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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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내내 불편했고, 짜증이 밀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끝까지 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 "손예진" 때문이다.
영화의 내용은 이미 원작인 40만부나 팔린 베스트셀러 소설의 유명세로 잘 알려져 있듯이, 이미 결혼한 여자가 다른 남자와 동거생활을 유지하며 두집 살림을 한다는 내용이다.
주중에는 애인, 주말에는 남편과 함께 지내며 의식주를 공유하고, 심지어는 섹스까지 나누어 한다.
이미 이 부분에서 대다수의 보수적인 한국 관객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미친듯이 서구화된 21세기 세상에 살고있지만 혼전 순결 뿐 아니라 일부종사를 미덕으로 삼는 한국사회는 윤리적으로나 감성적으로도 이런 부분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의 영화와 같이 아름답게 포장하거나 적절한 선에서 정리할 생각은 안하고 다만 현모양처이며 똑부러진 여주인공을 부각하면서 현대화된 사회에서의 이성 연애의 자유만을 주장해대고 있다.
차라리 끝까지 이렇게 악착같고 지저분했으면 나았을텐데, 결말에서는 또 보수적인 한국사회에 한발 양보하여 어이없게도 "핏줄"이라는 면죄부를 통해 그 이전에 해왔던 일들을 덮어두려 하게 한다.
차리라 하드고어 슬래셔 무비가 보기 편하지, 이런 내용의 영화는 아무리 무엇을 갖다 붙혀도 가만히 앉아서 끝까지 보기 힘들다.
물론 나도 거부감은 있었지만 남자주인공 "김주혁"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저렇게 예쁘고 능력있고 착하고 시부모에게도 잘하는 최고의 여성을 위해서라면 내가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힘들겠지만...).
그래서 빛나는 점이 바로 "손예진"이란 배우의 캐스팅이다.
막연히 상상하게 되는 소설상의 이미지와 달리 영화속에서 그려지는 여주인공은 모든 남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미모와 완벽함을 지녀야 한다.
그리고 "손예진"은 완벽했다.
게다가 이 영화 자체는 평단과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손예진은 혼자서 열매를 따 먹어서 결국 2009년 최고의 여배우 자리를 다시 거머쥐게 된 것이니 더욱 의미가 깊다.
-2008년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2009년 백상예술대상 여우주연상.
결국 나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열혈 마초 남성들이 손예진 보는 데 넋이 나가서 얼떨결에 영화를 끝까지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이 내 예상이다.
그러므로 평소 "손예진"을 싫어했던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지 않기를 바란다.
당장 영화를 꺼버리고 싶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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