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1987년 개봉했던 "월 스트리트" 라는 영화의 2편격인 이 영화는 같은 감독, 같은 배우를 통해 만들어진 속편인데, 말하고자 하는 바는 1편과 큰 괴리감이 생겨버린 듯 하다.
사실 나는 1편을 보지 못했으나, 80년대에 미국이 잘 나가고 일본도 거품경제가 한창 커나갈 무렵의 세계 경제 시장은 그야말로 돈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대였다고 한다.
"탐욕은 좋은 것이다. 탐욕이 인류의 발전을 이끌어 낸다" 라고 주장하던 주인공 "마이클 더글라스"는 20여년이 지나 교도소까지 다녀온 후에 하는 말은 "과연 탐욕은 좋은 것일까?" 라고 반문하며 현 세계를 비판하고 있다.
(웃긴 여담으로 실제 한국에서 2007~2008년 중국펀드가 반토막 나면서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미XX셋 이라는 투자회사의 부회장인가 하는 사람이 "그게 다 니들 탐욕으로 한 투기 때문이잖아!" 라고 인터뷰 했다가 제대로 털린 적이 있었다 ㅡ,.ㅡ;)
세계경제가 어려워지고 그들이 말하는 Moral Hazard가 도래한 시대에서는 다른 패러다임이 필요한 것인가?
일단 이 영화를 이해하려면 막연한 금융계 지식이 아니라 대충이라도 구조를 알고 있어야 한다.
영화 상에서 주인공들이 활동하는 월 스트리트는 한국의 여의도와 같은 금융업체들이 몰려있는 거리일텐데, 그것은 우리가 주위에서 쉽게 보는 국민은행, 대우증권 같은 것도 있지만 귀에 낯설은 투자은행, 투자회사들이 더 많다.
한국에서도 크게 해먹고 있는 골드만삭스 같은 거대그룹도 있고, 서브프라임 사태때 무너진 리만 브라더스, 베어스턴 같은 중소 투자회사도 있다.
(샤이아 라보프가 다니던 회사가 리만 브라더스를 모델로 한 듯...)
영화에서 무대가 되는 금융 무대는 일반 주식시장이 아니라 이러한 투자회사들이고, 거기서 고객들의 돈을 싸그리 모아다가 제멋대로 투자하면서 이익이 나면 홀라당 벗겨먹고, 손해가 나도 물어내지는 않으면서 수백만 달러의 고액연봉을 받는 투자관리자, 펀드매니져, 여신상담사 등이 주인공이라는 말이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때문에 경제가 무너지고, 투자은행들이 파산하고, 국가와 의회, 그리고 연방준비이사회나 국제통화기금이 등장하는 배경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는 그래서 어렵다.
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그 규모나 스케일을 따라가는 스토리 라인이 매우 흥미진진하고, 현실세계의 위기를 매치시키며 즐길 수 있겠지만, 경제에 무관심했던 사람이나 여성분들은 이 영화가 매우 재미없고 지루할 뿐이다.
액션신 이라고는 잠깐 오토바이 타는 장면 뿐...
누가 죽거나 위기가 찾아오는 장면도 없고...
러브신은 뽀뽀 뿐...
게다가 어색하게 가족주의까지...
"올리버 스톤" 이라는 명감독의 영화라고 보기에는 조금 실망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시점만 다를 뿐 1987년에 자신이 만들었던 1편과 비교해서 왜 만들었는지 이유가 불분명한 괴작이라는 평가를 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틈타 다시 한번 소재로 이용해 먹으려는 의도로 보일 뿐...
1편에서는 인간의 탐욕을 정당화하며 신랄하게 현세를 비판했기에 명작으로 평가받았던 것인데, 난데없이 "샤이아 라보프"는 이상주의자에다가 우연치곤 어색하게 여자친구는 전설적인 투자가의 딸...탐욕을 이겨내고 가족에게 돌아가는 어색한 마무리라니...
도대체 왜 만들었을까...
그래도 신문 경제면도 조금씪 보고, 다우극장도 관람하는 남자로서 흥미있게 보긴 했지만 재미있게 보진 못했다.
앞서 경고한 대로 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만 보고, 단순히 유명 감독, 배우가 등장한다고 보는 사람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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