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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대량으로 쓰래기를 양산하던 한국 영화의 시기에서는 신인 감독의 발언권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영화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든 입봉이라도 하기 위해서는 영화 제작사나 오너들이 원하는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특히 말도 안되는 코미디 영화나 조폭 영화가 판을 치던 시기에는 어쩔 수 없이 메가폰을 잡은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충무로에서 먹고 살면서 조감독을 거쳐 가기 보다는 전문 영화 학교나 아카데미 출신으로 착실히 입봉을 준비하던 젊은 층에서는 자신이 시나리오 각본부터 시작해서 완벽한 자기 작품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늘어갔다.

물론 기회는 적겠지만, 그렇게 해서 첫대박을 터트려준 사람이 있었기에 이후에 "추격자""나홍진", "과속스캔들""강형철", 그리고 "인사동스캔들""박희곤"이 있을 수 있었으니...

그 전설의 감독은 "범죄의 재구성"을 만든 "최동훈"이다.

현재 한국영화 최고의 감독을 찾자면 "박찬욱""봉준호"이고, 최고의 흥행감독을 찾자면 1000만을 넘겼던 "강제규""강우석"이다.

하지만 이중에서 직접 시나리오까지 쓰는 사람은 "봉준호"정도밖에 없고, 더군다나 모두 80~90년대 인물들이니 200년대 인물과는 비교가 힘들다는 이유에서 당대 감독들 중 각본, 감독, 흥행성에서 최고의 HOT한 감독"최동훈"이라는 것에 이견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앞길을 뚫은 이 입봉 천재 때문에 좋은 신인 감독들이 기회를 잡게 된 것은 좋은데, 결과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Post 최동훈"이 아니라 "최동훈 아류"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의 영화 "인사동 스캔들"에서만 보더라도 이러한 점이 너무 두드러진다.

일단 위의 사진, 두 영화를 비교한 포스터를 보자.

그나마 지금 포스터는 덜 비슷한 편인데, 온 거리를 도배했던 가로 포스터는 분위기나 인물 배치가 더욱 비슷했다.

심지어는 카피 조차도 "통쾌한 사기"--->"통쾌한 사기활극" 으로 거의 그대로 가져다 썼으니...
이게 제작사와 홍보 대행사의 생각인지, 아니면 박희곤 감독의 생각인지는 알수 없지만 도대체 무슨 의도인지...

게다가 언론 보도자료나 홍보자료에도 당당히 "최동훈""범죄의 재구성" 얘기를 빼놓지 않고 게재해서 그의 후광을 등뒤에 업으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으니 너무 노골적이다 못해 기분이 나빠지려 한다.

그리고 각본 면에서는 같은 사기 영화에 반전 영화이다 보니 굳이 흠 잡자면 세계적으로 다 문제가 될테니 걸리는 부분만 보자면 연출에서 찾아봐야 한다.

최동훈 감독의 특징이라면 파트별로 제목을 붙이는 점, 다중 화면 분할의 만화적 구도...등이 있을텐데 그중 후자의 경우 어김없이 "인사동 스캔들"에도 등장한다.

영화 자체는 훌륭했고 너무 재미있게 봤다.

입봉 치고는 연출도 무난했고, 디테일도 훌륭했으며, 김래원도 멋있었고, 엄정화 누님의 연기는 정말 제대로였고, 반전도 쓸만했다.

그러니까 더 아쉬운 것이다.

마치 전지현 주연은 저주받은 문제작 "블러드: 라스트 뱀파이어""와호장룡"제작진 제작!!! 이라고 광고하며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를 보는 것보다 더욱 억울한 일 아닌가!!!

"블러드"는 재미 없었으니 망해도 할 말 없지만, "인사동 스캔들"은 잘 만들어 놓고도 욕을 먹어야 하니...

어쨌든 2000년대 신인 감독 중에서는 "나홍진" 정도만 "Post 최동훈"이라고 할 만 하지, 나머지는 성장하기 위해서는 꼭 최동훈의 그늘을 벗어나야 할 것이다.
Posted by Dream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