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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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5일 작성된 글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집 근처도 아닌 속초 프리머스에서, 난데없이 상영스케쥴이 떴길래 보았더니 그것이 “유료시사회” 였다.
남들보다 조금 빨리 보았다는 즐거움도 있지만, 영화 자체도 매우 재미있게 보았다.
하지만 오랜만에 잘 만든 한국영화를 봤지만 그만큼 아쉬운 점이 몇가지 있어서 적어본다.
한창 “놈놈놈”이 인기가 있던 시절, “볼거리는 많은데 내용이 빈약하다, 재미없다...”라는 의견이 많았다.
뭐, 이전의 “D-war”때도 그랬지만.
하지만 이번에 본 “신기전”의 경우 그런 평가의 정반대 버전이랄까?
“정말 재밌는 이야기인데 볼거리가 초라하구나!”
이 영화의 기획, 제작 단계는 5년의 시간이 걸렸다.
기획의 축은 (제작자 강우석)-(감독 김유진)-(작가 이만희) 세사람이다.
어쨌든 이번 영화평은 “기획의 승리, 결과물의 패배”라고 이름지었으니 기획의 세 축인 세사람에 대한 평가로 시작해 보겠다.
1. 제작자 강우석 ★★★★
“강우석”은 돈을 끌어오고, “김유진”은 찍을 준비 하고, “이만희”는 글을 쓰는...
간단해 보이는 일을 하는데 5년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신기전”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눈 앞에 두고 한국영화의 최고 제작자가 나서고, 흥행 감독이 준비하고, 작가주의 희곡가가 글을 쓴다고 하니 기대도 많이 되었었고, 5년이라는 시간동안 공을 들였으니 그 결과물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다.
여기서 제작자인 “강우석”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내었다.
사실 충무로에서 돈 끌어오는데 강우석보다 능한 사람은 없을 것이고, 그가 나섰으니 100억원이라는 제작비가 모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K&J 와 CJ의 힘은 컸고, 2008년 한국 영화중에선 최고 제작비인 100억원 투입이 결정되었다.
2. 작가 이만희 ★★★★☆
그리고 작가인 “이만희” 또한 자신의 역할을 120% 완수해 내었다.
사실 “신기전”은 영화 극본으로 쓰여진 글이지만, 장편소설로 만들어 졌어도 훌륭한 글이 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인물 구성과 배치, 기승전결의 짜임새, 시츄에이션의 개연성, 관객과 독자들의 가슴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공격적이고 예리한 대사들...
개인적으로 정말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에 “이만희”라는 작가의 인장이 찍힘으로 해서 더욱 완벽한 Well made 극본이 완성된 것이다.
“이만희”씨는 현재 동덕여대 문창과 교수로 계신데, 수많은 연극 희곡 극본과 영화 시나리오를 쓴 분이다.
(영화는 “약속, 와일드카드, 보리울의 여름”, 연극은 “불좀 꺼주세요, 돌아서서 떠나라, 피고지고 피고지고, 돼지와 오토바이, 처녀비행” 등이 있다.)
배우 “정재영” 씨가 인터뷰에서 “이만희 작가님만 믿고 갑니다~!”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도, 그가 연극판에서 “이만희”씨의 여러 작품을 겪어보고 느낀 신뢰와 존경이 출연 결정에 큰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어쨌든 쌩판 zero에서 시작하여 이만한 글을 써 놓았으니 그 또한 자신의 역할을 완수해 내었다고 판단된다.
3. 감독 김유진 ★★☆
문제는 “김유진” 감독이다.
돈도 모였고, 극본도 잘 완성 되었으니 잘 찍기만 하면 되는데...
그게 참...어렵다.
정통 사극이 아니니 어느 정도 자유롭게 할 여지가 있음인데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쓰고, 시간과 인력을 낭비한 까닭에 100억 예산의 영화가 10억짜리 저예산 영화로 보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된다.
정통 사극도 아니면서 경복궁 문까지 열어가며 500명 엑스트라 동원해 가며 사신단 입궐 장면을 찍어야 했을까?
세트와 신기전의 detail은 훌륭한데 왜 신료들의 옷은 보푸라기가 일어나 있고 실밥이 튀어나와 보이는 관을 씌워서 빈티나게 했을까?
21세기 최첨단 시대에 왜 실제 신기전을 만들어 날리는데 돈을 써야 했으며, 비싼 CG팀이 있었는데도 왜 최종 결투씬은 그리 초라해야만 했을까?
결국 영화를 본 사람들은 “와, 정말 재미있다, 통쾌하다, 눈물이 난다...”등의 극적 내용에 대한 긍정적 반응과 함께 “볼거리가 없다, 화면에 실망했다, CG가 어설프다...”등의 시각적, 연출적 문제에 대한 신랄한 의견을 내 놓게 되었다.
이런 불만들이 감독인 “김유진”씨에게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제작자와 작가는 최선을 다했으니, 돈을 낭비하고 극본을 살리지 못한 감독의 실패라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어쨌든 극장에서 볼 당시에는 정말 재미있게 보았는데 뒤에서 이런 시니컬한 글이나 쓰고 있자니 영화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은 해야지 “감독, 나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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