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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28일 작성된 글입니다).

“마이클 크라이튼”은 소설과 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이름이다.

그의 많은 작품들이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고, 영화화 되었으며, 그 본인도 영화 감독을 겸하고 있다.

그는 하버드 의대를 졸업하고 캠브리지 대학에서 인류학 강의도 했으며, “떠오르는 태양, 대열차강도, 쥬라기 공원”등의 소설을 히트시키고, 몇몇 영화는 직접 감독까지 맡아 개봉시켰던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살짝 생각해보면 인터넷 용어로 흔히 부르는 “엄,친,아(뭐든지 잘 하는 엄마 친구 아들)”같은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샘이 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패배 인정!

그렇지만 그가 하버드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의 길을 가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선 100% 공감을 하고, 그가 현재의 길을 가는 것이 정말 훌륭한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낸다.

“의학은 상상력이 결핍되어 있는 학문이야”

그래서 그는 의학, 생물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전문지식을 인용하여 풀어내고 거기에 상상력을 덧붙여서 범인은 꿈에서도 볼 수 없을 법한 기발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었다.

무척 재미있게 읽은 책이므로 오랜만에 “번호 매기기 신공”을 사용하여 주관적인 심층해부를 해 보도록 하겠다.

1. 온난화의 비밀, 과연 Fact인가?

이 소설은 발매 당시부터 미국을 비롯한 세계 전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비록 소설이라는 픽션 문학이지만 대놓고 일반인 및 전문가들의 상식인 “지구 온난화”를 구라라고 까대었던 것이다!!!

이 소설의 시작이 되는 가설과 발단이 되는 “지구 온난화 구라설”은 “바누투 섬 소송”이라는 법정소송에서 소스를 얻는다.

저~~~기 멀고 먼 바다에 보통 사람들은 듣도 보도 못한 섬나라인 “바누투”라는 섬이 있는데,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되면 이 섬은 바다에 잠기게 되고 사람들은 갈 곳을 잃게 되므로 온난화의 주범인 산업계, 경제계에 책임을 묻고 온난화를 조장하는 행위를 중지시켜야 한다는 요지의 소송이다.

이 소송은 자금을 대던 억만장자 재벌이 행방불명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소송이 흐지부지 되어 버렸는데, 소설은 이 부분에 상상력을 가미하여 풀어가고 있다.

그 사라진 재벌은 사실 지구 온난화는 전혀 일어나고 있지 않으며, 자신이 극단적 환경론자들에게 속아서 거짓 소송과 환경운동에 자금을 대고 있다는 알게 되어 스스로 그 음모를 파헤치고 진실을 밝힌다는...미국식 영웅주의 사상 및 “노블리스 오블리주” 의식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사실 1970~80년대 산업화를 지나면서 환경 오염이 심해진 것은 사실이고, 학계나 언론계에서도 다양한 견해로 지구 온난화를 주장하면서 위기감을 고취시키고 있다.

때문에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경로로 정보를 접하는 일반인들은 “아...정말로 지구 온도가 상상하고 우린 죽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나도 그랬다!!!).

하지만 작가는 자신의 가설(온난화 구라설)을 입증하기 위해서 소설상에 진짜 전문가인 케너 교수를 등장시키고 그를 자신의 대변인으로 삼아 각종 객관적 자료를 보여주며 “자, 보라구! 온난화는 거짓말이잖아!!!!”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단순한 SF소설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전문적이고 공증받은 자료들이 각종 Graph와 통계자료를 통해 소설 지면에 등장한다.

모두 참고 문헌, 논문, 기사의 기록 및 날짜, 저자가 각주로 표시되어 있는데, 뭐 나야 일반인이라 이런 고급 정보를 선별해 낼 안목이 없지만...저자는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소설 내에 인용된 자료들은 모두 사실” 이라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그리고 그 내용(소설에 언급된 부분의 자료들)을 보면 진짜로 지구는 간빙기와 빙하기의 사이에 있어서 큰 온도변화가 없으며, 경미한 온도 상승 및 해수면 상승은 최소 2000~4000년 전부터 있어왔던 변화 추세에서 벗어나지 않는 일반적인 허용 범위에 속하는 변화이지 최근 100년간의 산업화로 인한 결과가 아니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해 대고 있다.
자...이쯤 되면 떡밥을 물지 않을 사람은 없겠지?

