경우, 잘해 봐야 본전이고 못하면 원작만 못하다고 욕을 먹게 되니...
게다가 이번 작품은 전작인 "타짜"에 비해서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히어로물의 라인을 따라갈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형성을 벗어나기가 더욱 힘들었던 것 아닐까?
각색의 영역은 독특한 설정과 위트있는 원작 비꼬기가 뛰어나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죠~잉!
다만 과거의 소박한 세상에서 더럽고 암울한 21세기 서울로 돌아온 "전우치, 초랭이"의 입과 행동을 통해 보여주는 감독의 현실 비판 의식은 또하나의 성과라면 성과랄까?
21세기 서울에서 임금이 없고 기업이나 자본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하자 "초랭이"가 한마디 한다.
"근본도 없고 잇속만 따지는 장사치에게 나라를 맡기다니..."
(재벌 문제도 그렇지만 현대톨령의 출신을 보면 웃기지 않을 수 없다^^;)
인간도 아닌 개한테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 한심한 2010년의 대한민국의 모습이 씁쓸하기만 하다.
그리고 현세구복 영웅물의 재미인 (임금->양반->정치인) 놀리기 등은 비슷한 맥락의 재미와 함께 극적 흥분을 더해주어서 관객에게 또다른 아타락시아를 보여주니, 나름 의미있는 부분이렸다~
또한 과거를 넘어와 현세의 세상을 어지럽히는 2마리의 요괴는 "토끼"와 "쥐" 인데, 공교롭게도 광화문광장과 청계천에서 "쥐"를 때려 잡는 내용은 일말의 통쾌함을 안겨 주었고^^;;
그렇다고 아쉬운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고, 이 영화만의 특별한 점이 있었다면 적절한 배우 캐스팅과 그들의 명연기, 그리고 감독과의 호흡이 빛났다는 점 이리라...
감히 "최동훈 사단"으로 불리울 정도로 매 작품을 함께 하는 "백윤식,김윤석, 염정아, 유해진, 김상호.."등을 비롯하여 이번 작품에서 처음 투입된 "강동원, 임수정, 선우선.."등의 연기도 뛰어났다.
특히 명품 품절남 "유해진"씨는 주인공 "전우치"와 항상 붙어다니는 개+인간인 "초랭이" 역을 맡아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같고 깨알같은 웃음을 전하는 감초 조연 역할을 맡아 제역할을 120% 발휘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어벙한 세명의 신선 "송영창, 김상호, 주진모" 씨, 세명의 중견 연기자들의 능숙한 연기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헐리우드 히어로물의 영향을 오래 받은 한국 관객들의 높아진 시각적 수준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독창성을 추구한 부분도 칭찬할 만 하다.
한국의 "도술"을 쓰는 도사 전우치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수묵화에 먹이 번지는 듯한 전우치의 움직임과 배경 전환이 그러한 것인데, 헐리웃의 물량공세와는 다른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맛을 보여준다.
물론 나는 IMAX 3D 로 "아바타"를 보았지만, 그런 SF 애니메이션 영화를 한국의 모든 연령층의 관객이 좋아할 수는 없는 법...
명절과 연휴가 많은 겨울에 부모님과 친구와 부담없이 볼 수 있는 한국 영화를 찾는다면 "전우치"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울 부모님도 보여드렸더니 아주 좋아하시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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