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다시 무협소설이다.
5일이나 되는 긴 연휴동안 나가서 놀기도 많이 하였지만 시간도 보낼겸 다시 고른 소설책이 무협지 "호위무사" 이다.
"초우"라는 다소 생소한 작가의 작품인데, 의외로 여러 곳의 독자들이 추천하는 소설이었다.
저번에 말한 "용대운, 야설록.." 등의 8~90년대 작가들이 아니라 2000년대 들어서 독자였던 수많은 사람들이 직접 쓴 소설, 혹은 인터넷 게시판에 연재하던 소설...그러한 신무협, 신환타지 소설의 맥락에서 이해를 해야 할 것 같다.
(이 소설은 진짜 인터넷에 연재되다가 인기를 얻어 출간된 사례이다)
한창 영웅들의 복수극에 빠져있던 소재의 한계에서 벗어나 거지, 문지기, 표사, 현상금사냥꾼...환타지의 세계로 순간이동한 무협지의 주인공등 다양한 직업군의 인물들이 신무협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시작하였는데, "호위무사"는 말 그대로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호위무사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호위무사의 삶을 그리기 보다는 그냥 초반부터 절대 고수인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자,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들이 나열되기 때문에 통속적인 무협지의 범주에 맴돌아 사실 유니크한 소재의 특수성이 퇴색되는 안타까운 점도 보인다.
좋은 점도 있는데, 신진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단체들이 난립하는 가운데 이야기의 중심축이 되는 용부, 봉성, 공부...등의 복잡한 배경과 함께 그 내부의 단체들간의 음모와 격투를 잘 그려내어서 나름대로 필력을 느끼게 해준다.
근데 일을 너무 벌려놓고, 등장인물을 많이 내세웠는데 그 마무리가 너무 대중없고 간략하여 아쉬운 부분이 되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유의깊게 살펴본 점은 작가의 상상력이다.
"김용"의 "영웅문" 에는 "항룡십팔장" 과 "탄지신공, 일양지, 타구봉법" 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 것이다.
그리고 "항룡유회"니 어쩌구 하는 초식 이름도 무협지 깨나 본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무협에서 무당파는 당연히 태극권, 화산파는 매화검법...등의 대표적인 무공은 있지만 묘사되는 초식은 그냥 휙~ 퍽~ 하고 나면 반경 10장이 초토화...라는 식의 묘사가 대부분이었다.
여기서 "호위무사"의 특징이 나타나는데, (연재당시) 초짜 작가 치고는 고심을 많이 했는지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의 무공의 초식까지 모두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소천대검식"의 "산검탄월우"를 펼치면 검기가 우산처럼 퍼져서 적들을 공격한다거나...하는 식으로 독자의 머리속에 주요 무공의 도해를 주입시켜 주어서, 책을 보면서도 입체감과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나름대로 체계를 잡아 신검합일이니..심검이니...하다가 "마음이 일어나면 形이 되고, 氣에 神이 따르면 검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검론을 펼쳐 놓는다.
무협지에 빠삭한 강호제현들의 눈에는 가소로워 보일 수도 있지만 색다른 재미를 주는 부분이다.
2000년 초 즈음부터 인터넷에 연재되다가, 2005년 책으로 10권 완결 출판된 소설로서 나름 유명해서 찾아보기 쉬우니 한번 읽어 봅시다.
그리고 앞서 감상평을 올린 "군림천하"와 마찬가지로 "호위무사" 또한 "황성" 이라는 작가가 만화로도 그려서 인기를 얻었으니, 만화로 보고 싶은 사람은 naver 만화에 가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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