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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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나온지 조금 된 독립영화이다.
영화 잡지에서 제작과정에 대한 기사를 봤을 때 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그것은 내가 열렬히 추종하는 감독 류승완과 그의 동지 정두홍씨 때문이다.
(이 영화에도 두 사람의 필생의 역작인 "짝패"의 제작과정이 나온다)
사실 한국에서 전문적인 액션 스턴트가 체계화 된 것은 정두홍씨가 서울 액션 스쿨을 만들면서 부터라고 봐야 할 것 같다.
그 이전엔 정말 주먹구구식으로 이어져 왔고, 교육도 안되고 하다보니 사고도 많고...
어쨌든 "네 멋대로 해라" 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 "고복수"는 꿈을 위해 난데없이 스턴트맨이 되기로 결심하고 서울 액션 스쿨을 찾는다.
(이 드라마의 팬은 무지 많으니 아마 이 영화도 낯 익을 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또한 그런 "꿈"...
그것을 위해 액션 스턴트계에 뛰어든 사람들이다.
서울 액션 스쿨 8기생들이 등장하는데, 처음 오디션에 합격한 36명 중에서 한달도 안되어 10명이 떨어져 나가고, 6개월 후 최종 수료시에는 15명만이 남았으며, 그중에서 이 영화가 제작될 당시 현업 스턴트에 종사하는 사람은 3사람이었고, 현재시점에서는 단 1명만이 스턴트계에 남아있다.
그렇게 큰 꿈과 열정이 있어도...
버텨내기 힘들 정도로 그 바닥은 아프고 슬프다.
항상 목숨을 내 놓고 일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인 공포감을 이겨내야 한다.
"죽는거 걱정하면 끝이다, 그러면 이 일을 했어도 안되고, 계속 해서도 안된다"
라는 권귀덕씨의 말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만 믿으며 열심히 주어진 일을 해 낸다.
현업 스턴트 맨으로 등장하는 잘생긴 "신성일", 전직 복서 "곽진석", 자동차 스턴트의 귀재 "권귀덕"...
이 세사람을 통해 스턴트 세계의 단면들을 보여주는데, 그들의 꿈에 대한 열정과 현실에 무너지지 않는 밝은 모습은 진지해지려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이 영화를 웃으며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나이 30에...제주도에서 말 키우다가 상경하여...스턴트 한다고 하다가 때려치고...장사하다 때려치고...다시 제주도 내려가서 말 키우다가...K1 격투기 선수를 꿈꾸다가...馬上스턴트가 하고 싶다는 철없는 "전세진"씨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참 대책없고 책임감 없는 캐릭터이지만...왠지 정이 가고 밉지 않은 사람이다.
그 또한 포기 하지 않고 꿈을 찾고, 쫒아가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그런 젊음에도 이겨내기 힘든 좌절은 찾아온다.
하루가 멀다하고 부상을 당하고,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
부모님과 가족, 연인들은 항상 걱정을 버릴 수 없다.
그런 와중에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 출연하느라 중국에 간 배우들에게 무술감독이자 선배인 "지중현" 감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 일을 계기로 그나마 현업으로 활동하던 3명중에 2명이 스턴트를 그만둔다.
스턴트의 세계, 액션배우의 미래, 그 바닥의 이면은 이런 것이다.
영화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띠고 성우의 나레이션과 함께 주인공들의 일상을 따라가기 때문에 TV에서 하던 모 프로그램을 좀 길게, 좀 깊게 보여준 "인간극장"을 보는 느낌이었다.
감독인 "정병길" 또한 액션스쿨에 다녔던 스턴트맨 출신으로 "주성치" 처럼 액션 연기와 감독을 같이 하고 싶다던 꿈을 간직한 사람이었는데,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너무 진지하지 않게, 너무 한탄스럽지 않게, 적당한 웃음과 위트를 첨가하여 잘 연출하였다.
특히 주인공들이 스턴트맨이 되기 위해 처음에 가지고 있던 꿈과 재능을 엿볼 수 있는 서울 액션 스쿨 8기 오디션 영상들은 정말 배꼽을 잡고 뒹굴만큼 재미있는 장면도 많고, 의미있는 마음가짐과 진지한 꿈도 전해주니 좋은 연출 의도라고 칭찬해 주고 싶다.
영화 중간 중간에 주인공들이 스턴트맨이나 대역으로 출연하는 장면들이 보여지는데, 이들이 출연한 작품을 따져보면 100작품이 넘는다고 하니, 그 장면들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일 것이다.
(아래는 그들이 출연한, 혹은 곧 개봉할 작품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다찌마와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숙명><1번가의 기적><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세븐 데이즈><황진이><우아한 세계><짝패><괴물><리턴><강적><뚝방전설><조용한 세상><중천><한반도><공공의 적2><홀리데이> <신기전><차우><식객><대왕세종><밤이면 밤마다><천하일색 박정금><불량가족><온에어><태왕사신기><쩐의 전쟁><불멸의 이순신><개와 늑대의 시간><뉴하트><히트><에어 시티><고맙습니다><아이엠샘><로비스트><못된 사랑><불한당><홍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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