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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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씨X...
아, 씨X...
이 영화를 보면서 수십, 수백번을 중얼거렸던 말이다.
보는 내내 눈을 돌리고 싶었고, 가슴을 쥐어 뜯고 싶었다.
너무 적나라하게 까발리면 불편하다.
누구나 그런 현실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고, 그럴 자신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류승완"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보다 처절한 날것의 폭력이 화면을 뒤덮고,
"이창동"의 "오아시스" 보다 거북한 끈질긴 억압, 비난, 고통이 정신을 괴롭힌다.
독립영화와 예술영화가 일반 상업영화와 다를 수 있는 점은 작가, 감독의 주관의 독창성과 표현의 자유일 것이다.
하지만 아슬아슬한 그 경계를 넘어서면 아름다운 영화가 포르노가 될 수도 있고, 현실적인 영화가 하드고어 BDSM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
근데 또 자기 역량에 맞지도 않는 좋은 소재를 가지고 어영부영 해 버리면 예전 "장선우"가 "나쁜 영화"에서 그랬듯이 자기기만과 관객 사기로 귀결될 수도 있으니 정말 아슬아슬한 경계를 잘 지켜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똥파리"는 대단한 결과물을 보여주어서 놀라울 뿐이다.
각본, 제작, 주연, 감독 등 거의 혼자 북치고 장구친 "양익준"씨는 2년에 걸친 시간동안 정말 "이사람, 이 영화 찍고 영화판 그만두려고 그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영화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뭐, 영화 찍으려고 전세방 내놓았었다는 일화는 너무 유명하니 차치고라도, 배우나 스텦들과의 관계나 인터뷰등을 보면 정말 더이상 제시할 수 없는 최고의 카드를 만들어 내놓았다는 생각 밖에 안든다.
"현실"이라는 무섭고도 무거운 대상에 치이는 두 남,녀 주인공이 서로 끌리고 기댈 수 있었던 교집합은 "가정 폭력"이다.
그 "가정 폭력"이 이 영화의 주제나 마찬가지인데, 이대로만 이해하면 너무 세련되지 못해서 아마츄어 같으니 "가정폭력에 의한 사회 패악의 재생산과 반복" 정도로 결론 짓기로 하자.
(순전히 내맘대로).
하지만 그렇게 완벽하고 흠잡을 곳이 없는 이 영화에서 굳이 마음에 걸리는 부분을 얘기해 보라면 결말에 대한 부분이 좀 아쉬웠다.
다른 현실 세계를 실감나게 그린 영화와 다르게 폭력계, 암흑 세계에 몸 담고 있는 주인공이 현실극복을 하는 수단이자 새로운 시작을 위한 결말은 언제나 "손씻기"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그 한계 안에서 얼마나 식상하지 않게 마무리를 짓느냐...
이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양익준" 감독의 결론은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너무 상식적이어서 이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다.
원류를 굳이 따지자면 "브라이언 드 팔마"의 "스카 페이스"에서 시작해서 역시 동일 감독의 "칼리토"에서 완성된 너무도 유명한 결말, 한국에서 찾자면 "이창동"의 "초록 물고기" 나 "유하"의 "비열한 거리" 까지...
너무 자주 보아왔던 결말이다.
어쨌든 기분은 드럽지만...
정말...잘 봤다...
근데 이 먹먹한 가슴과 머리는 어쩌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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