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북 좌빨도 아니고, 노빠도 절대 아니다.
그냥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는 말에 공감이 되어 생각하고 행동했었다.
때문에 2000년대 초반을 돌아보면, 김선일씨 추모나 이라크 파병 반대 집회에도 나가고, 320 반전집회에서 깃대도 들다가 난데없이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 소추 되었을 때에는 탄핵 반대 집회에 나갔다.
좀 아이러니 하겠지만 노통이 하는 일에 계속 반대 하다가 노통이 탄핵 당하니까 가서 탄핵 시키지 말라고 외치다니...@.,@;;
탄핵 사태 이후에도 FTA 문제에 반대 시위를 했었고...
서거 직후 2009년 5월 23일 시청앞 노제에서 하루종일 앉아 있었다.
이후 이명박씨 때에는 광우병 시위부터 시작해서 광화문 산성, "나는 꼼수다" 여의도 집회 등에 나름 열심히 참여 했었다.
색깔 없는 중구 난방이지만 내 생각에 따라 찾아다니다 보니 나도 어느덧 정부 체제에 反하는 종북 좌빨 종자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작년 12월 대선 이후에 모든 희망이나 열정이 사라지고 원망만 남았었다.
한나라당 등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한국 국민들에 대한 실망과 원망 이었다.
이나라 개백성들에게 민주주의는 사치라는 말에 동의하게 되었었다...
지금도 열심히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나마 쪼금 걸쳐 놓았던 발마저 빼내고 돈이나 열심히 벌면서 처차식이나 건사하며 살고자 했었다.
나는 좆밥 이지만, 왜 7,80년대 투사였던 사람 중에 변절자나 동조자, 혹은 방관자들이 생겨났는가 지금은 조금 이해가 가기도 한다.
그러던 와중에 "변호인" 이라는 영화가 개봉했고, 한국 영화를 사랑하며 배우 "송강호" 행님을 사모하는 사람으로서 바로 극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어제, 경찰은 철도파업 간부들을 연행한다는 목적으로 민주노총 사무실에 쳐들어 갔고...결과는 의경이 커피 봉지 2개 훔쳐 나오며 빈손으로 철수하였다.
영장 없는 수색, 최루액과 물대포가 난무하는 시민 탄압...
그리고 국정원 대선 개입, 각종 민영화와 공약불이행...
이정도면 판이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었는데...아직 부족한가 보다.
메스컴이 조용할 것이야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시민들도 여전히 무관심 하다.
이한열 열사, 박종철 씨 같은 희생양이 생겨도 이럴 것인가...암담하다.
그런 면에서...
30년 전이지만 실화라는 점에서...
이런 사람들이 있었다는 아름다운 사실에서...
이 영화는 매우 아프고 감동적이다.
연출이고 연기고 생각하기 전에, 영화의 마지막을 보기도 전에, 이미 나와 관객들의 마음은 무장해제 되어 있었으리라...
이미 누가 누구고, 사건의 전개와 결말까지 알고있는 상황에서도 절절히 가슴을 울린다.
마지막에 시위대의 맨 앞, 도로 한복판에 앉아 최루탄에 맞서던 모습과 재판정에서의 99인의 양심있는 변호사들의 모습에서 가슴이 뻐근해 오는 감동을 느꼈다.
영화가 끝나도 영화관을 나가지 않고 조용히 침묵하며 자리에 앉아있던 많은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심하게 감정이 동요되고 한쪽으로 치우쳐진 상태라서 영화에 대한 감상평이라고는 할 수 없는 글이 되어버리고 말았지만, 그래도 강력하게 추천 합니다.
좌우, 색깔을 떠나서 지금 극장에 가서 이 영화를 보세요.
그리고 정치색 보다는 "상식"을 논합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마라...(주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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