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26.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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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까고 보자, 일본 만화 원작 영화는 까야 제맛!!!
"츠츠미 유키히코" 라는 감독이 있다.
"트릭, 케이조쿠, IWGP" 등의 TV 드라마를 통해 인기를 얻었고, 동명의 영화들 또한 시리즈로 개봉을 하는 전형적인 일본 프로듀서 이다.
위의 드라마들을 재미있게 본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츠츠미 유키히코" 나 "쿠도칸(쿠도 칸쿠로)" 으로 대표되는 일본 드라마 형식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다.
이런 "츠츠미 유키히코" 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중에 하나인 BECK 을 영화화 한다고 했을 때, 나는 절망하고 말았다.
이전에 그는 "소년탐정 김전일, 20세기 소년" 등 만화 원작의 영화를 제작한 경험이 있었고, 물론 관객들의 혹평을 들었다.
이번 영화 "BECK" 의 경우 "헤롤드 사쿠이시" 원작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이미 1500만부가 넘는 엄청난 판매고를 자랑하는 초히트 만화였고,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서도 뛰어난 완성도로 주목을 받았었다.
일단 작화에 대해서 살펴 보자면,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의 작화는 매우 단순화 된 전형적인 만화식 작화를 보여주고 있다.
만화의 선이 매우 단조롭고, 음영 처리나 배경, 구도 등에 있어서 절대 진지하거나 멋부리지 않은 소박하고 단순화된 모습들이 보여진다.
왜냐 하면 원작 자체가 유명 스타나 아이돌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완전 평범한 고등학생이 기타를 배우고 인디 밴드로 활동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결코 화려할 필요가 없을 뿐더러, 단순화된 펜선이 낳는 효과가 더 두드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은 TV판 애니메이션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었는데, 위의 사진 하단에서 보이는 그림이 애니메이션판의 모습 들이다(만화판 모습은 "만화핥는 개미핥기" 에서 확인해 보세요~).
하지만 일단 영화에서는 스토리는 만화의 내용을 95% 그대로 따라가면서, 배우들은 꽃미남에 화려한 무대, 앞뒤 없이 전개되는 산만한 구성 등 만화,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주었던 담담한 맛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연출 부분에서 기승전결 없이 쓸데없이 만화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그리려 하다 보니까 지루해지는 악수 까지 두게 되었다고 여겨진다.
36권짜리 대작만화를 2시간으로 줄여 넣는데, 청소년의 성장, 남녀간의 사랑, 음악적 고민, 고난의 극복, 공연의 열기...
이런 부분을 모두 몰아 넣다 보니 집중력도 떨어지고, 난잡하기만 하지 만화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전혀 의미 없는 괴작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음악 영화 이면서 중요한 음악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만화에서 애니메이션을 거치면서, 그림으로만 보여지던 라이브의 느낌과 가사의 감정들이 실제로 확인되는 과정들이 행복감을 주어야 하는데...
실제로 "BECK, KEITH" 의 두장의 앨범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의 OST는 독자 제현들이 만화 원작을 보면서 상상해 왔던 부분과 상당부분 괴리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성도 면에서 그 판단을 뒤집어 버린 경우였다.
만화 원작의 팬들마저 매력에 빠져들게 해서 또하나의 완성품을 용인해 주었던 것이다.
(물론 고유키의 신비로운 보컬에 대해서도...)
하지만 영화 버전에 있어서는 돈을 쳐 발랐으니까 공연 현장감 부분에서는 그럴 듯 해 보였으나, evolution 이라는 노래 말고는 그럴듯하게 들리는 노래도 없고, 무엇보다 주인공인 고유키의 보컬을 아예 생략해 버리는 절대적 실수를 범하고야 말았다.
원작 만화에서 신비감을 보여주는 고유키의 보컬에 대한 기대와 신성함을 손상시키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그 의도가 너무도 얇팍하다.
그럴거면 왜 음악영화를 만드나?
보컬 빠진 노래를 몇분씩이나 화면으로 잡는 것은 2차원 매체의 한계에 있는 만화라는 장르에서는 연출의 묘미를 살린다고 볼 수 있지만, 모든것이 가능한 3차원의 매체를 가진 곳에서 그런 짓을 한다는 것은 돈 주고 화면을 보고 음악을 듣기 위해 "음악 영화" 를 돈주고 보러 온 관객들에게 심각한 모멸감을 주는 행위이다.
학창시절 일본 J-POP을 즐겨 들었던 내게 "Mr.Children, X-Japan, B'z" 등의 수백만, 수천만장의 음반을 판매한 수퍼 밴드들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던 "츠츠미 유키히코" 라는 이름에 비해서는 음악 영화를 기대한 이들에게 배신감을 주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어쨌든 "20세기 소년" 과 더불어 만화, 애니메이션 원작을 망친 또하나의 사례로 남을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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