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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만화 작품은 많지만, 작가 한명을 좋아하고, 그의 모든 작품을 사랑할만 한 작가는 많지 않다.

심각하게 고민해 보았을 때 "후루야 미노루, 미나가와 료지, 아다치 미츠루, 소다 마사히토" 정도일까...?

그중에서 오늘 이야기할 "소다 마사히토"는 특히 독특한 소재의 만화를 많이 그리는데, 그 소재는 대부분 스포츠, 그중에서도 발레, 싸이클, F1 레이싱...등 비주류 스포츠이기 때문에 여타의 축구, 야구 등 인기 스포츠를 그린 만화가와는 차별점을 둔다.

작품중에 절반이 야구만화인 "아다치 미츠루(터치,H2,크로스게임)"나, 모든 작품이 야구만화인 "카와 산반치(4번타자 왕종훈,바람의 빛, 바람의 마운드, 드림)"등과는 정말 차별되는 점이 아닐 수 없다.

비슷한 비주류 스포츠 만화가로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유도를 그린 "비바 하이스쿨", 경정을 그린 "몽키 턴"의 "카와이 카츠토시"가 있는데, 이 사람은 나중에 따로 다루겠다.


1. 싸이클 로드 레이스의 매력.

어쨌든 그런 "소다 마사히토"의 초기작이라고 할 수 있는 "스피드 도둑"은 로드 레이스, 즉 싸이클이라는 스포츠를 소재로 삼고 있다.

일반적인 트랙을 달리는 경륜이나, 오프 로드를 달리는 산악 자전거와는 다른데, 그 경기의 매력과 난이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만화상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 등장하는 "뜨루 드 오키나와" 써킷의 경우 오키나와 섬 전체인 200Km를 6시간 안에 완주하는 경기인데, 바다를 면한 해풍과 초고난도의 업힐, 다운힐의 연속인...엄청난 경기이다.

물론 이것은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인 "뜨루 드 프랑스"를 본따서 만든 것인데, 이는 프랑스 전역인 3500Km의 거리를 21일 안에 완주하는...평지,고원,고산,해안...프랑스의 모든 땅을 돌게 만드는 비정상적인 초인들의 경기인 것이다.

한국에선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것) 스포츠 이지만, 유럽에서는 "월드컵, F1 그랑프리, 뜨루 드 프랑스"를 3대 스포츠 이벤트로 여기고 있을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2. 구분되지 않는 경계: 팀이냐 개인이냐.

일본 스포츠계에서는 "개인 경기"가 인기를 얻기란 쉽지 않은데, 그것은 "만화"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마도 "협동, 일체감"을 좋아하는 일본의 국민성에 기인한 것 같은데, 유명한 스포츠 스타를 보더라도 개인 경기 보다는 축구, 야구 등의 일원인 경우가 많다.

거기다가 흔히 개인경기로 착각하는 "유도, 태권도, 공수도" 등의 1대 1의 격투기 경기 또한 일본에서는 반드시 팀 경기로 한는데, 특히 만화에서는 반드시!!! 반드시!!! 팀경기로만 등장한다는 점에서 신기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비바 하이스쿨, 공수도 소공자, 캠퍼스 라이벌..."등이 모두 그렇고, 처음에는 K1식의 개인이었다가 어쩔 수 없이 단체경기로 가는 "군계"만 보더라도 이러한 경향이 뚜렷함을 부인할 수는 없다)

또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야 하기 때문에 "혼자 할수 밖에 없는" 스포츠 또한 반드시 팀으로 하려고 하는데, 예를 들어 마라톤은 만화 "나오코"에서 역전경주(42.195Km를 여러 구간으로 나누어 팀원이 뛰는 경기)로 바꾸고, 싸이클 로드 레이스 또한 "스피드도둑"에서 팀레이스의 형태를 보여준다.
("나오코"는 "우에노 주리" 주연으로 영화화 되었다).

이러한 팀 구성의 스포츠가 만화,소설,영화 등의 소재가 되었을 때 엄청난 강점이 생긴다.

그것은 구성원이 다양해 지기 때문에 "에피소드의 다양성"이 생기고, 그것에 연이어서 "갈등"이 생기며, 사람들이 좋아하는 단골 소재인 "화합"이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만화에서도 개인 경기인 싸이클 로드 레이스에서 서로 끌어주면서 페이스 메이커를 하고, 역풍, 해풍등의 바람을 피하기 위해 포지션을 바꾸는 등 다양한 포메이션의 협력, 협동체제가 등장한다.

하지만 다른 만화와 다른 점은, 이 만화의 주인공들은 기본적으로 "카메 고등학교"에 소속된 3사람이지만 경기중에 만난 실업팀 선수들, 외국 선수들과 함께 그때 그때 서로의 필요와 상황적 제약 때문에 전략적 제휴를 맺는...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라는 재미있는 장면이 자주 연출되는데, 라이벌의 "분발"과 "패주"라는 딜레마를 바라보는 뜨거운 남자들의 시각과 세계를 느낄 수 있어서 한층 재미를 더해준다.

또한 역시 갈등과 화해 또한 등장하는데, 다음 챕터에서 다시 얘기해 보자.



3. 극단적인 "경기 스타일"과 "캐릭터 성격"의 설정.

싸이클 로드 레이스는 정해진 트랙을 달리는 경륜과 다르게 일반 도로를 달리기 때문에 "업힐, 다운힐, 평지" 등 다양한 루트를 달리게 되는데, 이에 따라 경기 스타일 또한 여러가지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각각의 구간에서 장점을 발휘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에 모든 구간에서 일정한 실력을 유지하는 노련한 선수, 계산적으로 힘을 비축하여 경기하는 컴퓨터 같은 선수...등 다양한 선수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작가는 "극적 재미"를 위해서 캐릭터 각각의 경기 스타일에 각각의 성장 배경이나 여러 에피소드, 성격등을 대입하여 성공적으로 이미지화 하여 독자들이 이해하고 감정이입하는데 도움을 준다.

