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에 조식을 먹고 7시경에 나선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 타운의 거리는 겨울의 차가운 공기와는 상반되게 따스하고 다양한 색감들로 다가왔다.
오늘 가이드 투어 전에 서둘러서 둘러보고 오려는 보캅(Bo-Kaap) 지구는 숙소에서 꽤 가까웠는데, 도심지 외곽에 위치해 있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보도 투어를 하기로 결정하고 새벽 일찍 떠난 것이다.
새벽 보다는 아침이라고 해야할 7시경의 케이프 타운 시내의 모습이다.
마치 유럽의 어느 도시 뒤안길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물들인데, 조금 다른 점은 무채색의 벽들이 아니라 다양한 색감을 가진 개성이 보인다는 것이다.
아직 상점들은 문을 열지 않아서 조용한 편인데, 이게 또 불안하다...
치안이 좋지 않기로 소문난 남아공이다 보니까 주변에 경찰이나 시큐리티가 보이지 않는 뒷골목은 등에 식은땀이 나고 절로 걸음이 빨라 진다.
다른 아프리카 나라에서 본 흑형들은 다들 순박해 보였는데, 여기 흑형들은 눈매도 무섭고 노숙자도 많아서 불안~불안~
큰 건물들과 회사, 샵들이 있는 도로에는 출근길에 바쁜 사람들이 많았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남아공의 관공서, 학교는 아침 8시에 시작 하기 때문에 아침의 거리는(뒷골목 말고) 활기찬 분위기 이다.
다만 이때 7월의 아프리카는 겨울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옷차림이 두꺼워서 아프리카와는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ㅋㅋ
그린 마켓 플레이스에서 20여분 정도 걸으면 케이프타운 외곽에 위치한 보캅(Bo-Kaap) 지구에 도착할수 있다.
마을 입구에서 부터 색색깔로 옷을 입은 다양한 집들이 반겨준다.
약간 언덕진 구릉을 따라 몇블럭 정도가 이런 색의 집들로 가득차 있다.
그리 커보이진 않는데, 아래에서 다시 이야기 하겠지만 이주 노예들의 후손들이 사는 곳이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수 있다.
굳이 따지자면 여긴 "디스트릭트 6" 의 이주민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크게 히트한 헐리웃 영화인 "디스트릭트 9" 의 배경이 이곳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 타운인데, 역시 빈민이 사는 구역을 지칭하는 9지역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영화 제목을 그렇게 지은 것이다.
동네는 2~30분이면 한바퀴 돌수 있을 정도로 작은데, 입구 쪽에는 이렇게 "보캅 뮤지엄" 이라는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옛날 아프리카가 유럽 열강들의 식민지가 되었을때,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네덜란드 보어인들의 손에 넘어가서 노예들이 팔려 나갔다.
근데 네덜란드는 동남아시아나 인도령에도 식민지를 많이 가지고 있어서 그곳에서 나는 향신료를 이곳 케이프타운의 희망곶을 거쳐서 유럽으로 가져다 팔아서 돈을 많이 벌고 있었다.
근데 노예들이 반항을 하고(특히 종교를 가지고) 분란을 일으키자 동남아의 노예들을 아프리카로 보내버린다.
그 아시아,인도계 노예들이 정착해 살던 곳이 예전 디스트릭트 6인데, 주로 이슬람 교도들이 많았고 말레이시아 계가 많아서 였는지... 여기를 "말레이 지구" 라고 부르기도 한다.
어쨌든 영국이 네덜란드를 몰아내면서 노예 신분에서는 벗어나게 되지만, 정권을 가지고 있던 백인 놈들이 인종 분리 정책을 썼는데, 도시 재개발을 하면서 이 지역에 모여살던 사람들을 모두 쫒아 버린다.
Apartheid라고 불리우는 인종 분리 정책을 가진 정권이 해체되자 나중에 그 노예 후예들이 모여 살게 된 지역이 보캅(Bo-Kaap) 지구이고, 자유를 기리는 뜻에서 각자가 원하는 색깔로 집을 색칠하기로 하였다.
다만 바로 옆집과는 다른 색으로 칠하자는 원칙을 지키면서 말이다...
p.s) 어쨌든 네덜란드 인들이 거주하던 곳이어서 하이네켄 생맥도 먹어보고, 영국인들이 쳐들어 왔던 곳이니 기네스 생맥도 먹어 보았다. 푸하하~~
슬슬 가이드와 만나기로 한 9시가 가까워 오자 걸음을 서둘러서 호텔로 향하였다.
그러던 중에 남아공 여행객 들에게 많이 유명한 "마마 아프리카" 라는 식당 겸 카페를 발견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들어가 보진 못했다.
혼자 여기 저기 싸돌아 다니려니까 시간이 너무 부족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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