2. 결국 주제는 “음모론”.

소설 상에서 작가의 전지적 대변자인 “케너 교수”는 주위의 수많은 바보들(일반적인 온난화 상식을 가진 사람들)과 계속 싸우고 설득하면서 위와 같은 자료들을 보여주어 나중에는 살짝 “어이, 그냥 작가가 논문 하나 쓰는 편이 낫지 않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작가와 케너 교수는 일반인들이 이런 잘못된 정보에 속아 아무것도 모른 채 조종당하고 있는 현실을 냉정하게 비판하고 있다.

먼저 Tool적인 부분부터 비판하는데, 매스컴을 통한 정보 전달 체계의 한계성과 조작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다.

일반인들은 거대한 매스컴 그룹의 지속되는 정보 주입에 쉽게 설득되고 세뇌되어 지는데, 이는 일반인들의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지극히 일방적이라는 전제가 사실이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케너 교수와 언쟁하는 많은 사람들, 일반인을 포함한 일부 환경에 관심이 많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기껏해야 “나는 몇몇 환경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고, 일반 매체가 아닌 전문 저널도 몇 개 구독하고 있다구~” 라는 자기변명으로 자신의 수동적인 정보 수용의 현실을 얼버무리려고 한다.

그렇다면 그런 수준의 정보들이 모두 조작되고 누군가가 조종하는 것이라면 어쩔 것인가???
바로 이것이 이 소설의 제목인 “공포의 제국”의 의미인 것이다.

지구 온난화나 쯔나미에 의한 자연재해가 “공포”가 아니라 이러한 현실이 바로 “공포의 제국”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고 주장인 것이다.

그간에 다양한 음모론 소재의 영화, 드라마, 소설등에서 등장하였던 단골 소재는 “세계는 일부 강대국, 부자, 대기업 들의 힘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였다.

실제로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기름값 폭등, 제3의 오일쇼크” 사례가 가장 대표적인 설명이 되겠다.
(이 부분부터는 소설과 직접적인 연관 없이 그냥 본인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야기이니 너무 마음 써서 듣지는 마셈~^^).

사실 유가는 가을~겨울까지의 3/4~4/4분기에 오르기 마련이다.
다들 추운 겨울을 맞기 위해 기름의 수요가 늘어나니 자연히 기름값이 오르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석유 소비량(산업,교통등)에 난방 등의 추가요소가 반영된 것이겠지.

그런데 지금 유가가 오르는 시점은 1/4~2/4분기이다.
더운 여름으로 가는데 기름값은 왜 오르는 것인가?

뭐, 에어콘을 틀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따진다면 할 말은 없지만... ㅡ.,ㅡ

2007년 전반기에 기름 가격은 배럴당 50달러 정도였다, 그것이 2007년 후반기에 100달러 돌파...
사실 이 정도 까지는 시기상으로 맞물려 “조금 과하게 올랐다...”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상승분이었다.

하지만 겨울을 지나 여름으로 가는 2008년 상반기에 기름값은 내리지 않고 계속 올라 어제는 화석연료 사용 역사상 최초로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하였다.

이건...상식적으로든 학문적으로든 설명이 안되는 현상이다.

지난 1년간 화석연료 사용량이 천문학적으로 늘지도 않았고, 매장량이 눈에 띠게 줄은 것도 아니고, 지구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아니다.

결국 2007년 미국 주택 경기 침체, 세계 금융계 위기로 인해 원래 있던 자리를 떠난 자본가 및 투기세력들이 2008년 초반에 곡물, 원자재로 장난을 치다가 원유까지 손을 대어 투기 장난질을 치는 것이라고 밖에 결론이 안난다.
억측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타당한 예로써 현재 전세계에서 미국 달러 가치는 개폭락 중인데 이상하게 한국에서만 1000원이 넘어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멍청한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시장경제에 손을 써서 통제를 하고 있다는 말 로밖에 설명이 안된다.
전세계에서 한국만 이럴 이유가 없지 않나?
-----------------(여기서 사설은 끝)---------------------

어쨌든 이런 식의 음모론이 대세였는데, 작가는 소설상에서 PLM 이라는 용어를 등장시켜 이를 설명한다.

