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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를 극장에서 본건 사실 2주 전이다.

 

근데 왜 지금 감상평을 적는가..하면 영화를 보는 내내 10년 전 홍콩 영화인 "무간도"가 계속해서 생각이 났고, 결국 집에 와서 "무간도- 트릴로지" 를 몽땅 다시 꺼내어 보고 나서 비교해 보고자 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무간도"제작의도, 주제의식, 플롯과 배경, 인물관계, 개연성, 배우들의 연기, 감독의 연출력...등등 모든 면에서 볼때 비교 우위에 선다.

 

아, 물론 여기서 말하는 "무간도" 는 4편까지 나온 시리즈 중에서 1편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유위강 감독의 전작들과 비교하면 비교도 안될 정도로 뛰어난 명작이 나온 셈인데, 아시아에서 범죄조직이 가장 활성화된 홍콩을 배경으로, 그리고 영국 반환을 앞둔 사회적 혼란기의 시대에서, 인기와 연기력이 담보된 최고의 배우 "유덕화, 양조위" 캐스팅까지...

 

제작비 또한 유래가 없는 4000만 홍콩 달러를 썼다고 하니, 이런 영화가 21세기 홍콩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은 어찌 보면 신기한 일이 아닐수 없다.

 

그런데 결과물 또한 대단했다.

 

시대물, 무협물을 제외하고 완전히 죽어버린 홍콩 영화계에서 이런 명작이 나와서 헐리우드에서 "디파티드" 로 리메이크 되었으니, 그 완성도는 자타가 공인했다고 보여진다.

 

그런 면에서 "신세계"많은 면에서 어설프다.

 

기업화 되어가는 조폭이 그렇게 뿌리깊게 자리 잡을 정도로 한국 암흑가가 큰 시장도 아니고 역사도 없을 뿐더러, "범죄와의 전쟁" 같은 시기적 혼란기도 아니고 6,70년대의 주먹 황금기도 아니기 때문에 결정적으로 개연성이 많이 떨어진다.

 

"악마를 보았다, 부당거래" 의 시나리오를 써서 유명해진 "박훈정" 씨가 직접 각본과 감독을 맡아서 야심차게 제작을 시작하고,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 의 순서대로 당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고 하니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많이 한 것이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괜찮은 영화가 나와서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한국 느와르의 부활" 등의 캐치프래이즈는 낯 부끄러워 해야 할 것이다.

 

굳이 의미를 찾자면 "최민식" 씨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보고 당장 제작하자고 감독을 꼬신 이유처럼 "한국에도 이런 영화가 하나쯤은 있어야지" 라는 정도 겠다.

 

매번 인터뷰에서 "무간도" 와의 비교 때문에 신경쓰였을 "박훈정" 감독 또한 쿨하게 덮어놓고 넘어갔으며, 흥행에 대해 큰 기대도 안했다고는 하는데...

 

동일 소재를 좀 코믹하게 풀어낸 한국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 정도의 가벼움이 차라리 나았을 지도 모르고, 쁘락치 특허권을 무시하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독자적인 내용과 "알파치노, 조니 뎁" 등의 명배우들이 출연했던 "도니 브래스코" 의 무게감과 진지함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기대에 부합하는 명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이 영화를 살렸다고 보아야 하는데, 특히 저급한 양아치 연기를 정말 제 옷처럼 연기한 "황정민" 의 연기는 정말정말 훌륭한 것이었으며, 분량이 적은 "최민식" 이나 겉멋에 빠진 "이정재" 보다 확실한 인상을 보여준 "박성웅" 씨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

 

혹자의 말대로 포스터의 3명이 아니라, "박성웅" 씨까지 4명의 주인공인 영화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어쨌든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본다면 적당히 재미있는 영화니까 보지 못한 분께는 권해 드립니다~

Posted by Dream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