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름답다.
비맞은 은교를 침대에서 바라본 그날의 아침처럼, 영화는 싱그럽고 우아하며 아름답다.
70세 노인과 17세 소녀의 추잡한 스캔들이 이 영화의 주제도 아니고 자극적인 화면도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위의 이유로 이 영화를 포기한 사람들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영화는 훌륭하다.
"박범신" 작가의 원작 소설을 읽어 보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정지우" 감독은 그것을 120% 완벽히 소화해 내었을 것이라 판단되고, "박범신" 작가 또한 만족해 했을 것이라고 감히 장담한다.
"헤피엔드" 의 찐득거리는 스릴러와 "사랑니" 의 어설픈 감정들이 "은교" 에서 화려한 꽃을 피우는 느낌 이다.
화면은 아름답고, 새소리와 음악 또한 아름답다.
"은교" 또한 청초하고 앳된 싱그럼움을 간직하고 있지, 결코 경박한 성애의 대상으로 그려지지 않았다.
"김무열" 의 기대치 않은 호연도 좋았지만, 역시 "박해일" 의 연기에 놀라고 감탄하고 말았다.
노인 연기의 어설픔, 어색함을 지적하는 사람도 많았지만...그는 제대로 해 내었다.
70세 노인을 100% 표현해 내지는 못했지만, 70세 노인의 문학적 사랑과 카타르시스를 화면에 잘 표현했다고 본다.
마지막 장면의 롱 테이크에서...은교의 작별인사에 맞추어 흘러내리던 감긴 눈의 눈물...
그 한장면으로 "박해일" 은 배역을 완벽히 이해했으며 온전히 연기했다고 찬사를 보내고 싶다.
최근 바쁜 생활에 치여 글을 잘 안쓰고 있었지만, 오랜 생활이 되어버린 영화감상과 만화읽기를 그만둔건 아니었기에 이런 좋은 영화를 만날수 있었고, 그런 기쁨을 새벽 3시의 늦은 시각에 공유하고픈 감정에 사로잡혀 버렸다.
비까지 내렸으면 더 좋았을 걸...
그래도 맥주 한캔을 따면서 생각...혹은 감상에 빠지게 만들어준 좋은 영화이다.
혹시 편견 때문에 아직 보지 못한 분이 있다면, 꼭 도전해 보세요.
아름다운 영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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