PLM
Politico-Legal-Media Complex 의 약자인데, 편역자는 이를 “정치사법언론 복합체”라고 번역해 놓았다.

쉽게 이해하면 정치세력, 재벌 및 기업, 언론의 3명의 사회 기둥들이 짜고 치는 고스톱에 전세계 일반인들이 놀아나고 있다는 뜻이다.

소설 상에서 직접적인 조작 주체는 환경단체인 NERF이지만, 이를 도와주는 것은 국가와 언론이다.

국가
냉전체제, 핵폭탄 등 국민의 관심을 돌릴 만한 위기를 계속해서 조장할 강력한 필요가 있는데 1990년대 중동 전쟁 및 2001년 9.11테러 이후 환경문제만큼 좋은 소스가 없으니 당연히 동참한다.

그리고 돈에 움직이는 매스컴들은 국가의 필요와 환경단체의 자금에 휘둘려 계속해서 “지구 환경 위기”, “쯔나미, 허리케인 대재앙” 등의 뉴스를 내보내어 위기 조장에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작가는 대형 매스컴의 “환경 위기, 대재앙, 극단적 위험...”등의 자극적 단어가 등장한 것은 1970,80년 이후부터이고 그 빈도가 급격이 증가한 것은 최근이라는 통계자료를 인용한다).

어쨌든 이러한 “환경 위기 음모”의 주도 세력인 환경단체는 계속해서 힘을 증가시키고 자금력을 얻으려면 멍청한 부자들에게 기부금을 받아야 하고, 일반 시민들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환경 위기에 대한 문제 제기는 20년 전부터 해 왔는데 결정적인 눈에 띠는 위험이 없기 때문에 역치값이 높아져 있던 일반 시민들은 환경 문제에 관심을 잃어 가게 된다.

그래서 극단적 환경 단체인 NERF는 과학계와 환경계를 조정하여 사람들이 모이는 공원에 인위적인 허리케인,돌풍,번개를 치게 한다던가, 해저 지층면에 폭탄을 설치하여 인공 쯔나미를 일으키려는 음모를 세우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

그리고 멍청한 자금줄 재벌이었던 “조지 모턴”회장과, 역시 멍청했던 변호사 “피터 에반스”, 그리고 유일한 냉철한 전문가이자 전지적 작가로서의 분신인 “케너 박사”가 이 환경단체의 음모를 파헤치고 막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음모 스릴러 소설에 액션의 요소가 가미되게 되는 부분이 여기부터이다^^.

3. 지나친 Stereo Type 설정.

너무 똑똑한 작가는 독자를 가르치려 든다
.

이 소설은 특성상 과학적 지식과 통계적 증빙 자료들의 언급이 많은데, 이것을 얼마나 길지 않고 지루하지 않게 효율적으로 독자에게 전할 것이냐...

이 부분들을 빼자니 작가의 가설을 뒷받침 하는 논거가 빈약해지니 소설의 주제가 망가지고...
길게 끌고 자주 내보내면 지루해 질 텐디...

그래서 작가가 결정한 것은 “인물의 전형성”으로 지루하고 길어질 부분을 설명하자는 것이다.

이 소설에는 너무나 특색이 확실한 전형성을 질~질~ 흘리는 등장인물들이 몇 명 존재한다.

<3-1> 케너교수.
-작가 자신이자 모든 사실, 자료에 대해 알고 있고 설명하는 대변자.

소설 전개상 부딪히게 되는 모든 사람들에게 냉소적 비웃음을 날리며 노트북을 가지고 각종 자료를 제시하며 설득한다.

마치 “이거 봐, 병신아...이래도 안 믿을래?” 라는 행동을 여러 등장인물에게 반복하느라 피곤할 것 같다^^.

<3-2> 조지 모턴 회장.
-바보였다가 개화되는 조연 인물.

소설의 주요 문제인 “바누투 소송” 및 환경단체 NERF에 돈을 대는 재벌이기 때문에 등장이 필연적인데, 막연한 환경의식 때문에 환경단체 기부 행위등을 하지만 케너 교수등을 통해 현실을 알고는 NERF의 음모를 막는 데 온 힘을 다한다.

