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에 개봉했던 영화 이지만 어제 TV에서 오랜만에 "트로이" 를 방영해 주는 바람에 "브래드 피트" 형님 영화중에 안본 것을 찾다가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되었다.
어렸을때 부터 팬이었기 때문에 그의 영화를 거의 다 보았다고 생각했지만 장년의 그는 블럭버스터나 소규모 영화의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다작을 하는 바람에 몇몇 놓친 작품이 있었다.
이 영화는 얼마 전에 본 "월드워Z" 같은 헐리웃 대작 보다는 초기의 "스내치" 라던가 역시 장년에 출연했던 "번 애프터 리딩" 같은 작품과 비슷한 날것의 냄새, 그리고 작위적이지 않은 터치가 느껴지는 작품 이었다.
대신에 좀 지루한 감도 있고, 흥행도 그다지 성공 못하여 평점마저 낮은 괴작 취급을 받고 있다.
아마도 무미건조한 화면과 불친절한 전개가 관객들에게 거부감을 주게 된 것 같은데, 기타 존재했던 느와르 범죄 영화나 킬러 영화에서 보여지는 겉멋이나 비현실적인 설정이 제거되어 매우 흥미롭게 볼 수있는 측면도 있다.
"콜래트럴" 의 스타일리쉬한 킬러인 "탐 크루즈" 도 멋있고 "타락천사" 의 섹시한 순수 킬러 "여명" 도 멋지지만 이 영화에서의 "브래드 피트" 는 정말 시니컬하고 냉정한 해결사로 등장하여 진한 수컷 냄새를 풍기며 남자마저도 반하게 만든다.
이런 배역의 플롯은 원작소설 "cogan's trade" 가 워낙에 사실적인 범죄소설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감독인 "앤드류 도미닉" 이 2008년 무렵의 미국을 배경으로 삼아 나름대로의 철학을 집어 넣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미국 경제가 나락으로 곤두박질 치고, 부시 정부의 지지율이 엉망인 상태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로 등장한 오바마는 자유와 평등을 외친다.
영화 상에서는 계속해서 배경의 TV나 자동차 라디오 등을 통해서 대선 후보 방송을 통해 "버락 오바마" 의 연설이나 토론 방송을 들려준다.
매우 정확하게, 오바마의 말이 들린다.
처음에는 이런 설정이나 연출이 매우 귀에 거슬리고 불편했는데, 아마도 감독은 영화 종반부에서 주인공 킬러가 하는 말을 통해서 주제의식을 표출하고 싶었나 보다.
"America is not a country. It's just a business. Then fucking pay me!"
뭐 그다지 영화 내용과의 연결이 매끄럽다거나 주제 전달이 명확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감독이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는 대충 알것 같지만...그래도 너무 오바한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면은 북미권 개봉 포스터에서도 냄새가 풍기는데, 확실히 한국 포스터와 비교해서 뭔가 있어 보인다.ㅋ)
다시 "브래드 피트" 형님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그가 영화사 "Plan B" 를 설립한 이후에 좋은 소설이나 시나리오 판권을 구입한다 던가, 몇몇 영화를 직접 제작, 출연 하기도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의 선택이 매우 좋은 결과를 이루어 내고 있다.
많은 제작자가 탐내던 소설 "월드워Z" 의 판권을 가져가서 엄청난 흥행작을 만들고, 올해에는 "노예12년" 이라는 소설의 판권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서 아카데미 작품상 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이루어 냈고, 제작자의 자격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오늘 본 "킬링 뎀 소프틀리" 또한 그렇게 만들어졌던 영화이고, 앞으로 그의 손에 의해 더 좋은 작품들이 많이 제작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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