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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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17일 작성된 글입니다).
음...
영화 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영화 정보 TV프로그램이나 잡지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왜냐면 대부분 "정보"랍시고 과다한 친절을 베푸는 탓에 스포일러성 소개나 홍보 기사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잡지가 지하철 무가지들에 밀리면서 저가정책으로 1000원짜리 영화 잡지가 대세인 마당에 2000원에서 3000원으로 값을 올려버린 CINE21따위...흥~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서울 올라가는 버스를 탈때나...
무심코 편의점 앞을 지날 때...
꼭 사게되는 잡지는 CINE21이다.
처음 보게 된 것은 예전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할 때였지만, 즐겨 보게 된 것은 대학 들어와서 인 것 같다.
아무래도 본격적으로 영화를 좋아하게 된 시기이니까.
내가 많고 많은, 그리고 싸고 싼 영화 잡지 중에서 이 책을 유독 고집하는 이유는 "독창성"과 "시선"이다.
다른 잡지가 그저그런 홍보성 찌라시 모음집 같이 되어갈 때에...
비싸더라도 질을 높이며 기본에 충실해진 잡지.
좋아하는 점을 정리해 보자.
1. 독창적인 기획이 있다.
-이 책은 정말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 같다.
그리고 책상 앞이나 인터넷에서 영화를 알고 기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직접 발로 뛰고 사람 내음이 뭍어나는 기사가 많아서 좋다.
예를 들어 영화에 관계된 다양한 부분에 관하여 독특한 기획으로 즐거움을 주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한국영화 B컷 비사" 인데 이것은 촬영 현장의 스틸 사진사가 뽑은 삭제된 스틸컷들의 명장면을 모아 놓은 것이었다.
바로 위에 있는 사진이 그 일부인데 이 사진 작가는 촬영 현장의 분위기를 배우의 연장되는 호흡에서 읽고 있기때문에 쉬는 시간에 담배 한모금을 빨아내는 배우들의 모습을 항상 카메라에 담는다고 한다.
그것이 모인 사진인데, 많고 많은 사진기사들이 모두 비슷한 현장에서 사진을 찍지만 자신이 집중하는 소재와 시각이 다름을 보여주는 아주 멋진 기획이었다.
또 기억에 남는 것이 "충무로 카메라맨의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이 아저씨는 60년대부터 충무로에서 수입 영화 카메라를 다루며 길바닥부터 굴렀는데 당시에는 A/S센터도 없고 매뉴얼도 없었기 때문에 맨날 카메라를 분해해 보고 몇개씩 망쳐가면서 독학으로 카메라를 연구해 정식 기사보다 빛나는 감각으로 여러번 한국 영화계를 위기에서 구해준 분이다.
어쨌든 이런 사람도 있구나...하는 영화계 뒷골목에 좀 더 다가가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최근의 "짝패" 개봉때 류승완 감독과 정두홍 무술감독의 연석 인터뷰도 좋았고~
2. 주목할만한 시선.
-또 좋아하는 점은 영화 잡지로서 "평론"이라는 점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좋다.
고정적으로 활동하는 평론가 이외에 해외 유명 영화잡지 기자의 한국영화에 대한 평론도 매번 연재하고...
그냥 막눈으로 영화만 보던 내가 화면구도니 편집이니 조명이니...
그리고 키에로스타미가 어떻고, 장 뤽 고다르가 어떻고, 소더버그는 소박하다...
뭐 이런 것을 알게 된 것도 이 잡지의 힘이 크다.
그렇다고 정형화된 이론적 평론만이 아닌 "투덜군,투덜양"처럼 오로지 딴지걸기를 위한 평론 코너도 있고...
개봉영화 소개 란에는 옆에 평론가들의 신랄한 20자평을 덧붙여 놓아서 다른 잡지면 그냥 넘어갈 페이지도 신경써서 읽게 된다.
(최근 가장 웃겼던 평이 "공필두"라는 영화를 "공연히 필름을 낭비하면 두통거리~"라고 말한 평이었다 ㅋㅋㅋ)
그리고 매해 독자 평론 시상식을 열어 아마츄어들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
3. 영화계 사랑.
-다른 많은 잡지들이 대형 출판사에 소속되어 있거나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출자이지만 CINE21은 나름대로 "한겨례21"의 그림자를 벗은... 그러나 진보적이고 올바른 생각만을 남긴 독립 잡지이다.
(예전에 강우석 감독 사태때나...얼마전 스크린쿼터 문제때 무려 10장에 걸쳐 FTA와 스크린쿠ㅓ터에 대해 얘기한 영화 잡지는 씨네21이 유일하다)
때문에 단순한 영화 소개나 인터뷰 연재가 아닌 "행사, 기획, 릴레이, 시상식"을 계속해서 진행한다.
대표적인 것인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한국의 유일한 예술영화 상영관인 시네마테크를 살리기 위한 "시네마테크와 친구들"이란 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 릴레이 형식으로 "아름다운 영화인 캠페인- 행복한 10000원 릴레이"를 해서 서로 배우, 감독, 스태프들을 추천하며 만원씩 적립해서 좋은 일에 쓰고 있다.
그리고 국내 아마츄어 공모전 중에서 가장 유명한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을 9년째 진행해 오고 있는데 "막동이"는 다름아닌 영화배우 "한석규"씨이다
(그가 출연했던 "초록물고기"라는 영화에서의 역할이 "막동이"였다)
미국의 "로버트 레드포드"가 독립영화제인 "선댄스 영화제"를 운영하듯이 "한석규"씨도 CINE21과 연계하여 아마츄어 시나리오 작가들의 등용문인 권위있는 공모전을 이끌어 오고 있다.
어쨌든 비싸긴 하지만(3000원이면 밥이 한끼!) 그래도 즐겨보는 잡지이다.
언젠가 지갑이 두둑한 날이 오면 얼굴 가득 웃음을 띠고 정기구독을 신청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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