전형적인 미국 시민 의식과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려고 발버둥 치는 인물.

전세계를 돌아다니는 소설 전개상 모험을 하는 주인공 일행에게 제트기, 헬기 같은 이동편과 장비 구비등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여 “재벌이 도와주니까 이런 일이 가능하다, 진행상의 문제로 테클 걸지 마라!!”라고 주장하여 지면 낭비를 막아주는 돈줄 역할도 꼭 필요하기에 등장하게 된다.

<3-3> 변호사 피터 에반스.
-실질적인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조지 모턴 회장의 변호사였는데, 그의 실종 후에 음모에 휘말리게 되면서 케너교수와 함께 NERF의 음모를 막기 위해 모험에 동참하게 된다.

“케너 교수”
직접적으로 작가의 생각을 전하는 캐릭터라면, “피터 에반스”일반인의 교화와 변화를 원하는 작가의 주제 의식을 대변하는 캐릭터이다.

초반에는 자신이 여태까지 알고 있던 온난화에 대한 지식을 절대적으로 믿고 그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하나 모험 도중에 차츰차츰 현실에 대해 알게 되고 행동에 나서게 된다.

이런 주인공의 순탄한 생각 변화가 독자 입장에서는 낯 뜨거운 것이 사실이지만, 소설 전개상 작가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 예상한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환경단체인 NERF측은 그를 데려다가 “일반인의 온난화 의식을 묻는 인터뷰”라는 형식으로 설득 작업을 하고, “케너 교수” 측에서도 다양한 자료를 내보이며 직접적인 설득을 한다.

한마디로 “피터 에반스”의 존재로 인해 NERF“케너 교수”대별되는 상반되는 논리와 윤리를 가진 단체들이 자신의 입장과 생각을 독자에게 전할 수 있는 창구가 되는 것이다.

<3-4> NERF 이사장 닉 드레이크.
-전형적인 악인 캐릭터.

단순하게 못된 놈이 아니라 음모 스릴러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자신의 논리가 절대 옳다고 믿는” 잘못된 신념에 가득찬 캐릭터이다.

자신의 생각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을 바보 취급 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들을 교화시키기 위해서는 인적, 물적 희생과 함께 자신의 주장의 절대 가치인 “자연 환경”마저도 저지르는 꽉 막힌 나쁜 놈이다.

4. 소설이냐 시나리오냐?

이 소설은 전개상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모든 차례가 (지역-시간)으로 챕터 구분이 되어 있다.

동일 시간에서도 인물 및 Scene 전환이 빠르며, 이는 커다란 4개의 (기-승-전-결) 및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큰 구성을 벗어나지 않아 굉장히 밀도있고 완성도 높은 짜임새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책을 빌려준 사람도 그런 말을 했지만, 이 소설은 어쩌면 발간 전부터 “영화화를 예상하고 쓴 시나리오” 성격의 글이 아닐 까 싶다.

이전에도 그의 많은 작품이 영화화 되었고, 그가 직접 감독을 하여 영화로 만들어 개봉한 소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의 영화화가 의심되는 와중에...

굳이 필요했을까...
싶은 주인공 일행의 위기 상황과 액션 장면 등장은 잠깐씩 실소를 머금게 하여 긴장도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자세한 언급은 안할테니 소설을 보셈~).

영화화 한다면은 너무 전문 자료의 나열과 인물간의 대화 위주라 지루할 수 있을 테니...이쯤에서 한방 빵~ 하고 터트려 주는 액션이 있어야 할 것 같은 시점에서 어김없이 주인공들은 위기를 맞이한다.

뭐, 그것이 더 큰 재미를 위한 것이니 큰 불만은 없다.

어쨌든 어느덧 글을 쓰다보니 벌써 7장이 넘서서고 있다.

이렇게 쓸데 없이 길어질 까봐 “번호 매기기 신공”을 쓰고 싶지 않았는데... ㅡ.,ㅡ

이런 만연체의 글을 누가 끝까지 읽겠냐마는...
무지 재밌는 소설이니 꼭 읽어들 보셈~
Posted by Dream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