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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격한 독서의욕 저하로 인하여 가끔 행하던 특단의 조치를 다시금 꺼내어 들게 했는데, 그것은 바로 단순 흥미만을 목적으로 쓰여진 판타지, 무협 소설 읽기 이다.

판타지, 무협 소설은 아래와 같은 장점이 있다.

1. 재미가 있어서 흥미 유발이 됨.
2. 단순한 기승전결로 인해 읽기가 쉬움.
3. 명확한 선악구도, 대립구도로 고민 부담이 없음.
4. 항상 해피엔딩이라 후유증이 없다.


어쨌든 그래서 오랜만에 무협지나 읽어볼까 하다가 근래 가장 대작이자 명작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 한국 무협작가 "용대운" 씨의 필생의 역작 "군림천하"를 선택했다.


1. 구성의 한계.

하지만 시작부터 질리게 하는 장애물이 있었으니...

벌써 10년 넘게 스포츠투데이 신문에 연재중이며, 21권까지 나온 초장편인 주제에 아직 완간이 안되었다는 점이다.

책이든 만화든 완간되지 않으면 리뷰를 쓰지 않던 지뇽군에게는 매우 껄끄러운 점이었지만, 현재 출판사인 대명종이 부도가 난 상황에서 언제 22권이 출간되고 완간될 지 모르기 때문에 그냥 시작을 하기로 하였다.

"용대운" 작가도 80년대부터 필력을 날린 사람으로서 장편이자 필생의 마스터피스를 쓰고 싶은 생각은 가지고 있을 것이었겠지만,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범람하는 저질 단행본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예전에는 3~5권으로 깔끔하게 마무리 짓던 단순명쾌한 무협 장르에서 갑자기 인터넷 연재등이 가능하게 되고, 팬픽의 성향마저 보이게 된 무협, 판타지 시장은 10~20권이 넘는 작품이 넘쳐나게 되었다.
(고딩때는 하루에 4~5권씩 한편을 끝낼 수 있었는데... ㅡ.,ㅡ;)

그 안에서 스테레오 타입을 지키며 신문 연재로 시작한 대하 무협 소설 "군림천하"더딘 연재 속도와 장편의 압박으로 인하여 많은 난관을 맞게 된다.

심지어 작가의 욕심이자 이 소설의 특이점인 "힘없고 초라한 몰락 문파의 이야기" 전개상 초반부에는 주인공들이 계속 수모를 당하기만 하고 재미도 별로 없다.

이 소설은 현재 발간된 21권까지 총 3부의 분량으로 나뉘어 출판되고 있는데, 대략의 구성은 아래와 같다.

-1부: 중원의 검(전7권)
-2부: 종남의 혼(전7권)
-3부: 군림의 꿈(전7권)


보통의 무협 소설들이 빠른 전개를 보이며 완결될 분량인 7권까지...이 소설은 내내 지루하고 심심하게 주인공과 독자들의 마음을 억누른다.

이 부분부터 벌써 내가 기대했고 위에 서술했던 "무협 장르의 장점" 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니, 내 기분이 별로 좋을 리 없다.

그러나 중국을 종횡하는 큰 스케일과 여러가지 사건이 얽히고 꼬이는 서사의 힘이 쉽게 손을 놓지 못하게 하였고, 2부를 지나면서 이제야 좀 주인공 다운 인물로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보며 만족을 찾아가기 시작하는 내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2. 설정과 인물의 장점.

앞서 말한 무협 장르의 장점을 살리려면 필연적으로 "영웅소설" 이 되어야 함은 피할 수 없는 점이다.

다만 그 영웅의 탄생 이유, 배경, 과정이 어떻게 그려지느냐에 따라 훌륭한 서사 소설이 되느냐, 아니면 앞뒤 없이 유치한 저질 졸작이 되느냐가 판가름 되는 것이다.

이 소설은 시작의 설정 부터가 여타의 무협 소설과는 다르게 비관적이고 암울하다.

과거 9대문파의 영광을 누렸으나 쇄락하여 모든 무림인들에게 무시당하는 종남파...

수치를 당하고 죽어가던 사부가 남긴 "너만은 꼭 군림천하 해야 한다..." 라는 유언...

그리고 20대의 젊은 나이에 장문인이 된 "진산월"과 그의 사제들의 비참하고 초라한 고생담
이 1부 내용의 전부이다.

7권의 분량에 걸쳐 그런 모습을 보는 것도 짜증나는 일인데, 그나마 개성강한 사제들과 "삼절무적(배짱,심계,말솜씨가 뛰어남)" 이라 불리우는 주인공 "진산월" 의 모습에 감정이입이 되어 책장을 넘기다 보면 다른 소설에서는 생략되는 다양한 부분들이 풍부하게 다가오게 된다.

2부에서 다소 식상하지만 여러가지 기연을 만나 강해지게 된 주인공은 "삼절무적" 이라는 이름만 거창하고 비웃음 섞인 별호에서 벗어나 "신검무적"이라는 영웅으로 재탄생 한다.

그리고 2부에서 수련하느라 시간의 흐름을 건너뛰어 현실의 강호로 돌아온 "진산월"은 사제들을 찾고 빼앗긴 종남파의 본산을 되찾는데 주력하고, 드디어 3부에서 세상을 향해 군림천하의 발을 내딛는다.


현재 소설은 10년의 시간동안 21권까지 출간되었고, 막 3부를 끝내고 4부의 결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출판사도 망했고, 몇권에서 끝이 날런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다렸다가 끝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그러므로 강하게 추천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으니, 21세기 한국 무협의 발전상의 정점을 확인하고 싶은 분은 꼭 "군림천하" 를 선택하세요!!!

(p.s: 용대운 작가와 함께 90년대 무협계를 풍미했던 야설록 작가가 만화화 해서 연재하고 있으니, 만화로 보고 싶은 분은 찾아서 보세용~)
Posted by Dream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