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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본격 정치 만화라기 보다는 픽션 드라마의 형식을 보인다고 해야 옳다.

현실의 일본 정치계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적나라한 리얼리티와 함께 "인위적인 독재자, 살아있는 신"을 만들겠다는 시도의 허무맹랑함은 의외로 잘 버무려져 어색하지 않은데, 아마도 "만화"라는 장르의 넓은 관용성 때문이리라.

어쨌든 앞서 말한대로 이 만화는 일본 수상의 얼굴이 그대로 등장할 정도로 일본 정치계를 대놓고 까발리고 있으며, 특히 좋은 면 보다는 부패하고 썩은 부분만 부각시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연재 초기부터 많은 화재를 몰고 다니며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으나...어쩐 일인지 내용 전개와 맞지 않게 全5권(한국에선 6권)으로 완결을 맺어 버린다.

만화계의 소문에 의하면 일본 정치계의 압력 때문에 종반에 내용이 변하고, 결국은 조기종결하게 되었다는데 맞는 말인 것 같다.

작가와 작화가 모두 1~3권의 초반부에는 장기연재의 의지를 불태우면서 다양한 등장인물과 많은 복선을 깔아 놓았으나 그런 요소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채, 심지어는 인과관계와 개연성이 전혀 떨어지게 끝맺음을 하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을 접어둘 수가 없었다.

아쉬움이 큰 것은 그만큼 이 만화의 플롯과 내용 자체가 그만큼 훌륭한 소재였었고, 작화와 전개 또한 흥미진진했었기 때문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만화에 주목하게 되는 계기는 "히틀러의 비밀문서- 키마이라"의 존재 때문이다.

내용 전개상 처음부터 끝까지 전제가 되는 것이 바로 이 비밀문서인데, 어떤 경로로 일본에 들어왔고 그렇게 쉽게 일반인들이 가지게 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대학 교수인 삼촌에게서 이 책을 몰래 훔쳐내게된 주인공 패거리들은 이 책의 가치를 깨닫고 책의 내용을 실행에 옮기게 된다.

책의 내용은 "평범한 미술학도였던 히틀러가 어떻게 자기세뇌를 통해서 대중의 영웅이 되어 선동하였는가" 의 근거가 되는 것으로, 유년시절 주인공 4총사중의 한명이 약물을 이용한 세뇌를 행하다가 자살하고 마는 일이 발생하여 계획은 중단되었다.

하지만 주인공들이 성장하여 30대가 되었을 때 우연한 기회에 다시 계획이 발동되고, 그때 우연히도 주인공 3명은 사회 각 처에서 정치에 꼭 필요한 부분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우연이 존재한다.

-재력: 대기업 2세(키쿠치 류이치)
-언론: 방송국 시사프로 PD(코바야시 켄지)
-폭력: 거대 야쿠자 부두목(사카구치 카오루)

결국 앞서 "정치9단"에 대해 얘기하면서 언급했던 (정치-재벌-언론) 복합체의 존재와 비슷한 커넥션을 "친구"라는 간단하지만 견고한 끈을 통해 만들어 버린 것이다.
(현실세계에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이런 커넥션을 구축하기란 매우 힘들다).

그들은 현실의 일본 정치계에 회의를 느끼고 일본에 새로운 독재자를 세우자고 의기투합하게 되는데, 만약 현실세계라면 그들의 힘으로 배후조종 정도만 가능했겠지만, "만화라는 관용적 세계에서 히틀러라는 too을 사용" 하여 아예 새로운 神적 캐릭터를 만들어 낼수 있게 된다.

10년 넘게 노숙자로 살면서 기억과 감정을 잃어버린 사람을 데려다가 히틀러의 비밀문서 "키마이라"의 약물요법과 자기세뇌의 방법으로 "호시노 쿠니요시" 라는 완벽하게 새로운 인물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후 3명의 친구들은 적극적으로 움직여서 언론을 통해 호시노를 방송에 노출시키고, 뒤로는 돈과 폭력을 이용하여 홋카이도 국회의원을 끌어내리고 보궐선거에 입후보 시킨다.

여기서 쉽게 국회의원이 되고 이후 본격적인 정치 전쟁이 벌어졌으면 차라리 좋았을 텐데...

작가는 초반부에 홋카이도 선거전을 치루면서 "호시노 쿠니요시"라는 정치가가 어떤 캐릭터인지 보여주고, 친구 3총사가 그리는 정치상을 부각시키기 위해 현 여당인 민정당의 권력을 등에 업은 2세의원이 입후보하여 호시노와의 선거전을 치루는 모습을 오래 연재하며 보여준다.

이때 당시 일본 총리(고이즈미)를 쏙~ 빼닮은 "아사누마"총리와 배후에서 일본 정계를 움직이는 우익 거두 "니카이도"등이 등장하여 각종 정치비리를 세트로 보여주기 때문에 본격적인 정계비판의 날을 세우게 된다.

이러다보니...
정작 "히틀러"와 "키마이라"는 초반부에만 반짝~ 등장할 뿐, 소재의 유니크함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게다가 정계 비판의 칼날은 부메랑처럼 그대로 작가들에게 되돌아와 압력으로 나타나고 정작 국회의원 선거만 끝났을 뿐인데 만화는 어이없게 완결되고 만 것이다.

시도는 좋았는데...결과가 좋지 않았다고나 할까?

어쨌든 본격 정치 만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소재와 드라마 때문에 매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만화이기에 적극 추천합니다.
Posted by Dream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