2-1) 주인공, 산악왕, "노노무라 테루"
-전형적인 파이터 캐릭터로, 어렸을 때 부터 죽기보다 자전거를 좋아해서 전복 사고가 나도 손에서 자전거 핸들을 놓지 않는다.

유년기때 언덕마을에서 자랐기 때문에 누구도 오르지 못하는 제1, 제2언덕을 오르며 "업힐(Up-hill)" 에 목숨을 걸게 된다.

평지 및 다운힐에서는 평균보다 못한 스피드이나, 언제나 업힐에서는 초인적인 능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모든 이들이 기대하게 되지만...공포에 떨게 되기도 한다. ㅡ.,ㅡ

모든 레이스에는 레이스 우승자 이외에 "young rider, 포인트왕, 산악왕" 등을 선정하는데, 특히 "산악왕"의 경우 경기의 가장 높은 산을 가장 먼저 오른 자가 차지하게 되며, 엄청난 명성과 부상을 받게 된다.

주인공 "테루"가 업힐 스타일이기 때문에 항상 만화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2-2) 로켓 점화, "유타 히로히코"
-주인공이 로드레이스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된 동갑내기 선수이자 학교 친구.

아버지가 유명 싸이클 선수였기에 주목을 받는 천재형 캐릭터인데다가 잘생기기까지한 전형적인 라이벌 캐릭터이지만, 만화 전개 중반 이후부터는 겉멋과 여유를 버리고 진정한 선수로서 분발한다.

"평지"에서 바람을 가르며 누구보다 빨리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엄청난 가속과 속도 때문에 "로켓 유타"로 불리운다.

연재 종반에는 자신만의 특기인 "평지, 다운힐" 만으로는 산악왕인 "테루"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한계인 "업힐"에 목숨건 일생일대의 도박을 걸기도 한다.

2-3) 에이스 레이서, "하토무라 다이스케"
-"테루, 유타"의 고등학교 1년 선배로, 이미 고등학교때 일반인, 실업계가 나오는 "트루 드 오키나와"에서 10위를 했을 정도로 실력있고 유명한 선수이다.

후배들의 실력을 믿고 "팀 레이스"의 매력을 발산하게 되는데, 종합적으로 완성된 캐릭터이기 때문에 굉장히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나온다.

하지만 마지막 "뜨루 드 오키나와"에서 "테루"의 업힐에 따라가고자 자신을 불태우게 된다.

2-4) 남아메리카의 콘돌, "헤리스 리볼버"
-외국에서 일본으로 유학온 선수로, 전국토가 산악지대인 남미에서 성장했기에 누구보다 업힐에 자신이 있다.

설정상 너무 다른 스타일의 캐릭터들만 등장하면 싸이클 스포츠의 진정한 주제인 "극기"를 보여주기 힘들기 때문에, 주인공과 같은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여서 주인공을 긴장시키고 발전시킬 인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태어난 캐릭터이다.

일본에 와서 상대를 못 만나서 방황하다가 "테루"를 만나고 분발, 일반 레이스 경기에서 5연승을 한 뒤에 "뜨루 드 오키나와"에서 "테루"와 재대결을 한다.

항상 여유있는 업힐을 하는데, 결정적으로 항상 다른 선수보다 여유있게 기어를 남겨두기 때문에 더욱 무섭다.

2-5) 기타 대학, 실업 선수들.
-주로 계산적인 경기운용, 이성적인 판단, 균등한 파워배분...등에 대해 주인공의 반대 역설 캐릭터로 등장한다.

특히 "뜨루 드 오키나와"를 2연패한 명실상부한 일본 최고, 실업계의 노련한 아저씨 선수인 "사카마키 레오나" 선수는 현실세계에서 "뜨루 드 프랑스"6년 연속 제패하고, 고환암을 이겨내고 또 우승한 불멸의 라이더, 살아있는 전설"랜스 암스트롱"을 모델로 한 것 같아 애착이 갔다.
(그가 막판에 경기를 포기할 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ㅠ.,ㅜ)




어쨌든 이런 캐릭터들이 각자의 진심을 걸고 부딪히게 되는데, 역시 남자라면...
속으로 불끈불끈, 목구멍으로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도 거의 매일 자전거를 타는 사람으로서, 참 재미있게 보았다.

일본에서는 350만부가 팔린 명작 만화이고, "샤카리키"라는 제목(원래 일본판 원제목이었다)으로 2008년에 영화도 개봉하였으니 관심 있는 사람은 찾아보자.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인 "스바루" 또한 2009년 영화화 되어었는데, 한국 여배우인 "고아라"씨가 나온다니 기대해 보자)

아마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면 이 "스피드 도둑"과 함께 "박흥용"화백의 "내 파란 세이버" 정도는 필수교양으로 알고 있을 텐데, 역시 이 만화가 좀 더 전문적이고 재미있었다.
("박흥용"화백은 여백의 미학과 담백한 서술이 장점인 분으로, "내 파란 세이버""대한민국만화대상"을 수상하신 분이며, 전작인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으로 역시 "대한민국만화대상"을 이미 한번 수상했을 정도로 엄청난 분이다!!!).

그리고 주인공인 "테루" 덕에 나도 Bianchi 의 모델을 타고 싶어졌다(근데 너무 비싸 ㅠ.,ㅜ).

그럼 다음에는 "소다 마사히토"의 다른 스포츠 만화로 만납시다~.
Posted by Dream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