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3. 16:51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2005년 1월 4일 작성된 글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영화를 보는 것은 여러모로 참 힘든 일이다.
우선 영화의 선택부터도 어렵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와 부모님이 신경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부모님이 연세가 많아지시면서 주로 한국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예전에 “조폭마누라”를 볼때에는 코메디 영화로 알고 봤다가 민망한 장면이 너무 자주 나와서 무척 난감했었다.
작년에 “태극기 휘날리며”는 엄마가 눈물까지 흘리면서 보셔서 무척 만족했다.
이번에도 부모님이랑 누나랑 영화를 보러 가는데 무엇을 볼까...1주일을 고민하다가 “역도산”을 예매했다.
한국영화인데다가 설경구 형님도 나오고...재미있을 것 같았다.
근데...역시...큰일이...
한국 영화인데 95%의 대사가 일본어인 것이다!!!
ㅡ.,ㅡ
어쨌든 영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화면에는 시종 스크린에 꽉 차는 설경구 형님의 후끈 달아오른 몸이 나온다.
요즘에 이 영화에 대한 평단의 평가가 별로 좋지 않은 것을 들었는데, 직접 보고 나니 “평론가”라는 쓰레기들의 말은 역시 영화 찌라시에 적힌 네티즌들의 말보다 영양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역도산”이란 캐릭터에 무엇을 기대하면서 보았는지는 매우 난감하다.
나같은 경우는 원래 역도산이 프로레슬러라는 정도만 알고 보았으나 다른 사람들은 좀더 드라마틱하고 좀더 현실적인 전기를 기대했었나 보다.
“영화 내내 역도산은 없고 설경구만 있었다...”라는 평론가의 말이 생각난다.
당연한거 아닌가?
설경구가 연기한 거니까 설경구만 나오지...
이 평론가가 의도한 것은 설경구라는 배우의 카리스마가 영화의 주제나 흐름을 먹어버렸다는 것이었겠지만 내 생각에는 영화 자체의 플롯 이라던가 각본의 문제라고 본다.
“역도산”의 생애를 전체적으로 그리려고...
한국인이란 사실에 신경도 쓰지 않았던 세계인을 그리고자 했던...
냉정하고 비열하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런....역도산
이런 장치들로 인해 각본이 난잡해지고 “역도산”이 어떤 사람인지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것이 설경구 형님이 지나치게 연기를 잘했다거나 아님 아예 “역도산”이란 캐릭터를 잘못 표현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쨌든 영화는 매우 볼만 하다.
배우들은 진짜 연기 잘하고, 나무랄 점은 별로 없다.
“송해성” 감독은 “파이란”에서처럼 정적인 화면으로 인간 내면의 변화를 표현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사건”과 “대사”로 이해되는 한 인간에 대한 영화로서 “역도산”을 만든 것 같다.
송감독은 원래의 야비하고 무식한 “리키도잔”이 아니라 지기 싫어하고 타협하지 않으며 무모하리만치 하나에만 모든 것을 거는 사나이의 모습을 “역도산”에서 그리고자 했던 것 같다.
굳이 수십가지 자료가 있는 “역도산“전기가 아니라 스스로 각본을 쓴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다.
어쨌든 엄마, 아빠도 재밌어 하셨고 나도 무척 재미있게 보았다.
보고 나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이제 보러 가시는 분들은 남들 얘기 상관 말고 그냥 영화관에 앉아서 자신의 눈과 머리와 가슴을 믿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란 충고를 하고 싶다^^.
1963년 12월 8일 자정 일본 동경의 거리.
거센 빗길을 다급하게 달리는 차 안에는
일본 최고의 프로레슬러 역도산이 거친 숨을 내쉬고 있다.
시뻘건 피로 점점 물들어가는 하얀 와이셔츠, 배를 움켜쥔 역도산의 손위로
피가 새어 나온다.
10분전,
클럽에서 술을 마시던 역도산은 누군가의 칼을 맞았다.
세상을 다 가졌지만, 웃지 못했던 사나이 역도산
1950년 9월. 역도산은 순수 일본인이 아니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없는 현실에 스모를 포기한다. 술과 싸움으로 나날을 보내던 역도산은 운명처럼 '레슬링'을 만나 미련 없이 태평양을 건넌다. 2년 후 프로레슬러가 되어 돌아온 역도산은 역사적인 첫 경기가 열리던 날, 가라데 촙으로 미국 레슬러를 때려 눕히며 패전으로 상실감에 빠져 있던 일본인의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다. 그러나 세상을 다 가졌다고 생각한 순간, 역도산의 삶은 점차 어긋나기 시작하는데…
COPY WRITES "CAPTAIN Jin-Yong man" Since 1980.
ⓒAll Rights Reserved by CAPTAINCORP21 Co.ltd
'영화속의 쥐며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형]- 뭔가 맘에 안들어 (0) | 2009.02.03 |
---|---|
2004년 한국영화 최고의 명대사는? (0) | 2009.02.03 |
[흉기의 사쿠라] VS [American History X]- 폭력은 이데올로기가 될 수 없다 (2) | 2009.02.03 |
[Innocence]- 공각기동대 이후 15년 (0) | 2009.02.03 |
[연인]- 장예모보다는 류덕화 형님때문에 봤다 (0) | 2009.02.03 |