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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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22일 작성된 글입니다).
(이 글에는 스포일러성 문구가 있습니다)
별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봤지만, 그만큼 작은 기대에 큰 보답을 해준 영화라 나름 만족했다.
이번 영화는 부모님과 함께 보았는데, 참 기분이 좋았다.
여태까지 대부분 혼자 영화를 보다가 서울로 올라온 후론 주말에 부모님과 함께 거실 TV로 영화를 보는데, 참 영화보면서 잔소리가 많으시지만...
이번 영화처럼 결론이 아리송한 스릴러 영화에서는 내가 전혀 생각치도 못했던 부분을 캣치해 내시고 나름 완벽한 추리를 하시는 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쨌든 이 영화는 흥행이 될만한 소재와 한국의 시기적절한 대선, 그리고 그를 이용한 막대한 홍보까지...
성공할 만한 많은 요소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국에서 그리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 이유를 꼽자면 한국 홍보의 실패 와 독특한 시간 구성에 대한 관객 적응 실패 라고 볼 수 있겠다.
한국 관객들은 아직도 Name value에 크게 티켓 구매가 좌우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인디애나 존스", "리셀웨폰", "다이하드" 등의 영화 브랜드 네임에서도 그렇지만, 관객들이 아주 바보도 아니고, 아주 전문가도 아닌 Sex, Sport, Screen 시대부터 길러온 나름의 영화관이 성립된 어설픈 전문가가 된 이후엔 특정 감독과 배우 이름에 몰리는 경향이 생기기 시작한 것 같다.
게다가 요즘엔 스텦의 이름까지 팔기 시작하여 "트랜스포머 제작진", "300 제작군단" 등의 갖다 붙이기식 선전 문구를 각종 매체에 흘리곤 한다.
그런 와중에 너무도 엉뚱한 "밴티지 포인트"의 홍보는 살짝 어이가 없었다.
홍보팀은 흥미 유발을 위한 신비주의 마케팅으로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대통령이 저격당했다"라는 포스터를 도배했고, 한국의 정치 상황과 맞물려 원치 않는 노이즈 마케팅까지 하게 되었으며, 나름 흥미를 끄는 데에는 성공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럴 필요 없이 가장 정석적인 홍보가 필요했으리라 본다.
예를 들어 이 영화의 출연진에는 "포레스트 휘태커", "윌리엄 허트"등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출신의 배우가 2명이나 있고, 비록 한물 가긴 했지만 올드 팬들의 뇌리에는 선명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데니스 퀘이드", "시고니 위버"등의 훌륭한 배우들이 출연하는데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것은 분명 실수이다.
물론 감독인 "피트 트래비스"가 거의 무명이나 다름없고, 출연 배우들도 흥행배우는 아니지만 이미 영화 개봉 전부터 여러 커뮤니티와 게시판에는 완벽한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었는데도 메이져 홍보 수단에는 적극 반영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만큼 이 영화가 재미있고 잘 만들어 졌기 때문에 아쉬운 것이다.
스페인 마요르 광장에서 미국 대통령이 저격되는 사건의 전후 20여분을 가지고 이 영화는 2시간의 러닝 타임을 채운다.
방송국 직원, 대통령 경호원, 저격범, 협조자, 관광객...등등 총 8명의 주요 등장인물의 시점에서 20분씩, 즉 160여분을 이렇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 포멧은 굉장히 새롭고 흥미로운 시도이지만, 그것이 100% 순기능만 했느냐고 하면...
딱히 그렇지는 못한 것 같기도 하다.
8명의 사건 관계자가 주관적인 시선으로 동인 사건에 대한 현실 체험을 보여 주는 것은 일반적인 3인칭 서사 형태의 영화 흐름에 비하면 사건의 전모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고, 등장 인물들의 입장과 생각, 행동을 모두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게 해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거의 똑같은 일을 8번 보는 것은 지루한 일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똑같은 영화나 책은 절대 두번 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단 말이다!
사실 영화 자체에 집중을 하고 본다면 일반적인 3인칭 동일 시점 서사 형태의 영화에서도 영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사건의 전모를 대부분 이해할 수 있다.
감독의 특별한 암시나 오마쥬, 복선등은 놓칠 수도 있지만 그것을 찾는 것도 또한 재미이고...못 찾더라도 영화를 이해하는 데 크게 지장이 없는 수준들 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독특한 8인 시점의 반복 서술 때문에 영화가 오히려 지루해 질 수 있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노출되었다.
감독이 너무도 친절하게 당사자, 가해자, 방관자의 입장을 구구절절이 보여주기 때문에 관객이 가질 수 있는 권리를 빼앗음과 동시에 납득을 강요하고, 더 나아가 지루함까지 안겨주는 것이다.
사실 이런 포멧이 처음 시도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긴박한 시간의 흐름을 따르는 영화들...
제목부터가 모든 것을 암시하는 "11시14분" 같은 영화에서도 동일 시간에 일어난 다양한 사건들을 여러 당사자들의 시각으로 재구성해 보여주었고, "스내치"나 "락스탁 앤 투스모킹배럴스", "범죄의 재구성"같은 영화에서도 전체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이런 포멧을 따르고 있지 않았던가.
하지만 "가이리치"나 "최동훈"감독은 무모한 시도와 편집을 적절히 조절하여 전혀 지루하지 않고 긴박감 넘치는 영화를 만들어 보여주었다.
이것이 "피트 트래비스"감독이 비교되는 점인데, 그는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8명의 인물에게 동일한 시간과 분량을 배분하여 사용하는데, 이것이 러닝타임의 낭비가 될 뿐더러, 관객에게는 지루함 을 안겨줄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었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그렇게 쫒기듯 시간 할애를 한 것이 원인인지는 몰라도 사건의 해결은 오히려 너무 서두른 감이 있고,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결말을 보여준다.
결국 주인공들이 직접 사건을 해결할 시간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어이없이 차사고로 대통령을 구하게 되는 결말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게다가 예전에 목숨을 구해준 경력이 있는 오랜 친구가 마지막을 장식하는 너무 순화되고 정형화된 미국 액션영화적 결말은 그나마 완성도 있는 구성과 배우들의 훌륭했던 열연을 잊어버리고 실소하게 만든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평을 계속 하면서도 나와 우리 부모님은 재미있게 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글에도 결론을 내리자면...
역시 HD 캠코더는 좋구나!!!
1080i 촬영이 가능하니 방송국이 필요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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